서울시립미술관(관장 최은주)과 주상하이 한국문화원(원장 강용민)은 2025년 6월 27일(금)부터 9월 13일(토)까지 주상하이 한국문화원에서 문화체육관광부와 KOFICE의 2025년 투어링 케이-아츠 사업의 후원 으로《키치 앤 팝: 한국적 팝아트의 현재》전을 개최한다.
서울시립미술관 소장품과 동시대 한국적 팝아트 경향의 작업을 보여주는 젊은 작가들의 신작이 포함된 이번 전시는 주상하이 한국문화원에서 2025년 6월 27일(금)부터 9월 13일(토)까지, 주홍콩 한국문화원에서 2025년 10월 2일(목)부터 11월 22일(토)까지 진행된다.
《키치 앤 팝: 한국적 팝아트의 현재》는 K-팝 및 K-컬처의 전 세계적인 확산 속에서 한국 현대미술사의 주요한 흐름 중 하나이지만 상대적으로 저평가 받아왔던 한국적 팝아트(Korean Pop Art)를 동시대 미술의 맥락 속에서 재조명한다.
K-팝을 필두로 음악․패션․영화․식문화 그리고 최근 뮤지컬까지 글로벌하게 확장되는 K-컬처의 파급 속도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한국적 팝아트를 심층적으로 다룸으로써 시각예술에 기반한 문화적 확산을 시도하고자 한다.
2010년 이후 포스트 인터넷 시대의 한국의 젊은 작가들인 돈선필, 추미림, 노상호, 심래정, 류성실, 우정수의 작업과 2000년대 초중반 한국적 팝아트 맥락의 홍경택, 박미나, 김신혜의 작업을 소개한다.
이번 전시는 포스트 인터넷 시대 이후 동시대의 시각문화 환경 속에서 ‘한국적 팝아트’라는 개념의 본질적 속성에 대해 질문을 던지고, 키워드 ‘개별화된 팝’과 ‘쿨-키치’를 중점으로 그 형성과 변주 과정을 함께 탐색해 보도록 제안한다.
첫 번째 키워드인 ‘개별화된 팝’은 2000년대 한국적 팝아트가 대량소비 사회와 글로벌리즘, 그리고 포스트모더니즘의 영향 아래 형성된 맥락을 설명하며, 이를 통해 2010년대와는 상이한 매체적·시대적 감각을 제시한다.
ㅇ 두 번째 키워드인 ‘쿨-키치’는 2010년대 이후 인터넷, 모바일, SNS, A.I등 기술의 발달과 변화된 미디어 환경 속에서 1980년대 이후에 출생한 젊은 작가들이 한국적 팝아트를 어떻게 재해석하고, 독창적인 감각을 보여주는 지에 대해 탐구한다.
한편,《키치 앤 팝》기획의 출발점은 1970년대부터 현재에 이르는 50여 년을 한국 팝아트의 원류와 그 변모 과정 3부작으로 나누어 한국적 팝아트를 입체적으로 조망하는 것으로, 이번《키치 앤 팝: 한국적 팝아트의 현재》는 그를 위한 사전 연구와 같은 전시에 해당한다.
제1부(1970~1980년대)에서는 70년대 해외 미술 동향의 수용 및 80년대 민중미 술에서 탐색한 시각적 아방가르드의 원류에서, 제2부(1990~2000년대)에서는대중소비문화와 도시적 감수성, 그리고 일상성의 폭발적 성장이 가져온 사회적 변화 속에서, 그리고 제3부(2010년대 이후)에서는 포스트 인터넷 매체환경이라는 현재적 조건 속에서 반응하는 1980년대 이후 출생한 젊은 작가들의 작품 속에서 한국적 팝아트의 의미와 그 흐름을 조명해나갈 예정이다. 총 3부를 통해 정치적·사회적·기술적 변화와의 긴밀한 관계 속에서 한국적 팝아트를 향후 재정립해나가고자 한다.
최은주 서울시립미술관장은 “변화하는 시대와 매체 속에서 교감하는 한국적 팝아트의 역동성을 상하이와 홍콩으로 이어지는 순회전을 통해 제안하는 이번 전시를 통해 한국적 팝아트가 한국과 아시아를 넘어 글로벌 미술 흐름 속에서 올바른 자리매김을 할 수 있는 시작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참여 작가 및 주요 작품
- 손동현, 〈왕의 초상〉
손동현, 〈왕의 초상 (40 One More Chance)〉, 2008, 지본수묵채색, 194 × 130 cm
〈왕의 초상〉 연작은 대중문화의 아이콘인 마이클 잭슨을 전통 한국화의 초상의 형식인 어진(御眞) 기법을 이용하여 제작한 총 40점으로 이루어진 작업이다. 손동현은 대중 스타의 정체성이 끊임없이 재구성되고 소비되는 방식, 그리고 그 재현의 장치로서 한국화, 그리고 한국화가 추구하는 이념 사이의 긴장을 실험한다.
- 박미나, 〈딩벳 회화〉
박미나, 딩벳회화, 2008, 캔버스에 아크릴릭, 100 × 100 cm, 작가 소장. 사진_ 김상태
〈딩벳 회화〉 연작은 컴퓨터의 특수기호 폰트인 ‘딩벳(Dingbat)’을 회화에 적용하여 언어와 이미지 간와의 관계를 실험하는 작업이다. 딩벳 폰트는 키보드 자판 입력을 통해 텍스트 대신 다양한 기호나 이미지가 출력되는 시스템으로, 작가는 이 기호들을 화면 위에 재배열하고 색을 입혀 회화로 전환시킨다. 기존 언어 체계와 시각 이미지의 틀을 전환하면서, 회화라는 매체가 언어적 구조와 시각적 기호의 교차점에서 어떤 방식으로 작동할 수 있는지를 탐색한다
- 김신혜, 〈산수〉
김신혜, 산수, 2012, 장지에 채색, 60.5 × 72 cm
〈산수〉(2012)는 생수병의 표면에 인쇄된 자연 이미지에서 출발한 작품으로, 도시인의 일상 속에서 라벨을 통해 소비되는 자연의 이미지를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김신혜는 서울이라는 대도시에서 나고 자란 세대로서 자연을 직접 경험하기 보다는 대중매체에서 이미지나 상업 포장재를 통해 인식해왔다고 말하면서 자신의 도시적 경험과인식방식을 작업의 출발점으로 삼는다. 자연의 냄새나 온기 없이 시각적 기호만 남은 이 이미지들은 현대인의 감각을 대신하고, 라벨로서 자연을 경험하게 되는 소비 현실을 담담하게 그려내고 있다.
- 심래정, 〈층간소음〉
심래정, 층간소음, 2012, 2채널 비디오, 흑백&컬러, 무음, 1분57초_ 1분57초, ed.2_5, 서울시립미술관 소장
〈층간소음〉(2012)은 작가가 실제로 경험했던 층간 소음에 얽힌 고통스러웠던 개인적 경험을 바탕으로 한 드로잉 애니메이션이다. 심래정 특유의 시니컬한 시선과 본능적 드로잉 방식을 잘 보여주는 작품으로 층간소음 문제로 촉발된 인물 간의 갈등이 흑백 드로잉 애니메이션으로 전개된다. 대도시 고층아파트에 살아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층간 소음이라는 소재를 통해 인간 본성에 내재한 폭력성과욕망을 과장된 형상과 빠른 전개로 위트있게 풀어내고 있다.
- 우정수,〈유령은 망각속에서 피어난다_7〉
우정수, 유령은 망각속에서 피어난다_7, 2025, 캔버스에 아크릴릭, 160 × 120 cm, 서울시립미술관 신작 커미션
〈유령은 망각속에서 피어난다_7〉(2025)는 자신의 드로잉 작업인 〈책의 무덤〉(2009)을 회화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책의 무덤〉(2009)에서 다뤘던 지식의 바다에서 허우적대고 갈등하는 인간의 욕망과 파국의 알레고리를 본격적으로 다루기 위해 〈유령은 망각 속에서 피어난다〉(2025)에서는 난파된 배의 잔해 위에 꽃의 이미지를 더함으로써 붕괴되어 가는 세계의 잔재 속에서도 다시 시작되는 생명을 이야기한다. 루이스 보르헤스의 『원형의 폐허들』이 묘사한, 꿈과 현실, 창조와 소멸이 맞물리는 순환적 세계관을 회화적으로 풀어내고 있다.
- 노상호, 〈더 그레이트 챕북 3〉
노상호, 더 그레이트 챕북 3, 2024,캔버스에 유채, 116.8 × 91cm, 작가 소장
노상호는 매일 이미지를 수집하고, 드로잉으로 옮겨 재조합하고, 온라인에 업로드한다. 〈더 그레이트 챕북〉 시리즈는 작가가 매일 수집한 온라인 이미지를 먹지 드로잉을 통해 캔버스에 옮기고, 다시 포토샵 화면 위에서 재조합하는 작업이다. 때로는 게임 속 3D 스크린 캡처나 AI 프로그램이 생성한 이미지를 회화의 일부로 삽입하기도
한다. ‘챕북(chapbook)’은 영국에서 유통되던 저렴한 대중 출판물을 뜻하는데, 작가는 이를 빠르게 소비되는 이미지의 특성과 자신의 작업을 연결하는 개념으로 사용한다.
- 류성실, 〈BJ 체리장 2018.9〉
류성실, BJ 체리장 2018.09, 2018,단채널 비디오, 컬러, 사운드(스테레오),11분, 작가 소장
〈BJ 체리장 2018.9〉는 가상의 인물인 체리장의 일대기를 다룬 영상 및 퍼포먼스로 구성된 체리장 시리즈(2018-2021)의 두 번째 작품이다. 유튜브와 같은 새로운 지배적 매체의 시각적 방식을 활용하면서 그 속에서 벌어지는 철저히 물신화되고 상업화된 이 사회 시스템의 속성을 비틀어 보여주는 작품이다. 체리 장은 가상의 인물로 인터넷 환경에서 광범위하게 유통되는 가짜 뉴스와 디지털 시대의 욕망 구조를 풍자한다. 이 영상 속 체리 장은 ‘일등 시민권’이라는 허구의 제도로 시청자들을 유혹하며, 화려한 연출과 화술로 자신의 ‘성공신화’를 따를 것을 권유한다. 체리장은 허구의 인물임에도 그 말투와 전략은 너무나 익숙하다. 홈쇼핑 호스트와 유튜브 BJ, 숏폼 등에서 생성되는 컨텐츠의 생산 방식에 대한 패러디와 그 시스템 속에 내재한 포스트 진실(post-truth)에 대한 질문을 통해 작가는 실제와 허구, 예술과 비예술에 대한 경계를 허물어낸다.
전시 연계 프로그램으로는 참여 작가 추미림의 신작과 연결되는 교육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프로그램은 상하이 도시를 배경으로, 스티커와스탬프를 활용해 참여자들이 자신의 거주지역이나 일상적 환경을 새롭게 인식하고, 자신만의 풍경을 만드는 시간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전시에 대한 정보는 서울시립미술관 홈페이지(sema.seoul.go.kr)와 주상하이 한국문화원 홈페이지(s.kocenter.cn)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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