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로 생의 철학 질문하기] ⑩ 여유에 관하여

by 데일리아트

안톤 마우베 (Anton Mauve),


[미술로 생의 철학 질문하기] 시리즈는 당대를 비롯하여 현재까지 미술계에 영향을 끼치며 회자되는 예술가를 소개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각 편마다 예술가의 삶과 작품을 통해 철학적 주제인 고통, 행복, 불완전성 등 삶의 본질에 가까운 개념을 질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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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ton Mauve [ The Tow-path: No. 2 ] 1838-1888


안톤 마우베


그는 풍경화를 자주 그리는 화가였다.


또한, 네덜란드 잔담에서 태어나 색채의 조화와 자연의 풍요로움을 잘 아는 인물이었다. 그의 대표작에는 늘 양과 말 같은 동물이 그려져 있다. 그는 이렇듯 실내보다는 야외를 그리는 것을 선호하였으며, 야외보다는 한 폭의 풍경을 캔버스에 담아내는 일을 즐겼다.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활동하는 '헤이그 파'의 주요 화가이며, 이전에 다뤘던 '빈센트 반 고흐'에게 영향을 준 화가이기도 하다.


반 고흐는 자연을 사랑했다. 고질적인 우울 탓에 태양을 두려워 하면서도 태양을 바라보며 삶의 정열을 느끼곤 했다. 그의 이런 면모에는 '안톤 마우베'의 영향이 있을 법 싶다. 자신의 곁에 펼쳐지는 풍경들을 '그저 지나가는 한때'에 한정하지 않고, '한 순간'을 담아내는 여정을 떠나게 된 계기에 있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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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ton Mauve [ The Return of the Flock, Laren ] 1887


양들의 행렬


그는 이 방면에서 재능을 가진 인물이었다. 본디 사실주의 작품이란 관찰력과 포착력이 요구된다. 현재의 풍경과 감상을 오롯이 캔버스에 옮겨 담으면서도, 이후 생동감을 전달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순간'을 담아내는 작품들에는 어찌해도 피할 수 없는 모순이 존재한다. 우리가 그림을 감상하는 때, 당연하게도 이미 작품속의 '순간'을 지나쳐 버렸다는 것이다. 사실주의 작품들은 해석의 어려움이 없다. 그저, 작품에 드러나는 섬세함과 누군가 (그건 사람이 되기도, 동물이 되기도, 사물이 되기도 한다.) 의 순간을 음미하게 된다.


그의 대표작 중 하나인 <양떼의 귀환>을 살펴보자.


뒤돌아 행진하는 양들, 그 무리 사이 간간이 보이는 어린 양, 언뜻 보기에 황폐하게 펼쳐진 풀밭과 양지기 하나.


그의 작품에는 여유가 녹아있다. 주로 풍요롭고 아름다운 자연 환경보다는 척박하고 건조한 환경을 그리지만, 우울하거나 메마른 감상을 받긴 어렵다. 그저 정적이고 고요하다. 흘러간 시간 위에서 대체 그의 작품, 무엇에 위로를 받게 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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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ton Mauve [ the scenery of Buk-gu ] -


자유를 쟁취하라


정적인 작품들을 보고 있자면, 결국 자유는 쟁취해내는 것이 아닐까 싶어진다.


상황과 사건을 중시하는 외면의 자유와는 달리, 내면의 자유란 끊임없는 투쟁 속에 발견해낼 수 있는 것이다. 그 캔버스에 담긴 광활한 풍경에서, 그가 포착한 어떤 순간을 이어 보게 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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