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두봉,Memory_Blue Mountain,260.6×193.9cm,장지에 수간채색,2024
겹겹이 쌓인 산에서 불어오는 바람에 아련한 그리움과 함께 코끝에 청량함이 스치고 지나간다. 여름 한가운데에서 블루를 좋아하는 박두봉 작가의 산을 주제로 한 색면추상회화 ‘블루마운틴’ 시리즈와 전통회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을 인사동 인사아트센터 부산미술협회 갤러리에서 만날 수 있다.
‘블루마운틴’ 시리즈는 뜨거운 여름에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전시장안에 들어서면 청량감 있는 블루와 화이트가 주조를 이루는 작품에서 요즘 같은 극한 더위에 우선 시원함을 느끼게 한다. 삼합 한지위에 수간채색을 사용하여 그려진 산들은 중량감을 가지며 화면 속 깊이와 공간을 만들어 낸다. 한지와 분채가 만나서 자연스럽게 스며들고 뿜어내며 뭉글뭉글 피어난 표면은 자연스런 질감을 형성하며 산의 이야기들을 완성해 간다. 영덕이 고향인 작가는 자라며 매일 바라본 산, 어머니를 생각하면 떠오르는 하늘의 달과 별이 그림의 주제가 되었다. 그가 바라본 산을 대체 불가능한 자신만의 이미지로 표현해 낸다. 기존의 산들을 바라보되 차이로 가득한 세계에서 불변하는, 단단한, 기대고 싶은 산의 이미지를 추상해낸다. 실상을 보고 인식하는 세계가 아니라 느낌의 세계가 펼쳐진다, 그 지점에서 다양한 관점들이 한지처럼 흡수하고 품어낸다.
박두봉, Memory _Blue Mountain,162.3×130.3cm,장지에 수간채색, 2024
동양화를 전공한 작가는 처음엔 화조도, 십장생도, 산수화 등을 주로 그렸다. 작가가 좋아하는 블루를 주조로 전통회화를 새롭게 구성하여 현대적으로 해석하였다. 그러다 어릴 적 잠재된 아름다운 기억들을 그림에 표현하기 시작하면서 작업은 더욱 단순해지고 구상적인 요소들이 점점 제거되며 ‘블루마운틴’ 시리즈가 탄생하게 된 것이다. 40대에 건강을 잃고 매일 산을 오가며 내려다본 산 물결이 좋아진 것도 산 그림을 그리게 된 또 하나의 계기다.
‘기억(Memory): 희망의 메시지 블루’ 박두봉작가 초대전 전시 사진
박두봉,Memory_ Blue Mountain,60.6×72.7cm,장지에 수간채색,2025
박두봉 작가는 산을 통하여 치유 받은 자신의 경험을 관람자와 공유하고 싶어 한다. 자연스런 맛을 살리기 위해 합판위에 삼합 한지를 붙이고 목탄이나 먹으로 스케치한 후 채색작업을 진행한다. 동양화를 전공하고 대학원에서 서양화를 공부한 작가는 전통적 동양화 재료를 활용하여 색면추상회화 작품을 선보이고 있는 것이다. 분채를 사용하여 드러나는 자연스런 맛은 중량감과 함께 오묘하고 다채롭다. 분채와 석채의 완벽한 혼합을 위해 들어가는 수공이 만만치 않은데도 포기할 수 없는 이유인 듯하다. 자신의 작품이 오래도록 건강하게 빛을 발하기를 바라는 마음도 작품 제작과정에 녹아있다.
행복한 기억을 통해 희망을 이야기하는 ‘기억(Memory):희망의 메시지 블루’ 전시회는 뜨거운 여름 한가운데를 통과하는 8월4일까지 <갤러리 BODA> 주최로 인사아트센터(4층) 부산미술협회 갤러리에서 즐길 수 있다.
‘기억(Memory): 희망의 메시지 블루’ 박두봉작가 초대전 전시 사진
전시장의 자신의 작품 앞에 선 박두봉 작가
박두봉 작가는 서울, 대구, 구미, 프랑스 파리 등에서 21회의 개인전을 개최하였으며, 여러 단체전에 참여하였다. 대한민국미술대전, 대구미술대전 등에서 심사위원 및 운영위원, 대구미술민화대전 심사위원장을 역임하였으며, 국회의사당, NST 국가과학기술연구회 등에 작품이 소장 되어 있다.
박두봉 작가의 ‘블루마운틴’ 시리즈로 즐기는 기억 속 내적 아름다움 < 전시 < 전시 < 기사본문 - 데일리아트 Daily Ar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