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포스터 /출처: 국립중앙박물관
국립중앙박물관(관장 유홍준)은 광복 80주년을 기념해 특별전 《두 발로 세계를 제패하다》를 7월 25일(금)부터 12월 28일(일)까지 상설전시관 기증 1실에서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마라토너 손기정(1912-2002) 선수가 남긴 ‘두 발’의 여정을 조명하며, 우리 민족의 긍지와 자존을 세계에 알린 그의 발자취를 전시품과 영상으로 되살린다. 전시명은 백범 김구가 서윤복의 보스턴 마라톤 우승을 축하하며 써준 휘호 '족패천하(足覇天下)'에서 따온 것이다.
청동투구, 금메달, 월계관의 역사적 조우
전시의 중심은 손기정 선생이 기증한 <청동투구(보물)>다. 이 투구는 1936년 베를린 올림픽에서 손 선수가 금메달과 함께 받은 특별 부상품으로, 그는 이를 '나만의 것이 아닌 민족의 것'이라며 1994년 박물관에 기증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손기정기념관 소장의 <금메달>, <월계관>, <우승상장>이 함께 전시되며, 이는 2011년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이후 14년 만의 일이자 국립중앙박물관에서의 첫 동시 전시다.
고대 그리스 청동투구 /출처: 국립중앙박물관
베를린올림픽 마라톤 금메달 /출처: 국립중앙박물관
베를린올림픽 마라톤 월계관 /출처: 국립중앙박물관
“1936년 8월 15일, Korean 손긔졍” – 정체성을 향한 사인
‘일장기 말소 사건’으로도 상징되는 손기정 선수의 정체성 투쟁은 엽서 한 장에도 담겨 있다. 전시에서는 1936년 8월 15일, 손 선수가 한글로 '손긔졍Korean'이라 서명한 엽서를 처음으로 공개한다. 이는 자신이 일본인이 아닌 한국인임을 알리고자 했던 그의 확고한 의지를 보여주는 귀중한 사료다.
1936년 8월 15일 손기정 서명엽서 /출처: 국립중앙박물관
AI로 복원된 손기정의 순간들
1936년, 일장기를 달고 달려야 했던 손기정의 젊은 날부터 ‘KOREA’ 이름으로 세계를 제패한 제자들의 기록, 그리고 1988년 서울올림픽 성화봉송 주자로 나선 그의 모습까지. 전시에서는 AI 기술을 활용한 영상으로 관람객이 손기정의 인생을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세계화보 올림픽 기념호 /출처: 국립중앙박물관
국립중앙박물관 측은 “손기정 선수가 보여준 신념과 희망의 기록을 통해, 관람객 모두가 다시금 그 뜨거운 정신을 느껴보길 바란다”고 밝혔다.
'광복 80주년 특별전' 《두 발로 세계를 제패하다》 – 손기정의 여정,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다시 걷다 < 전시 < 전시 < 기사본문 - 데일리아트 Daily Ar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