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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데일리아트 Jul 25. 2024

산수화를 재창조하는 작가 - 홍자영 (2)

[청년 작가 열전 ⑧]

산수화를 재창조하는 작가 - 홍자영 (2)


- 작품 활동을 하면서 가장 보람된 일은 언제였나? 그리고 가장 힘든 시기는? 또한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빛나는 시기가 있었는가?


청바지! 청춘은 바로 지금.  요즘 주변에 고민을 함께 나누고 오랜시간 애정을 가지고 지켜볼 수 있는 동료와 친구들이 있는 환경에 감사함을 많이 느끼고 있어요. 작업을 계속 하게 되는 원동력은 실패하다가 '이게되네.?"라고 생각되는 순간이 있잖아요? 그때입니다. 머릿속으로 막연하게 '이게 될까.?'' 의심 반, 호기심 반 시도해 본 것들이 실제로 구현될 때 짜릿해요.

포석정(2017)

- 자신의 작품중 가장 애착이 가는 작품은 무엇인가?


포석정(2017). 7년전 작업이지만 늘 현재 진행중이라고 생각하는 작업이에요.


대학에 처음 들어갔을 때 술자리에서 하는 술게임이 재미가 없어서 재밌는 술자리를 만들 수 없을까 하며 신라시대 귀족들의 음주 문화인 유상곡수연을 구현하고 싶었습니다. 학교 중앙정원에 물길을 만들고 친구들을 초대해서 물길에 둘러앉아 포석정에 얽힌 이야기속에 나온 어무산신무를 상상하며 춤을추고 시를 읊으며 떠다니는 술잔 속 술을 마시는 퍼포먼스를 했어요. 선조들이 즐겼다고 하는 풍류와 고증된 즐거움을 현실로 가져와 모방하고 재해석해보며 전설에만 남아있다고 느껴지는 '유희'를 찾아나서는 작업이었습니다. 이때 물을 재료로 처음 써봤는데 다루기가 너무 힘들었어요. 생각보다 무겁고, 잘 새고, 균형맞추기도 어렵고... 당시에는 만드는 기술이 없어서 굉장히 엉성한 만듬새였지만 그때부터 물을 재료로 쓰는게 너무 재밌어서 여전히 매번 물과 사투를 하며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모든 작가들이 스스로를 너무 힘들게 하는데도 불구하고 쓸 수 밖에 없는 재료들이 하나씩 있다고 하잖아요. 저에게는 그게 물인 것 같아요.  올해 첫 개인전을 준비하면서 무슨 이야기를 해야하나 막막했는데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니 결국 포석정에 닿았고 거기서부터 다시 시작하고 있어요. 지금 돌이켜보니 그 안에 정원, 놀이와 같은 제가 다루고 싶은 모든 키워드가 담겨 있었어요.


- 앞으로의 작품활동 계획은? 계속 이와 같은 작업을 할 것인가? 


올해는 하반기에 전시가 많이 예정되어있습니다. 8월 8일부터 8월26일 챔버1965에서 박선호 작가와 2인전, 9월 10일부터 10월 25일까지 신한갤러리에서 박주원 기획자와 정원, 안민환 작가와 3인전, 10월에 포네티브스페이스에서 개인전, 12월에는 김홍도미술관에서 생생화화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 작품을 하지 않을 때 주로 무엇을 하는지?


요즘 시멘트와 도자로 작업을 하는데 작업하다가 쉬어가는 타임으로 화분이나 그릇을 만들어 직접 사용하는거에 재미를 느끼고 있다. 작업실 테리스에서 시멘트로 만든 화분에 고수, 파슬리 등을 키워 도자 그릇에 요리해먹으면 재미있고 기분이  좋아요.


< 작품 질문>

두 개의 눈구명X3, 2018-2020, 혼합재료, 가변설치두 개의 눈구멍

1)peepject_ 개의 눈구멍X3, 2018-2020, 혼합재료가변설치


구멍을 통해 내부를 들여다 보기 위해 허리를 숙이거나, 다리를 굽혀야하는 오브제를 만들었습니다. 특정한 동작을 유발하는 오브제를 통해 전시장은 일종의 무대가 되고 관객은 보는 주체가 됨과 동시에 동작을 수행하는 퍼포머가 됩니다.


바라봄의 행위를 두고 변화하는 주체와 대상의 관계를 다루고 싶었습니다. 관객이 경험하는 제한적인 시야는 작은 사물의 세계에 몰입하게 하여 새로운 신체적 감각을 불러 일으킵니다.

호, The Lake, 2022, 물, 왁스, 모래, 12 × 100 × 100 ㎝ 기암괴석The Arch, 2022, 낙엽송 합판, 미송 목봉 , 100 × 90 × 32 ㎝''   작품속 홍자영작가


2) -기암괴석 The Arch, 2022, 낙엽송 합판, 미송 목봉 , 100 × 90 × 32 ㎝


픽쳐레스크(그림같은 풍경)는 18-19세기 영국 조경에서 유행했던 개념입니다. 정원내에 위치한 개인의 시선에서 자연이 어떻게 보이는가를 중요시했습니다. 픽쳐레스크를 기반으로 만든 정원처럼 보는이의 위치가 정원을 이루는 구성 요소간의 관계를 만들어 내도록 한 작업입니다. <기암괴석>(2022)의 틈 사이로 <호>(2022), <석굴>(2022)이 한 시야에 들어오도록 연출하여 세 개의 오브제가 1인칭 시점으로 부터 발생하는 다양한 관계변화를 경험할 수 있게 했습니다. 세 점의 작품은 독립된 조각임과 동시에 각각 근경, 중경, 원경의 역할을 하며 하나의'그림같은 풍경'을 만들어 냅니다.

The Gate of Wind and Water, 2023, 타일, 왁스, 아크릴, 40×40 (12), 200×160cm

3) The Gate of Wind and Water, 2023


동서양에서 모두 볼 수 있는 도자 양식인 청화백자를 참조하여 풍경을 이루는 여러 산과 구름, 물의 형상을 확대하고 축소하여 타일 위에 왁스로 그렸습니다.


유럽의 저택에서는 청화 타일로 문과 벽을 장식하기도 합니다. 이를 참고하하여 12점의 그림을 문의 형태로 설치하여 산수조각<山水彫刻(2023)>의 배경의 역할을 하도록 했습니다.


왁스는 녹이면 회화적인 재료가 되고 굳으면 조각적인 재료가 됩니다. 타일 위에 바른 왁스는 깎아지고, 겹쳐지고 지워지면서 여러 우연의 효과를 내며 그림과 부조의 중간지점을 만들어 냅니다.

8개의 산과 6리터의 물

4) <'12개의 산 9개의 돌 6리터의 물(2020)' 중 8개의 산과 6리터의 물>과 <A Piece of Ceiling(2022)>,

,

2020년 <0.5≤x≤A (0.5와 A를 포함하는 모든 가능성 x(을지로 of)>에서 전시했던 작업 '12개의 산 9개의 돌 6리터의 물' 중 일부를 다른 방식으로 보여주는 시도를 했습니다. 복원 전 석굴암의 조명방식을 참조하여 바닥에 있는 물에 반사된 빛이 천장에 붙어있는 조각을 비추도록 했습니다. 신라시대에는 석굴암 내부에 등이 따로 없었고 일정한 시간에 햇빛이 굴 입구에 닿으면 매끄러운 바닥에 반사된 빛이 은은하게 광배를 비췄다고 합니다. 이런 조명방식이 흥미로워 작품에 적용해 보고 싶어 시도한 작업입니다.


앞으로 홍자영작가의 활동이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과 새로운 예술적 시각을 제공해 주기를 바란다추천할 작가에 대해 소개 부탁드리고 데일리아트에 대해 바라는 점이 있으면 부탁드린다


다음 추천 작가는 이정빈 작가입니다. 최근에 울산에서 전시를 했는데 수도권에서만 지낸 젊은 작가들이 서울을 벗어났을 때 작업이 어떻게 확장되고 좋아지는지 보여준 예시라 근래 보았던 전시중에 가장 인상깊었습니다.


데일리아트에서 진행하고 계시는 청년작가열전의 릴레이 추천방식이 흥미롭습니다. 서로 주변 작가를 추천하다보면 비슷한 지역에서 같이 활동하는 작가들이 서로 어떻게 영향받고 있는지 보일 것 같아 오래 지속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감사합니다.



홍자영(b.1995)


학력 2019 미술원 조형예술과 졸업, 한국예술종합학교, 서울


주요 전시


2023, 조각모음, 문래예술공장, 서울


2022, Peer to Peer, 온수공간, 서울


2022, 무위로 살아가는 방법, 서교예술실험센터, 서울


2022, The…Saver, 시청각, 서울


2022, 사진의 조각, 언주라운드, 서울


2022, 각(KAK), 하이트 컬렉션, 서울


2021, 시리얼즈(Serials),레인보우큐브갤러리, 서울


2021, peer to peer,토포하우스, 서울


2021, 3walls, gallery 175, 서울


2021, 다시 만날 때 까지 part.2,쇼앤텔, 서울


2020, 성남 공공미술 프로젝트 : [팝업아트 성남] /성남문화예술교육센터


2020, 0.5≤x≤A (0.5와 A를 포함하는 모든 가능성 x) /을지로 오브of/ 서울


레지던시


2023, 의정부미술도서관 오픈스튜디오 7기


https://www.d-art.co.kr/news/articleView.html?idxno=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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