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슬우 감독2

[발굴! 독립영화 감독 ③ ]

by 데일리아트
"창의력 있는 젊은 감독들을 많이 밀어주세요"
〈 무비스파크 〉9월12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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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쩌면 우린 헤어졌는지 모른다’ 촬영할 때 현장의 이야기가 궁금하다. 어려움은 없었는지, 특별한 에피소드를 부탁한다

많은 저예산 단편 영화 작업을 꾸준히 해왔기에 특별히 어려운 것은 없었습니다. 다만 단편 찍을 때보다 스태프와 배우들이 많아 필연적으로 신경 쓸 상황들이 많아지더군요.

크랭크 인 첫날, 일기예보 예상치 보다 훨씬 많은 비가 내렸습니다. 주인공인 아영이가 교수님을 만나는 씬 이었죠, 애초 계획한 장소도 100퍼센트 마음에 들지 않았는데, 엎친데 덮친 격으로 비가 오니 난감했습니다. 결단을 내려 현장에서 발 빠르게 촬영 장소를 변경하기로 했습니다. 급하게 촬영감독과 협의해서 촬영 여건과 화면 구성이 좋게 나올만한 좋은 장소를 찾았습니다. 계획과는 다른 그림을 빠르게 만들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촬영 환경을 바꾸게 되어, 많이 쏟아지는 비가 주인공 아영의 심경을 대변하게 해서 비주얼도 좋게 되었습니다. 비 내리는 장면도 살수차 없이 공짜로 찍었으니 아주 경제적이었습니다. 훌륭한 첫 날의 촬영 현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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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화 '어쩌면 우린 헤어졌는지 모른다'의 남자주인공 이동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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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슬우 감독과 정가영 감독

- 형 감독은 단역이지만 간간히 스크린에 얼굴을 비춘다. 그런데 정가영 감독의 ‘밤치기’에서는 촬영 장면이 길다. 자료를 찾아보니 십 여편의 작품에서 연기를 했다. 혹 연기에 대한 욕심이 있는것은 아닌가? 연기할 땐 어떤 느낌인가? 영화 감독과 연기하는 배우로 영화 만들때는 다른 느낌일 거 같다.

욕심이라기보다는 출연 요청이 왔을 때 거부하진 않습니다. 다만 저도 연출자이다 보니 감독이 생각하는 연출 플랜에서 제가 도움이 될 지를 먼저 고민합니다. 제 이미지가 정말로 영화에 맞는지 재차 여쭤보기도 합니다. 이렇게 해서 출연하게 되면 대사는 5줄 이하, 경상도 사투리로 했으면 좋겠다고 역제안 하기도 했습니다. 저는 메가폰을 잡고 배우에게 NG를 많이 주는 사람인데, 내가 연기를 하는 입장에 서보니 NG는 늘 부담스럽습더군요. 배우로 출연했을 때 느끼는 것은 감독이 써 준 대사와 지문을 자신만의 색깔로 해석해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대본이 정답은 아니잖아요. 현장에서 대본을 자기만의 색깔로 입히는 배우들에게 늘 경외심이 있습니다. 배우하기 정말 어렵습니다. 정말 존경스럽습니다.

- 정부에서 지역의 영화제 뿐만 아니라 독립·예술 영화 지원 관련 사업 예산이 전액 삭감됐다. 감독과 같이 현장에 계신 분들에게 피해가 클 것이라고 생각한다. 형 감독님의 생각은 어떤가?

제가 단편 영화를 많이 찍을 무렵, 영화제는 호황기였습니다. 당시 많은 영화제들을 다녀보면 늘 만석이었고, 관객들과 많은 소통을 했습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관객과 관계자들에게 저 '형슬우'라는 이름 석 자를 홍보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영화로 먹고 사는 직업인이 되었습니다. 영화제가 줄고, 지원 사업이 줄면서 관객과 연출자들의 만남이 많이 줄었습니다.

최근 영화 심사 일을 많이 하면서 느끼는 것은 영화 만드는 환경이 더 어려워졌지만 꾸준히 좋은 단편 영화가 나온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신선한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는 영화 연출자들이 계속해서 등장하고 있습니다. 그들이 힘 부치지 않고, 영화를 성실하고 창의적으로 만들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 준다면, 파워풀하고 다양한 한국영화 인재들이 탄생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부디 가능성을 막지 말아주십시오. 좋은 토양에 양질의 비료를 적재적소에 뿌려주십시오. 한류는 그냥 만들어지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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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스파크, 감독과의 대화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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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스파크 필름 페스티벌 현장

- 최근에 ‘무비스파크 필름 페스티벌’을 총괄하는데, 그 행사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린다.

늘 영화제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제가 살고 있는 서대문구, 마포구 주변에는 예술 영화상영관이 많습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영화제에 대한 꿈을 꾸었죠. 부산 남포동에서 작업을 하던 시절, 부산 국제 영화제의 느낌으로 코미디 영화제를 만들어 보고 싶다고 공공연하게 떠들고 다닌 적이 있습니다. 영화제에서 맹활약하는 감독, 배우를 모두 섭외해서 '올스타전 영화제'도 만들고 싶었고요. 그러던 차에 홍대에 복합 문화 공간 '네버마인드 아트라운지'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독립영화를 소개하는 행사를 만들어 달라고..

422인치의 대형 LED 스크린과 자유로운 좌석과 음료를 제공할 수 있는 점이 매력적이었고, 잘 됐다 싶어서 한국 단편 영화계의 명가 ‘센트럴 파크’의 배급작 중에서 좋은 작품과 제가 소개 해주고 싶은 작품, 신작대신 비교적 구작으로 21편을 선정했습니다. 근 15년 사이 맹활약한 감독과 배우들이 흔쾌히 관객과의 대화에 참여해주었으며, 매 GV는 만석이었습니다. 특히 [호러전]의 마지막 상영이 있던 목요일엔 GV가 없음에도 만석을 채웠습니다. 황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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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페스티벌 축제는 9월 12일까지 열린다

영화제는 소통의 자리기에 감독들이 등장하는 GV때 모더레이터는 그 감독님들을 인사시켜주고 싶은 배우로 정했습니다. 비록 진행이 처음이라도 부탁드렸습니다. 예상과 다르게 배우들이 진행을 매우 깔끔하게 하더라고요. 감독들과도 좋은 인연이 맺어졌습니다. 단편 상영 중간마다 인터미션을 넣었습니다. 영화를 한 편씩 보고, 대화를 나누게 하고, 생각하는 시간을 둔것이죠. 이렇듯 세심하게 신경 쓴 영화 행사입니다.

많은 분들이 다음 행사도 문의해 주십니다. 저는 영화 팬들만을 위한 행사가 아니라, 단편 영화에 관심이 없던 모든 사람들까지 관객으로 모여야 결과적으로 성공하는 행사가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꾸준히 해야 문화로 자리 잡습니다. 이 행사는 7월 26일 시작한 7주간의 행사로 화요일 제외 매일 상영되고, 9월 12일까지 진행됩니다.

- 향후 계획이나 준비 중인 작업은?

현재 구상하는 작품은 6부작 드라마를 대본 수정 중입니다. 공포 옴니버스 영화의 총괄 프로듀서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호러 단편 영화분야에서 맹활약한 감독들을 섭외했습니다. 기대해도 좋습니다. 총 8편 중 2편 촬영 완료했습니다. 그리고 무비스파크 상영에 대한 관객의 반응이 좋아서 상영작과 차기 계획도 고민하는 중입니다.앞으로 많이 지켜보아 주시고 독립영화들을 사랑해 주십시오. 좋은 지면 할애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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