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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데일리아트 Sep 27. 2024

아테네, 그리스 문명의 중심

[한복 디자이너의 그리스 일주 ④]

고전적 아름다움과 현대적 감각이 어떻게 조화될 수 있는가?

26년 동안 한복 브랜드 ‘황금바늘’을 이끌어오며 전통과 현대의 미를 융합해온 김영미 디자이너가 그리스 여행을 통해 새로운 영감을 찾아 나섭니다.

데일리아트는 김영미 디자이너의 그리스 여행기를 10회에 거쳐 연재합니다. 이 시리즈는 한복과 그리스 문명의 공통된 키워드를 발견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복 문화를 재조명하기 위한 것을 목표로 합니다. 김영미 디자이너는 그리스 고대 문명의 조형적 아름다움을 통해 우리 한복의 미적 가치를 탐구합니다. 그리스 문화와 한복, 전혀 이질적인 문화가 어떻게 조화될까요? 그리스 문화를 통해 얻은 영감은 한복의 디자인에 어떤 모습으로 연결돨까요? 

 [4일차] 한복 디자이너의 그리스 일주: 아테네에서 발견한 고대와 현대의 조화

산토리니에서 아테네로: 그리스 문명의 중심으로

올림픽 경기장: 고대와 현대 스포츠의 만남

우리가 처음 도착한 곳은 아테네의 올림픽 경기장이었습니다. 올림픽 경기장은 아테네의 또 다른 중요한 유산으로, 고대 그리스 올림픽의 전통을 이어가는 상징적 장소입니다. 이곳에서 처음으로 1896년 현대 올림픽이 개최되었으며, 그리스 문화의 스포츠 정신이 깃들어 있는 장소입니다. 경기장의 원형 트랙과 넓은 공간은 마치 한복의 넓게 펼쳐진 치마의 주름을 연상시켰고, 그 안에서 경쟁과 협력의 조화로운 정신이 스며들어 있었습니다.

이 경기장에서 느낀 것은 균형이었습니다. 한복 역시 옷의 모든 부분이 균형을 이루고, 입는 이의 몸을 감싸며 편안함을 제공합니다. 고대 경기장의 완벽한 대칭미와 조형미는 한복에서 추구해야 할 중요한 요소 중 하나임을 다시 깨닫게 했습니다.

아테네 국가정원

다음에 도착한 곳은 길 건너편에 있는 아테네의 국가정원이었습니다. 이 도시는 현대적인 요소와 고대 유적이 공존하는 독특한 매력을 가지고 있는데, 국가정원은 그 중에서도 현대적인 자연과 역사의 조화가 돋보이는 곳이었습니다. 울창한 나무와 산책로가 펼쳐져 있어 고대 도시의 활기와 동시에 현대적 평온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국가정원은 1840년에 그리스의 첫 번째 여왕, 아말리아 여왕의 지시에 따라 조성되었습니다. 이곳에서 잠시 걷다 보니 마치 서울의 올림픽 공원처럼 자연 속에서 여유를 찾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한복 디자이너로서도, 이곳의 평온한 분위기는 고요하고 절제된 아름다움을 연상시키며, 한복 디자인에 차분하고 자연스러운 선을 더할 수 있는 영감을 주었습니다.

제우스 신전과 자피온

이어 방문한 곳은 제우스 신전이었습니다. 이 거대한 신전은 그리스 신화 속 최고 신인 제우스에게 바쳐진 곳으로,  거대한 기둥이 과거의 웅장함을 떠올리게 했습니다. 여전히 남아있는 거대한 돌기둥들은 제우스의 위엄을 상징하며, 기둥의 높이와 그 섬세한 조각들은 고대 그리스의 장인 정신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이곳에서 느낀 영감은 한복의 우아한 곡선과 조화로운 비율을 더욱 정교하게 표현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피온(Zappeion)은 바로 옆에 위치한 웅장한 건물로, 그리스 독립 후 만들어진 곳입니다. 이곳은 고대 유적과는 또 다른 현대적인 역사적 건물로, 그리스의 독립을 상징하며 전시와 행사가 자주 열리는 곳입니다. 자피온의 대리석 구조는 한복의 세련된 디자인에 있어 고급스러움을 더할 수 있는 좋은 힌트를 주었습니다.

하드리아누스 문

그 다음으로 방문한 곳은 하드리아누스 문이었습니다. 로마 황제 하드리아누스가 아테네에 방문했을 때, 그를 기리기 위해 지어진 이 문은 로마 시대와 그리스 문화가 만나는 곳입니다. 한복의 전통적인 디자인에 현대적 요소를 더하고자 하는 저의 디자인 철학처럼, 이 문은 로마와 그리스의 만남을 상징하는 독특한 건축물입니다.

하버뷰 레스토랑: 그리스 해변에서 느낀 자연과 색감의 조화

저녁 시간에는 아테네의 하버뷰 레스토랑으로 향했습니다. 이곳은 단순한 식사가 아닌, 그리스 바다의 전경과 함께 신선한 해산물을 만끽할 수 있는 최고의 장소였습니다. 레스토랑에서 바라본 풍경은 환상적이었습니다. 눈앞에 펼쳐진 요트와 함께 고요한 바다가 저녁 노을을 배경으로 아름답게 물들어 갔습니다. 그리스 섬의 독특한 분위기 속에서 먹는 저녁은 한층 더 특별하게 느껴졌습니다.

히 이곳에서 즐긴 다양한 해산물 요리들은 단순한 식사가 아니라 그리스의 풍미를 그대로 전달해주었습니다. 신선한 오징어가 바삭하게 튀겨져 쫄깃한 식감과 함께 바다의 깊은 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정어리와 홍합 요리 역시 바다의 신선함을 담고 있어 한 입 먹을 때마다 바다의 향이 가득 퍼졌습니다.

레스토랑의 경치와 요리는 그리스의 자연과 전통을 그대로 담고 있었습니다. 그리스의 요리 문화를 경험하면서, 저는 자연스럽게 한복과 연결 짓게 되었습니다. 한복은 자연에서 온 재료와 색감을 통해 그 고유한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것처럼, 그리스 요리도 자연에서 얻은 신선한 재료로 그들의 전통을 표현하는 방식이 매우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음식을 통해 그들의 전통과 자연을 깊이 느끼면서, 한복도 이러한 현대적 해석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스의 자연과 전통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그들의 방식이 한복 디자인에도 새로운 영감을 줄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비록 이날 계획된 일정은 교통 문제로 일부 변경되었지만, 뜻밖의 여정 속에서 더 특별한 경험을 하게 되었습니다. 아테네의 숨겨진 매력과 그 속에서 얻은 영감은 한복의 미래를 그려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되었습니다.

그리스 전통 음식과 우조(Ouzo): 새로운 맛과 향에서 얻은 색감의 영감

그리스에서 꼭 맛봐야 하는 또 다른 대표적인 음료는 우조(Ouzo)였습니다. 우조는 강한 아니스 향이 나는 독특한 그리스 전통주로, 마치 한복의 화려한 자수처럼 강렬한 첫인상을 주었습니다. 우조의 맑고 투명한 색상은 한복의 백색 저고리를 떠올리게 했으며, 그 안에 담긴 강렬한 맛은 한복의 단아한 외관 속에 감춰진 깊이와 세련미를 다시금 느끼게 했습니다.

김영미 디자이너의 아테네에서의 영감

아테네는 고대 문명의 유산과 현대적 감각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도시였습니다. 자피온에서 느꼈던 건축물은 한복의 전통적 요소를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할 수 있는 중요한 영감을 제공해 주었습니다. 또한, 그리스의 음식과 우조에서 느낀 색감과 맛은 한복의 디자인에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해 주었습니다.

오늘의 여정을 통해 나는 고전적 아름다움과 현대적 감각이 어떻게 조화될 수 있는지를 깊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리스 문명에서 얻은 영감이 한복 디자인에 어떻게 반영될 수 있을지, 앞으로의 디자인 작업이 기대됩니다.


https://www.d-art.co.kr/news/articleView.html?idxno=15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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