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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데일리아트 Sep 27. 2024

코린트, 고대 문명 속에서 찾은 한복의 영감

[한복 디자이너의 그리스 일주 ⑤ ]

고대 그리스의 상업 중심지에서 느낀 조화의 미학

[5일차] 한복 디자이너의 그리스 일주: 코린트, 고대 문명 속에서 찾은 한복의 영감

2024년 9월 17일, 오늘은 아테네를 떠나 코린트(Corinth)로 향했습니다.

코린트 유적지는 고대 그리스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코린토스의 유적지입니다. 코린토스는 펠로폰네소스 반도의 북동쪽에 있습니다. 그리스에서 상업과 무역 등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이 도시는 페르시아 전쟁 이후 그리스 연맹의 중요한 일원이었고, 고대 그리스 시대에는 큰 번영을 누렸습니다.

코린토스 유적지에는 다양한 고대 건축물과 유물이 남아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유적 중 하나는 코린토스 운하로, 이곳은 코린토스 지협을 관통하는 수로입니다. 이 운하는 항해자들에게 중요한 역할을 하여 펠로폰네소스 반도를 우회하지 않고 지중해를 항해할 수 있는 통로를 제공했습니다. 그리스 본토와 펠로폰네소스 반도를 잇는 좁은 육지를 가로지르는 운하입니다. 1893년에 완공되었고 에게해와 이오니아해를 연결하여 약 700km의 거리를 단축할 수 있게 했습니다. 운하의 길이는 약 6.3km, 폭은 약 21m로, 주로 작은 선박들이 통과할 수 있습니다. 

고대 도시 코린토스의 아고라(공공 광장), 다양한 신전, 극장, 목욕탕 등 다양한 유적을 탐방할 수 있었습니다.  코린트는 두 개의 항구, 동쪽의 레카이온 항구와 서쪽의 켄크레아이 항구를 통해 지중해 무역의 핵심 역할을 했습니다.

코린트 운하는 자연의 힘과 인간의 기술이 만나 만들어낸 경이로운 풍경을 제공합니다. 거대한 절벽 사이를 가로지르는 운하는 두 바다를 잇는 길목입니다. 운하를 처음 보았을 때 그 웅장함에 감탄을 금할 수 없었습니다. 수천 년 전부터 사람들이 꿈꾸던 이 거대한 계획이 19세기에 비로소 완성되었음을 생각하니 그 시기의 기술력과 도전 정신앞에 고개가 숙여집니다.


이어서 코린토스 유적지로 이동했습니다. 유적지에 도착하자마자 눈앞에 펼쳐진 고대 도시의 잔해들이  상상력을 자극했습니다.



아폴론 신전의 웅장한 기둥들이 마치 과거의 영광을 그대로 담고 있는 듯 보였습니다. 아폴론 신전은 코린토스 유적지에서 가장 잘 알려진 유적입니다. 이 신전은 기원전 6세기에 지어졌으며, 도리아식 건축 양식을 대표합니다. 아폴론은 그리스 신화에서 음악, 시, 예언, 치유 등을 관장하는 신으로 숭배되었습니다. 신전은 38개의 도리아식 기둥으로 지어졌고 7개가  남아 있어 당시의 웅장한 모습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기둥의 굵기와 높이, 섬세한 장식이 특징입니다. 


특히 고대 신전에서 느낀 것은 균형이었습니다. 한복에서도 저고리의 길이에 따라 고름의 길이와 넓이의 균형을 이루어야 하고 저고리의 깃 모양에 따라 배래의 곡선이 결정되는 중요한 조형적 공식이 있습니다. 치마, 고름이 이루는 균형이 고대 그리스 건축의 기둥과 지붕이 이루는 구조적 조화와 맞닿아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곳에서 얻은 영감은 한복 디자인에서 상박하후의 균형미를 중심으로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좋아하는 실루엣을 찾는 큰 연구과제를 안겨주었습니다. 코린토스의 유적을 걸으며, 그 시대 사람들의 삶을 상상해 보았습니다. 당시 이곳을 방문했던 철학자나 상인들이 지나갔을 거리에 나도 같은 길을 걷는다는 생각에 가슴이 벅차올랐습니다.


코린토스 유적지를 걷다 보면, 고대 그리스의 건축들이 자연과 조화롭게 어우러진 모습에 감탄하게 됩니다. 유적지 곳곳에 남아 있는 도리아식 기둥과 신전은 한복의 직선적이면서도 부드러운 곡선을 연상시킵니다. 그리스 건축물들이 직선과 곡선이 조화롭게 이루어져 있듯, 한복 역시 전통과 현대를 조화롭게 담아내는 의복임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되었습니다.

  박물관에서 고대 그리스의 예술품들을 관람했습니다. 고대 그리스 의상을 입은 여성의 조각상은 자연스럽게 흐르는 주름이 특징입니다. 이러한 의상의 형태는 한복의 곡선과 자연스러운 주름과도 비교할 수 있습니다.  옷감이 흘러내리듯 표현된 조각은 한복의 고운 선과 유사합니다.


 모자이크 작품은 고대 그리스의 정교한 패턴이 돋보입니다. 한복 디자인에 영감을 줄 수 있는 부분은 이 반복되는 패턴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전통적인 모양과 현대적인 색감을 결합하여 한복에 적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인간의 움직임을 표현한 작은 조각상은 그리스 신화나 인물들을 나타낼 때 사용된 형식입니다. 이런 조각상의 우아한 옷자락 표현은 한복의 소매나 치마자락이 바람에 흩날리는 모습을 연상시킵니다.


이 유물들을 바탕으로 한복 디자인에 적용할 수 있는 아이디어는 그리스식 주름 장식이나 고전적인 패턴을 활용하여 전통적인 요소를 현대적인 한복 디자인에 융합하는 것입니다.

코린트 유적지에서 만난 사도 바울의 유적

이 사진 속의 장소는 베마(Bema)로, 코린토스 유적지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 곳입니다. 베마는 일반적으로 법정 또는 연단을 의미하는 그리스어로, 사도 바울이 코린트에서 재판을 받았던 장소로 전해집니다. 신약성경 사도행전 18장에 따르면 바울은 당시 유대 지도자들로부터 고발을 당해  로마 총독 갈리오 앞에서 심문을 받았으나 종교적인 문제라며 기소가 기각됩니다.



기독교인 입장에서 이곳을 방문하는 것은 매우 뜻깊은 경험입니다. 바울이 복음을 전하면서 겪었던 어려움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흔들리지 않았던 그의 믿음을 상기시켜 주는 장소입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했습니다. 오렌지 쥬스와 하우스와인을 곁들인 그리스 현지식으로 맛있는 점심식사를 했습니다.


식사 후에 레스토랑 앞에 있는 아름다운 벽에서 포즈를 취해 보았습니다.

두팔을 벌려 벽을 감싸고 있는 덩굴식물과 어울려 보았습니다. 내가 자연의 일부라는 것을 느끼고 싶었습니다. 자연과 우리는 모두 하나일 수 밖에 없습니다. 나와 자연이 연결되어 있듯이 동양과 서양은 서로 이어져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표현 방식에 차이가 있을 뿐이지 유사성이 많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https://www.d-art.co.kr/news/articleView.html?idxno=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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