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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데일리아트 Sep 27. 2024

미케네, 왕국의 발상지에서 찾은 고대 문명의 흔적

[한복 디자이너의 그리스 일주 ⑥]


미케네: 왕국의 발상지에서 찾은 고대 문명의 흔적

코린트를 지나 미케네(Mycenae)에 도착했습니다. 미케네는  기원전 1600년부터 기원전 1100년까지 번영했던 그리스 문명의 중심지입니다. 미케네 유적지를 방문하면 고대 그리스 문명의 위대함과 그들의 기술적 발전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미케네 유적지의 대표적인 유물은 '사자문(Lion Gate)'입니다. 기원전 1250년경에 세워진 이 문은 거대한 돌로 구성된 미케네 성벽의 주요 입구인데, 문 위에 두 마리의 사자가 새겨져 있습니다. 이 사자들은 미케네의 권력과 위엄을 상징하며, 군사 방어적 목적으로도 사용되었습니다. 당시 건축 기술의 정교함을 볼 수 있습니다.





이곳에서 느낀 위엄과 고대 문명의 흔적은 한복의 장식적인 요소에 대한 영감을 제공합니다. 특히 사자문 위에 새겨진 사자 조각은 한복의 전통 자수에서 표현되는 동물 문양과 연결됩니다. 한복의 자수는 고대 그리스의 문양 처럼 문명과 신화적 상징을 담고 있습니다. 문명의 유사성입니다.

미케네의 성벽은 '거인들이 쌓은 벽'이라는 뜻의 'Cyclopean Walls'로 불립니다.  크기와 무게가 너무 커서 인간이 만든 것이 아니라는 전설 때문입니다.  성벽은 도시 전체를 둘러싸며 미케네의 왕궁과 중요한 건물들을 보호합니다.






'아트레우스의 보고(Treasury of Atreus)'로 알려진 왕릉은 거대한 돔 형태의 무덤입니다.  기원전 14세기에 건설되었는데 미케네 왕족의 매장지로 사용되어 미케네 건축 기술의 독창성과 건축 기술이 얼마나 발전했는 지를 보여줍니다. 돔 내부는 정교하게 설계되어 있는데 왕족의 유골과 귀중품들이 함께 매장되었습니다. 이 돔 형태의 무덤은 '툼바(Tholos Tomb)'라고도 불립니다.









아가멤논의 무덤으로 추정하고 있는 돔 형태의 석조 건축물, 아트레우스의 보고(Treasury of Atreus)

미케네의 왕궁은 복합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미케네 왕의 거처와 행정 기능을 담당하는 공간으로 사용되었습니다. 왕궁은 여러 방들로 나누어져 있으며, 각각의 방은 다양한 목적을 가지고 있습니다. 왕궁의 중심부에는 거대한 홀인 '메가론(Megaron)'이 있는데 왕과 귀족들이 모여 회의를 하거나 의식을 치르는 장소로 사용되었습니다.





황금마스크는 왕들의 묘지로 알려진 미케네 유적지의 왕족 무덤에서 발견되었습니다. 구체적으로, 이 마스크는 미케네 유적 내의 제5묘에서 출토되었습니다. 이 무덤은 왕족이나 귀족이 묻힌 무덤으로, 고대 미케네 문명의 부와 권력을 상징하는 귀중한 유물들이 함께 발굴되었습니다.

하인리히 슐리만이 1876년에 이 무덤을 발굴하면서 황금마스크를 발견했으며, 이 유물은 '아가멤논의 마스크'라는 이름으로 유명해졌습니다.





미케네에서 본 거대한 돌벽과 그 안에 숨겨진 왕들의 무덤은 한복의 실루엣에서 볼 수 있는 장중함과 단아함을 떠올리게 합니다. 한복이 몸을 감싸면서도 그 안에 품고 있는 깊은 뜻처럼, 미케네의 건축물 역시 그 안에 많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얻은 영감은 한복 디자인에 있어 상징성과 의미를 담는 방법에 대한 중요한 실마리를 제공해 주었습니다.

미케네 유적지에서 얻을 수 있는 한복 디자인의 영감은 그들의 건축물과 장식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사자문'의 대칭적인 구도와 사자의 우아한 선들은 한복의 문양 디자인에 영감을 줄 수 있으며, 왕릉의 돔 형태는 곡선을 강조하는 한복의 실루엣과 어우러질 수 있습니다. 특히 미케네 유적지의 색상은 자연적인 톤을 지니고 있습니다. 고대 그리스의 흙색 돌의 질감에서 영감을 받은 색감을 한복에 적용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습니다.








또한, 미케네 왕족들의 금속 장신구나 갑옷 장식은 한복의 금속 장식에 영감을 줄 수 있습니다. 그리스 전통의 장식과 한복의 장식이 만나면, 전통과 현대가 결합된 새로운 스타일의 한복 디자인을 창조할 수 있을 것입니다.

나프플리온(Nafplion)과 팔라미디 요새(Palamidi Fortress)

미케네를 뒤로 하고 아쉬운 마음으로 나프플리온으로 갔습니다. 나프플리온은 그리스 펠로폰네소스 반도의 아름다운 항구 도시로, 고대 그리스와 중세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도시입니다. 이곳은 19세기 초 그리스 독립 전쟁 이후 한때 그리스의 수도였으며, 풍부한 역사와 매혹적인 풍경으로 많은 여행자들의 발길을 이끕니다.








나프플리온 해변의 파란 바다와 하얀 집, 붉은지붕들은 한복의 담청색과 백색 저고리, 붉은 치마를 떠올리게 했습니다. 그리스의 자연 색채가 한복의 전통적인 색감과 조화를 이루는 순간이었습니다. 한복의 색상에서 자연에서 얻은 색감을 중요하게 여기는 만큼, 나프플리온의 해변에서 느낀 색감은 한복 디자인에 새로운 색채 아이디어를 제공해 주었습니다.

팔라미디 요새

팔라미디 요새는 나프플리온을 내려다보는 언덕에 위치해 있으며, 17세기 초 오스만 제국과의 전쟁 중에 베네치아인들에 의해 건축되었습니다. 요새는 999개의 계단으로 연결된 높은 언덕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정상에 오르면 나프플리온 시내와 주변 해안선을 한눈에 볼 수 있는 환상적인 뷰가 보입니다. 요새 내부에는 여러 개의 방어 탑이 있고 그 중 성 안드레아스는 특히 잘 보존되어 있습니다. 당시의 군사적 전략을 엿볼 수 있는 중요한 장소입니다.





팔라미디 요새에서 내려다보는 나프플리온의 파노라마는 그리스의 자연적 아름다움과 전통적인 건축물의 조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요새를 탐험하며 그리스 독립 전쟁의 역사를 체험하고, 그리스의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 중요한 유적지로서의 의미를 되새겨 볼 수 있습니다.

한복 디자인에 대한 영감

팔라미디 요새의 견고한 성벽과 날카로운 선들이 한복 디자인에 영감을 줄 수 있습니다. 요새의 구조적인 안정성과 대칭적인 건축 양식은 한복의 고전적인 실루엣과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특히 요새의 각지게 깎인 성벽의 선과 계단이 한복의 깔끔하고 단정한 선을 떠오르게 합니다.

나프플리온에서 한복을 입고 촬영한 사진은 이국적인 풍경과 전통 한복의 아름다움이 조화를 이루는 장면입니다. 회색빛을 감고있는 민트색 한복입니다. 포인트로 고름 밑의 섶에 목단에서 볼수 있는 붉은빛을 주어 보인트를 주었고 치마는 요즘 유행하는 날개치마(일명:갈래치마)를 입어 이곳 바람이 주는 자유스럼을 바다에 던져보았습니다. 자세히 보면 날개치마에 잔잔한 들꽃이 흩날리고 있습니다.




바위 위에 서 있는 모습은 마치 자연 속의 한 부분인 듯 자연스럽고, 그리스의 푸른 해안선과 하늘은 한복의 단아한 아름다움과 상반되면서도 조화롭게 어우러집니다.




사진 속 장면은 한복을 입고 현지 과일가게에서 촬영된 모습으로, 그리스의 소박한 일상과 한국 전통 의상인 한복이 어우러진 독특한 장면입니다. 한복의 곡선미와 흩날리는 옷자락은 현지의 자연스러운 풍경과 대조적이면서도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김영미 디자이너의 코린트, 미케네, 나프플리온에서 얻은 영감

오늘 하루는 그리스 고대 문명과 자연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도시들을 탐방하며 한복 디자인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얻게 되었습니다. 코린트에서 느낀 균형과 조화, 미케네에서 본 상징성과 의미, 그리고 나프플리온에서 느낀 자연의 색감은 모두 한복 디자인에서 중요한 요소들입니다. 그리스 고대 문명에서 얻은 이 영감들을 바탕으로 한복 디자인에 새로운 접근 방식을 시도할 수 있을 것입니다.

고대 문명과 현대의 감각이 어우러진 그리스 여행은 전통과 현대를 잇는 한복 디자이너로서의 나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습니다. 전통의 미를 유지하면서도 현대적인 감각을 더하는 작업이야말로 한복의 미래를 만들어 나가는 중요한 과정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https://www.d-art.co.kr/news/articleView.html?idxno=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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