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그들이 온다 ②]
"사람들에게 위로를 전하는 밴드가 되고 싶어요"
젊은이들과 함께 아파하고, 웃는 인디밴드 '아담'입니다.
청년들이 온다. 미술, 연극, 음악, 문학, 연구 활동 등 모든 문화예술계에서 청년 전문가들이 몰려 오고 있다. 이들은 누구인가? 분야는 달라도 모두 '청년'이라는 카테고리로 묶을 수 있는 사람들이다. 한편으로는 '젊음'을 하나의 '장르'로도 볼 수도 있겠다. 아직 완성되지 않은 사람들, 그래서 약간의 불확실성에서 오는 불안이 언뜻 엿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이런 미완성은 무한한 가능성의 다른 말이다.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고 읊은 도종환의 시처럼 이 세상의 어떤 꽃도 흔들리 않고 피는 꽃은 없었다. 이미 장년에 접어든 사람들도 젊은 시절에는 다 그랬다. 그래서 이들의 공통점은 미숙함이 아니라 찬란함이다.
데일리아트는 이런 청년들, 특히 문화예술계에서 각기 자신의 소임을 다하는 청년 문화예술인들을 찾아 나서기로 했다. 그들은 지금 흔들리지만 곧은 가지를 갖기 위해 쭉쭉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뻗어가고 있다. 이들의 분투에 박수를 보내며 연재를 시작한다. 큐레이터, 음악인, 연극인, 청년 학자, 배우, 도슨트 등 직업과 관계 없이 젊음이라는 장르로 묶어 모두 취재하고자 한다. 지면과 여력이 허락된다면 대한민국의 모든 젊은이들을 만나고 싶다.
지금 이들의 약진은 장년 세대들의 배후에서 이미 ' ing형'이다. 이들의 치열한 삶이 있는 곳, 문화 예술 현장으로 간다. 오늘은 그런 청년들에게 위로를 전해주고픈 인디밴드 ‘아담’을 만나봤다.
인디 밴드 '아담'의 프로필 사진.
- 먼저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안녕하세요. 저는 아담의 리더 이윤지입니다. 밴드에서 보컬과 어쿠스틱, 그리고 작곡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어릴 적 집에 있던 아버지의 통기타를 자연스럽게 연주하게 되면서 음악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기타만 연주했는데 점점 기타 반주에 맞춰서 노래까지 부르게 되었어요. 그러다 우연히 실용음악과에 ‘싱어송라이터’ 전공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입시를 준비해서 백석예술대학교에 진학하게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제가 만든 곡을 무대 위에서 사람들에게 직접 들려줄 수 있다는 점이 큰 매력으로 다가왔던 것 같습니다.
- 아담 밴드를 독자들에게 소개해 줄 수 있는지?
‘아담’은 주로 포크 음악을 하는 밴드입니다. 멤버가 확정되고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 지는 8개월 정도 되었습니다. 신생 밴드인 만큼 포크 음악 이외에도 다양한 장르를 시도하면서 저희의 색깔을 찾아가고 있어요. 매주 화요일 만나서 곡 작업도 꾸준히 하고 있고요, 기회가 될 때마다 페스티벌이나 클럽에서 공연을 하면서 경험을 쌓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첫 싱글 앨범인 ‘촛농’도 발매했고, 이어서 ‘네 가지’라는 싱글 앨범 발매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또한 내년 초 발매를 목표로 ‘덕’이라는 싱글 앨범도 함께 준비하고 있습니다. 아직 저희를 모르시는 독자분들이 많겠지만 ‘젊은 청년들의 유쾌한 도전’에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 아담 밴드는 어떻게 결성되었나?
저희는 모두 백석예술대학교 실용음악과 출신입니다. 기타와 베이스, 그리고 저는 21학번 동기로 같은 수업에서 공연 실습을 하면서 서로의 음악적 색깔이 비슷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그렇게 자연스럽게 밴드로 뭉치게 되었죠. 드럼 치는 서진이는 제가 한 대관 공연에 참여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 들었던 서진이의 드럼 소리가 너무 매력적이었어요. 공연이 끝나자마자 서진이에게 찾아가서 같이 밴드 할 생각 없냐고 물어봤죠. 흔쾌히 수락하더라고요.(웃음) 건반은 서진이의 지인이었는데, 마찬가지로 제가 매일 같이 찾아가서 같이 밴드 하자고 꾀었어요. 시간이 걸리긴 했지만 결국 함께하게 되었어요. 저희의 마지막 퍼즐이 맞춰지는 것 같아서 뿌듯하더라고요.
아담의 첫 싱글 앨범인 '촛농'의 앨범 표지.
- 첫 싱글 앨범인 ‘촛농’의 작업 과정이 궁금하다.
저는 생각이 많아질 때마다 집에서 향초를 피우고 불멍을 많이 때리는 편인데요, 어느 날 불이 꺼지자마자 굳어 버리는 촛농을 봤는데 그게 꼭 건강하지 못한 연애를 하는 커플 같다고 생각했어요. 그 장면을 떠올리면서 가사를 쓰고 곡을 붙인 게 ‘촛농’의 시작이었죠. 작업 과정에서 가장 어려웠던 부분은 사운드의 공백을 채우는 일이었습니다. 녹음 당시에는 건반이 없었기 때문에 고민이 많았는데요, 결국 어쿠스틱 사운드를 메인으로 가져가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음악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서 같은 부분을 수십 번씩 녹음하면서 디테일을 살리려고 노력했습니다.
- 기억에 남거나 인상 깊었던 공연이 있다면?
작년 10월에 ‘클럽 미식 생활’이라는 펍에서 진행했던 공연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한 시간 동안 단독으로 진행됐던 공연이어서 저희가 그동안 준비해 온 자작곡들을 모두 들려드리면서 관객들과 함께 호흡할 수 있었어요. 물론 연습했던 것만큼은 아니었지만, 후회 없는 공연이었던 것 같아서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앞으로도 기회가 된다면 이런 공연들을 통해서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아담만의 매력을 전하고 싶습니다.
- 젊은 인디 밴드로서 느끼는 현실적인 어려움은 없나?
사실 가장 현실적인 어려움은 금전 문제인 것 같아요. 저희는 화요일마다 합주실을 빌려서 연습하는데 그 비용이 만만치 않거든요. 회비를 매달 걷고 있긴 한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죠. 또한 저희의 노력에 비해서 뚜렷한 성과가 없는 것도 큰 어려움인 것 같아요. 어느 날은 사람들에게 아담은 이런 밴드라는 것을 증명할 만한 것이 아무것도 없어서 속상하더라고요. 그래서 이대로 있지만 말고 뭐라도 내보자고 하면서 시작한 게 첫 싱글 앨범 준비였어요. 앨범을 내고 나니까 상황은 크게 달라진 것은 없지만 그래도 앞으로 이렇게 하나씩, 하나씩 해나가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 아담의 포부를 듣고 있으니까, 앞으로의 활동이 더 기대된다. 아담 밴드가 최종적으로 이루고 싶은 목표는 무엇인가?
힘든 시기를 살아내고 있는 청년들에게는 무엇보다 위로의 말 한마디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희 아담 밴드는 그들과 동시대를 함께 살아가는 젊은이들로서 그들과 함께 아파하고 위로를 전하는 그런 음악을 만들고 싶습니다. 그리고 쉽지는 않겠지만, 음악성과 매력적인 캐릭터성을 모두 갖춘 밴드로 대중들에게 기억되고 싶습니다.
- 마지막으로 어려움 속에 있는 젊은이들에게 젊은이로서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꽃다운 나이에 할 수 있는 도전은 무엇보다 가치 있다고 생각해요! 무모해 보이거나 앞이 보이지 않더라도 그 모든 시도가 모이면 결국 우리가 꿈꿔 왔던 자신을 만나게 될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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