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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선한 가을 바람 따라 가기 좋은 전시 세 곳

소중한 이와 함께

by 데일리아트
덕수궁《미키 in 덕수궁: 아트, 경계를 넘어서》 (~10월 20일)
국제갤러리 《유령 그리고 지도》 (~11월 3일)
세화미술관 《제임스 로젠퀴스트: 유니버스》 (~10월 31일)

온몸을 시원하게 스치는 바람과 함께 찾아온 10월의 가을,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감상하기 좋은 전시 세 곳을 소개한다.


덕수궁 《미키 in 덕수궁: 아트, 경계를 넘어서》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 덕수궁관리소와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가 덕수궁에서 《미키 in 덕수궁: 아트, 경계를 넘어서》를 공동 개최한다. 전시는 ‘미키와 친구들’이라는 이름의 디즈니 캐릭터들이 덕수궁 돈덕전을 방문하는 컨셉으로 구성되었다. 재기발랄한 캐릭터들이 왕실 유산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모습을 한국의 젊은 예술가들의 시각으로 재해석한 작품들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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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포스터

강재원, 김세동, 우나영(필명 흑요석), 성립, 부원, 장승진, 박서우 등의 현대미술 작가들과 국가 무형유산 단청장 이수자, 안유진 등 여러 예술가가 디즈니 캐릭터를 주제로 협업한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다. 국가유산 홍보대사이기도 한 우나영 작가(필명 흑요석)는 장수를 기원하는 궁중 회화인 십장생도에서 영감을 받아 ‘미키와 친구들’이 한국을 여행하며 덕수궁 등의 국가유산을 거닐며 체험하는 모습을 6폭 병풍에 담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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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나영(흑요석), '미키장생도', 국가유산청 제공

김세동 작가는 궁궐 앞에서 디즈니 캐릭터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을 디지털 출력(프린팅) 작품으로 만들었다. 성립 작가는 디즈니 캐릭터를 섬세한 선과 여백으로, 부원 작가는 연꽃 위에 서 있는 디즈니 캐릭터를 도자기로 재해석해 궁궐 유산과 어우러진 디즈니 캐릭터들을 선보인다. 전시의 즐거움을 더할 부대 행사도 운영된다. 덕수궁 곳곳에는 디즈니 캐릭터 조형물과 함께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촬영 구역(포토존)이 마련되며, 전통 문양과 디즈니 캐릭터가 적용된 인생컷도 찍을 수 있다. 10월 20일까지.



국제갤러리 《유령 그리고 지도》

국제갤러리는 K1, K3 및 한옥에서 함경아 개인전을 개최한다. 함경아 작가는 사회적 구조와 현상이 개인적 삶에 개입되는 일련의 사건들을 동시대 미술의 범주 안에 병치할 수 있는 방식을 회화, 설치, 비디오, 퍼포먼스 등을 넘나들며 탐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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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전경, 국제 갤러리 제공

이번 전시는 작가 자신이 바라보고 경험한 오늘날의 사회를 세 개의 악장으로 꾸려 공유한다. 전시 제목 《유령 그리고 지도》에서 ‘유령’이란 이 사회를 움직이는 모든 지시와 욕망을 환영으로 바꾸어 총체적으로 지시하는 것으로, 함경아 작업 전반을 설명하는 데 주요한 표현이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실체가 있는 세상과 없는 세상 사이를 끝없이 횡단하며 작가가 그려 나가는 세계(지도)를 선보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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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전경, 국제 갤러리 제공

K1에는 주로 함경아의 ‘자수 프로젝트’ 작품들이 소개된다. 2008년부터 선보이기 시작한 자수 프로젝트는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의 원자탄 폭발 버섯구름 사진을 흑백 자수로 번안하는 등 여러 층위의 사회정치적 함의를 적극 포용한다. K3에서는 컴퓨터 프로그래밍의 한 화면인 듯, 직조된 그리드 위의 추상표현주의적 분출인 듯, 다른 차원의 매트릭스를 하나의 캔버스 위에 펼쳐 놓은 듯한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다. 한옥 공간에서는 매그놀리아 에디션즈와의 협업으로 제작한 태피스트리 작품군을 소개한다. 11월 3일까지.



세화미술관 《제임스 로젠퀴스트: 유니버스》

세화미술관에서는 미국 팝 아트 거장 제임스 로젠퀴스트(1933~2017)의 개인전 《제임스 로젠퀴스트: 유니버스》를 개최한다. 제임스 로젠퀴스트는 앤디 워홀, 로버트 라우센버그, 짐 다인, 로이 리히텐슈타인, 클래스 올덴버그 등과 함께 미국 팝 아트를 이끈 대표적 작가다. 그는 광고와 대중 매체의 도상학을 활용하여 서사화된 이미지를 연출했다. 특히 옥외 광고판 화가의 경험을 바탕으로 능숙한 표현과 기념비적 크기의 작업을 통해 자신만의 미학을 구축하고 미국 팝 아트 운동의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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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전경, 세화미술관 제공

《제임스 로젠퀴스트: 유니버스》는 한국에서 아직 선보이지 않은 로젠퀴스트의 1960년대부터 2010년대까지의 회화와 콜라주, 아카이브를 총망라하는 국내 최초 대규모 회고전이다. 회화의 경계를 확장하기 위한 그의 혁신적 시도와 평생에 걸쳐 천착한 우주, 시간, 공간에 대한 여정을 소개한다. 이번 전시는 회화의 가능성을 실험한 입체 회화는 물론 그의 매끄러운 색감과 미학을 갖춘 초기 작업부터 초현실주의적 화면 구성, 점차 추상화되는 기법, 시간과 공간에 대한 인식을 탐구한 후기 작업까지 연대기적으로 구성했다. 또한 회화의 근원이 되었던 ‘소스 콜라주’ 작업을 더 하여 작가를 입체적으로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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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전경, 세화미술관 제공

60여 년간 그는 사회적, 경제적 이슈부터 과학적, 우주적, 실존적 문제에 이르는 다양한 주제를 작은 종이 조각에서 거대한 회화로 옮기며 우리에게 질문한다. 우주의 신비에 대한 그의 호기심은 이미지의 확대뿐만 아니라 매체의 실험, 시공간의 이탈, 그리고 우주에 비해 한없이 작은 우리의 존재를 마주하게 한다. 10월 31일까지.

“우리는 모르는 것이 너무 많다. 여기, 우리는 자연에 있고, 우주의 신비가 주변에 있다. 이러한 미스터리를 그리고 싶다.”


https://www.d-art.co.kr/news/articleView.html?idxno=16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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