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를 대표하는 사진작가 어윈 올라프가 작고한 지 1년이 되었다. 그는 작년 이맘때 폐 이식 수술을 받은 지 일주일만에 세상을 등졌다. 현대 사회의 내재된 모순을 작품 속에 그려 넣은 작가로 셰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그는 2019년 네덜란드 사자훈장기사로 임명되었고, 예술과학 분야에서 뛰어난 업적이 있는 사람에게 주는 국왕 명의의 네덜란드 훈장도 받았다.
우리나라와도 인연이 깊다. 2012년 <키홀(keyhole)> 연작으로 전시, 2021년에는 수원시립미술관에서 회고전을 열기도 했다.
폭포 앞에서 Am Wasserfall, 2022/2023. 공근혜 갤러리 전시
절벽 앞에서 Vor der Felswand, Selbstportrat, 2020
가장 대표작이 연작 중 <절벽 앞에서>이다. 거대한 절벽 앞에 한 남자가 서 있다. 스틱에 의지해 서 있는 남자는 대자연에 압도된 듯하다. 절벽은 인간이 갈 수 없는 곳이다. 어쩔 수 없는 도전 앞에서 우리는 벽을 만났다고 말한다. 그 절벽 앞에서 스틱에 의지해 있는 한 인간. 에베레스트산을 올랐다고 해서 인간이 자연을 정복했다고 할 수 있나? 자연 앞에서의 인간은 겸허할 뿐이다. 그는 마지막 연작이 된 이 작품을 촬영하는 중에도 줄곧 산소호흡기에 의지했다고 한다. 작가 본인을 촬영한 이 작품은 자연 앞에서의 나약한 인간을 보여주는 대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올라프는 여성, 유색인종을 포함한 사회의 소외된 개인을 중심으로 작업을 했다. 그러나 사회의 높은 곳도 그의 앵글을 비껴가지 못했다. 2018년 세계 주요 도시 지진 변화, 거대한 도시 속 사람들을 묘사하는 사진과 영화 3부작을 찍기도 했다. 보그와 루이비통, 세계적인 미술관도 그의 앵글에 담았다. 2017년에는 네덜란드 왕실의 공식초상화 작가가 되었다.
'만우절' 연작 중
2020년 전 세계가 코로나의 열병을 앓고 있을 때, 이 팬데믹이 언제 끝날지 몰라 세계인은 한 마음으로 어려운 시기에서 벗어나기를 기도하고 있었다. 그는 그때, <만우절(April fool)> 연작으로 화제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모든 일이 만우절처럼 거짓말이기를 바라는 마음이었다"는 작가의 유희적 언어가 세계인의 마음을 위로 했다.
Dance in Close-Up -Kammerballett 01-2022
그의 사망 1주기에 맞춰 공근혜 갤러리는 10월 3일부터 11월 2일까지 작고 1주년을 추모하는 특별 회고전을 개최한다. 2023년 작고 직전 마지막으로 발표한 <댄스인 클로즈 업> 연작도 처음으로 선보인다. 또한 친필 사인된 2020 만우절 연작의 대표 작품인 도 전시된다.
'April fool 2020, 오전 11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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