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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속의 나, 빨강 튤립 알티 - 작가 올리바

[청년 작가 열전 ⑮]

by 데일리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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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측) Oliva, '탈출', 2023, Mixed media on Korean paper, 100x80.5cm / (우측) Oliva, '꺼내다', 2023, Acrylic, medium on wooden board, 30x25cm

올리바 작가는 본인의 예술 세계를 관통하며 자신을 투영하는 존재, 알티를 통해 관람자와 소통한다. 작품은 곧 작가라는 생각을 가지고 작업을 하는 올리바는 작가 본인을 둘러싼 모든 것에 의문을 갖고 질문한 뒤 설명 가능한 형태로 조형화하고 있다. 그에 따라 세상에서 가장 가까운 존재인 나를 담은 자화상으로부터 작가의 작업이 시작되었다. ADHD판정을 받은 후부터 그동안 쌓아왔던 스스로에 대한 오해를 회화로부터 재정립해 나가고 있으며, 그렇기 때문에 작가의 자화상에는 ADHD의 다른 외형인 전두엽을 작품 속 조형물로서 기능하게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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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측) Oliva, '알티 Yellow', 2023, acrylic, oil onanvas, 100x65cm / (우측) Oliva, '어린 기억과 가정', 2024, Oil, acrylic, colored pencil on canvas, 100x80.5cm

자화상 작업을 이어나가던 중 작가는 신경 회로와 식물의 줄기의 유사성을 발견하게 된다. 식물의 모양, 운동 등의 일차적 특질을 잡아 이를 차용하며 정신적 메타포로서 활용한 것이다. 이것이 바로 튤립 구근와 모양에서부터 비롯된 '빨강 튤립(Red Tulip) 알티(RT)'이다. 알티는 작가의 내재적 심상, 즉 무의식의 모습을 작가만의 조형 언어로 표현한 존재이다. 동시에 작가가 추구하는 유머의 요소를 놓치지 않았다. 올리바의 작품은 어쩌면 무거운 주제인 신경다양성을 다루지만, 오히려 따듯하고 동화적인 느낌을 주고 있는데, 이는 작가만의 유희적 요소를 놓치지 않았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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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liva, '사랑하는 방향', 2023, Oil, colored pencil on canvas, 80x80 cm
이 밖에도 작가의 작품은 전두엽과 튤립의 모습과 같이 곡선과 생동하는 듯한 유기체들이 연상되는 문양들이 반복적으로 등장한다. 이는 관람객들에게 말을 거는 듯한 생동감과 율동감을 느끼게 하며 작가와 관람객이 소통하게 하는 지점이 된다. 올리바 작가는 작품을 통해 세상과 관계를 맺으며 우리에게 계속 말을 걸어왔었다. 이번 인터뷰를 통해 작가 올리바의 내면 세계와 작품 세계를 알아보며 많은 사람들이 작가 올리바에 대해 알게 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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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임차인》, 2023, 선아트스페이스 갤러리 전시 전경
- 간단한 자기 소개 부탁드린다.

서울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올리바입니다. 저는 신경다양성과 소수자에 대한 사회학적 관점을 자아성에 투영하여 이미지를 구상하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한국화를 전공했지만, 재료 매체에 제약을 두지 않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 한국화 전공자임에도 재료에 제약을 두지 않고 주로 유화, 아크릴로 작업을 하는 편인 것 같다. 그럼에도 작가의 작업에서 한국화적 요소를 찾을 수 있는 부분이 있는지 궁금하다.

작업을 할 때 의식해서 구분 짓지는 않았지만, 채색 기법이 채색화에 가깝게 그리는 것 같습니다. 제 작품에 특정 문양이 자주 나오는데, 이점도 전통 문양의 선을 닮아 있어, 이러한 부분들은 저의 선호를 통해서 한국화의 요소를 발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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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liva, '부드러운 안식', 2023, acrylic, oil on canvas, 100x65 cm


- 인간 관계와 인간성에 대한 많은 고찰을 작품에 녹여내는 것 같은데, 작가의 작품 세계에 대해 자세히 설명 부탁드린다.

제가 사람의 서사를 담는 것은, 어릴 적부터 스스로에게 갖던 물음과 그 물음조차 의심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제가 경험한 것들의 발자취를 따라가 보면 항상 물음표로 남는 의문문이 많았습니다. 그러한 물음 속 시선들을 단서로 가져와서 신경정신학, 사회학적 측면으로 유추해 나아가는 일련의 과정을 조형 언어로 구축하고 있습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저의 작업은 ‘인지하다’, ‘이해하다’에 더불어 ‘환대’에 주목하면서 범위를 넓혀나가고 있습니다.

- 의문이 많다는 것은 의심과 경계도 동반되는 것 같다. 그럼에도 작가의 작품은 마치 동화 같기도 하고 따뜻함을 주는 색감이 돋보인다. 작가 노트에 언급하였듯이 작품은 곧 작가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 같은데, 그렇게 보면 작가는 굉장히 여리고 따듯한 것 같다. 그렇다면 작가는 본인을 어떤 사람으로 설명하고 싶은가?

제 작업을 따뜻하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동화 같기도 하고 따뜻한 느낌이 드는 이유를 생각해 보면, 사람의 모습 중에 사랑에 초점을 두려는 시도를 담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이런 작업을 하다 보면 사랑보다는 어딘가 어긋나기도 한 아이러니함이 깊어질 때를 발견하는데, 그런 단차들이 쌓이면 문장을 만들고 결국에는 근본적인 인과 관계로 읽히게 되는 것 같아요. 그 끝의 사랑의 감정을 보려고 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저는 스스로를 사랑하기 위해 애쓰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스스로의 물음에 따라 행위하는, 이해하려고 하는 사람 같습니다.

- 작가의 작품은 자신을 투영한 것이라 생각된다. 남들은 밝히고 싶지 않은 ADHD를 전면으로 드러내서 작품과 연결시켰다. 그런면에서 ADHD는 어쩌면 작가 올리바의 작업적 원동력이자 영감의 한 영역인 것 같다.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AD는 작업의 발단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전에는 모두 하나의 세계를 사는 줄 알았는데, 애초에 토지가 달랐다고 깨달은 거죠. 알티로 생각하면 저마다의 화분이 다다른 것입니다. 그러면서 저의 존재를 인정하고 저의 그림을 그릴 수 있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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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측) OLIVA, '소실된 존재', 2023, acrlic, oli, colored pencil on canvas, 117.5x80.5 cm / (우측) 세부 표현
- 튤립을 굉장히 좋아하는 것 같다. 작가가 만들어낸 알티(R.T)도 Red Tulip에서 나왔는데, 알티에 대해 소개 부탁드린다.

알티를 만날 때쯤, 저는 해체와 재구성의 내러티브에 관심을 두고 있었습니다. 어떻게 하면 내러티브를 인식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는 중에, 친구에게 선물 받은 튤립 구근이 싹만 자라고 시들은 것을 보고, 튤립이 세상 밖에 나왔다면 이런 모습일 거라고 상상하면서 그리게 된 것이 알티입니다.

- 작품에서 보이는 알티는 점차 진화 혹은 변화하는 듯 보인다. 앞으로 우리가 보게 될 알티는 어떤 모습인가?

앞서 말씀드린, 알티를 통해 식물을 관찰하며 느꼈던 신경회로의 일차적 특질과의 유사점을 회화적 작업으로 이행시키면서 자연스럽게 추구하는 유희적 형상에 따라 변주하는 것 같습니다. 저는 주로 조형적인 부분은 즉흥에 기반하기 때문에 정확하게 말씀 드리기는 어렵지만, 스스로가 이해하고자 하는 부분에 대해 흥미를 느낄만한 회화적 방향으로 나아갈 것 같습니다.

-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다" 라고 언급한 인스타그램 게시물이 있던데, 작가가 인스타그램을 보면 표구부터 작품 사진까지 직접 관여하는 거 같다. 그렇게 함으로써 더 작품에 애정이 갈 것 같은데, 특별한 이유가 있는 지 궁금하다.

특별한 이유라기보다 우선 저는 손으로 무언가 만드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기도 하고 표구의 경우에는 작품에 따라 맡기기도 하지만 대부분 제가 직접 하는 것 같습니다. 우선 작업을 시작하면 끝까지 흐름에 맞게 마무리해야 한다는 생각은 있는 것 같습니다.

- 작가의 작업을 가장 빠르게 접할 수 있는 창구가 인스타그램인 것 같다. 요즘 시대의 자기 PR은 굉장히 중요한데, 인스타그램을 또 하나의 작업 공간이라 생각하는 것인가?

작업을 기록하는 용도인 것 같습니다. 보통은 다 그린 후에 사진으로 남기는 경우이지만, 인스타그램의 경우는 작업을 하는 과정도 남기기에 부담이 없어서 사용하는 것 같습니다. 또 혼자 작업을 하다 보면 소통하고 싶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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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LIVA, '추적하던 밤과 낮', 2024, acrylic, oil on canvas, 52.3x42.4cm
- 앞으로의 작업 방향과 계획은 어떻게 되나?

근래 개인적으로 흥미로웠던 기사로, 식물이 흡수한 미세플라스틱이 열매를 통해 후대로 전달된다는 정보를 접했어요. 저는 이러한 전이 관계를 눈으로 감각한다는 것이 이해의 의미와 연계하여,이를 회화적으로 풀어 내는 것을 연구할 계획입니다. 전달 지점의 동선과 환대의 개념을 조형적인 체계로 풀어냈을 때, 또 다른 모색이 가능하지 않을까 주목하고 있습니다.

- 작품을 보게 될 관람자들이 느꼈으면 하는 점이나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항상 함께한다는 것을 느끼셨으면 좋겠습니다.

- 다음 추천 작가에 대한 소개와 데일리아트에 바라는 점 한 말씀 부탁드린다.

이미 유명하셔서 조심스럽지만 유장우 작가님을 추천드립니다. 얼마 전 예술의 시간에서 전시를 보았는데, 제가 좋아하는 작업 내용이고 공유하고 싶어서 소개 드립니다. 청년예술인을 조명하는 기획으로 관심 갖고 봐주신 데일리 아트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다음 기회에 다시 좋은 인연으로 만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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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바의 작업 모습
올리바 OLIVA

1998년생

2022 대진대학교 현대조형학부 한국화 졸업

개인전

2022 , 갤러리 진류, 서울

단체전

2023 , 히피 한남, 서울

2023 <감성이 꽃 피는 예술학교 학교 갤러리> 각급 학교, 경기도교육청

2023 <도시 임차인>, 선아트스페이스, 서울

2022 <기억의 재구성展>, 한익환서울아트박물관, 서울

2022 <드로잉 페스티벌-드로잉잉>,INSA 1010 갤러리, 서울

2022 <제 8회 친교-멘토 멘티전>, 한원미술관, 서울

활동

2024 <청년 상점>, 예술의 전당, 서울

2023 <플리옥션>

2022 <제1회 파주청년희망축제 청년 예술가 작품 경매>, 파주

수상

2018 <서울미술대상전> 입상 (사)서울미술협회

기타

인스타그램: art_oliva.k

문의 이메일 oliva.00k@gmail.com

https://www.d-art.co.kr/news/articleView.html?idxno=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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