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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데일리아트 Jul 19. 2024

① [노해율-감성으로 풀어낸 움직임에 삶을 투영하다]

정병헌의 "강의실 밖 그림이야기"

작가 노해율 - 감성으로 풀어낸 움직임에 삶을 투영하다. 
Loading process-03, 모터, 스폰지 80*80*300*2023cm(7EA 가변설치),2021

[현재 자신이 누리고 있는 것에 감사할 줄 아는 겸손한 심성의 작가/ 노해율]


 노해율은 열심히 노력한 결과로 얻어진 현재의 자기 모습이 과하다 생각 할 정도로 자신을 냉정하게 평가한다. 이런 사람일수록 좋은 인품을 지니고 있음을 우리는 경험을 통해서 알고 있다.


그는 작품에 임할 때 어떠한 마음이 그의 정신세계를 지배하느냐에 따라 작품의 주제가 정해지고, 그에 부합하는 제목을 정하게 된다.


"마음이 흐르는 곳으로 방향키를 놓고 추측의 실마리를 풀어나가면 움직이는 형태가 떠오른다. 나에게는 형태나 컬러 보다 움직임이 더 비중 있게 다가오고, 그 움직임을 현실화시키는 작업이 나의 작품의 근간이 된다."


작가가 표현하는 작품은 움직임과 불가분의 관계를 형성하고 있는데 움직임을 개념적 소재로 활용한 작가의 발상이 새롭게 다가온다. 그의 발상이 새로운건 물질을 재료로 활용하는 일반적인 상식을 넘어서 움직임을 재료화 시켰다는 점이다. 그 움직임을 이용해서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추상적으로 표현한다.

No interacion-11 알루미늄,철,전통회전장치, physics control. 14*14*160cm,2021

주목할 것은 장르적 개념의 미술은 들어봤으리라 생각되나 재료의 개념화를 작품에 적용한 발상은 신선하게 다가온다. 그리고 움직임을 운동성보다는 미술의 일반적인 표현법 중 색채, 질감, 구성과 같은 범주에 놓고, 움직임을 재료로 특징지어 생각한다는 점이다.


움직인다는 것은 살아 있음을 실증하는 것이며 살아 있는 것은 활동성을 가지고 있음을 나타낸다. 즉, 작가는 생명의 연장선상에서 시간의 연속성에 의미를 부여한다.


기계가 만들어 내는 운동이 감정을 표현하는데 가장 효율적인 재료라고 생각하는 작가는 기계다움(Mechanical)을 보여주려 한다.


작품에 움직임을 더하기 위해서 기계를 사용하여 표현하는데 기술에 감각을 덫 입혀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것이 예술이라 생각한다면 기술(과학)과 예술의 결합은 당연한 조합이라 생각한다.

Layered stroke-02. 와이어,철,전동회전장치, 150*150*80cm, 2016

키네틱 아트(Kinetic Art)는 작품이 움직이거나 움직이는 부분을 넣은 것을 말한다.


작가는 움직이는 작품을 선보이면서 자신의 작품이 키네틱 아트라는 카테고리 범주에 포함되는 것에 동의하기를 거부한다. 움직임을 재료로 만든 조각이라고 자신의 작품을 정의하기 때문이다.


노해율 작가는 Art와 Technique 즉, 기술과 예술이라는 두 영역을 Mix & Match 시켜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더 나아가 Technique의 확장성을 모색하기 위해 Science로 확대하며 작업 한계치의 경계를 넓힌다.


움직이는 조각을 키네틱 아트라 하지만 작가는 명칭보다 우선하는 것이 어떤 재료(발상)를 활용해서 움직임에 대한 작품 세계를 펼칠지를 고민한다.


STOP


멈춤이란 일시적인 착각이며 착시에서 오는 환영일 뿐 완전한 멈춤은 존재하지 않는다.


우주를 구성하는 모든 요소는 물론, 소우주라 칭하는 우리의 인체도 한순간의 멈춤도 없이 움직임을 이어오고 있다. 그렇기에 현재가 있고, 우리가 존재하는 것이다.


정중동(靜中動)


조용한 가운데 움직인다는 의미의 단어로서 작가의 생각을 나타내는데 적절한 단어라는 생각이다.

Loading process-02, 스트로폼,알루미늄,실, 350*350*500cm, 2022

작가가 생각하는 움직임은 단순히 시각적인 무브먼트(Movement)의 의미를 넘어 생명의 활동성에 포커싱되어 있다. 강렬한 움직임, 소소한 움직임, 움직이지 않는 듯 움직이는 구름처럼 각자의 위치에서 본분을 다하는 움직임으로 인해 우리의 삶이 유지되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또한 작가는 작품을 관람의 차원을 넘어서 참여를 유도하는 방법으로 관람자를 키네틱의 한 요소로 끌어들인다. 높이 160㎝의 발광 풍선 100개를 빈 공간에 가득 채운다. 움직임이 없다가 사람들이 지나다니면 이리저리 움직이며 오뚝이처럼 흔들댄다.


제목을 ‘무브리스’(Moveless)라 명명한 것은 당신 의지에 따라 움직임은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메시지를 전하려 한 것은 아닌지 생각을 하게 된다.


작가가 움직임을 동력이 아닌 재료로 개념을 정리한 것도 같은 맥락이며 움직임이라는 재료가 모여 하나의 큰 결과를 나타내는 나비효과를 기대하게 하듯 자그마한 움직임은 우리의 생물학적인 삶의 자양분이며 사회학적으로는 건강한 공동체를 만들어 가는 동력으로 작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AI의 세상을 살아가야 할 우리에게 인간존재에 대한 고민은 중요한 주제이며 인간과 기계(AI를 포함한)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는 현재 그 경계를 작품으로 표현하는 작가의 발상이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즉, 기계다움은 인간적인 휴머니즘을 더 필요로 하는 현대인들의 갈망을 역설하는 것으로 보인다.


작가에게 있어서 움직임은 눈에 보이는 운동성에 초점을 맞춘 키네틱 아트 와는 다른 움직이는 생명의 연속성에 기인한 활동성(이)의 의미로 삶의 한 단편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시간의 연속성, 생명 연장의 꿈, 움직임은 우리의 삶에 깊이 자리하고 있다.

Mechanical-04, 건칠,seinlesssteel, 50*50*50, 2023


https://www.d-art.co.kr/news/articleView.html?idxno=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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