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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데일리아트 Jul 19. 2024

② Color Field-Mark Rothko

[윤양호의 현대미술]

Color Field-Mark Rothko - 색으로 마음을 치유하다

커다란 화면에 단순한 색을 보여주는 로스코의 작품은 색채가 주는 강렬하면서 서정적인 느낌을 통해 내면에 숨겨진 자신을 보게 하는 힘이 있다. 그의 작품 앞에 서 있으면 자신이 지금 어디에 있는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잠시 잊게 된다. 오직 커다란 색 면을 통하여 나오는 아우라에 압도되어 자신이 작품과 일체가 되는 경험을 하게 된다.


자신의 내면에 숨겨진 많은 슬픔, 즐거움, 두려움, 공포 등을 경험하며 스스로 자신을 치유하게 되는 것이다.


로스코는 러시아에서 태어난 유대인이다. 부모와 함께 미국으로 가며 새로운 환경 속에서 살아가게 되는데 어린 시절 경험들이 그의 작품에 많은 영향을 미치게 된다. 로스코가 주된 관심을 가지며 연구한 것은 마음치유이다. 혼돈의 시대에 이방인으로 살아가는 그에게 색은 커다란 위안이 되었다.


로스코가 많이 사용한 색채 중에 Red, Orange, Black의 특성을 통하여 그의 작품에 나타나는 심리적 관점들을 살펴보자.


Red는 폭력과 치유의 이중적인 특성이 내포되어 있다. 폭력적인 관점들은 그가 유대인이라는 시선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되며 느끼는 불안과 공포에서 비롯되었다. 당시 정치, 경제적으로 혼돈의 과정을 겪으며 권력자들이 자신의 정당성을 보여주기 위해 이념적 관점을 이용하는 경향들이 많이 있었다. 이후 로스코가 35살에 미국 국적을 취득하며 이름을 마크 로스코로 변경하며 표면적인 불안에서 벗어났다고 한다. 이러한 어린 시절의 경험들은 이후 커다란 Red 화면으로 표현되며 자신을 치유하는 과정으로 변화하게 된다. 강렬하고 커다란 Red의 화면들이 분할되며 중화되고 부드러우며 따뜻함을 가져다주게 되는 것이다.


Orange는 치유하는 마음이다. 오렌지색은 강함보다는 온화하고 부드러움을 드러내는 것으로 인하여 작품 앞에 있으면 마치 자신을 감싸주던 어머니와 같은 편안함과 포근함이 느껴진다. 화면이 커질수록 작품에서 느껴지는 감정들도 다르게 느껴진다. 필자가 본에 있는 독일 국립현대미술관에서 본 로스코의 Orange 작품은 지금까지도 그 감동이 생생하게 느껴진다. 필자가 작가로서 Orange를 자주 사용하는 것 또한 로스코의 영향이 크다고 할 수 있다. 색채가 주는 감정은 보는 사람에 따라서 다르게 느껴질 수 있으나 내면에 존재하는 본질적인 가치들은 공유되는 것을 많은 관람객을 통하여 느낄 수 있다. 3년 전 전시에 온 관람객이 Orange 작품 앞에서 본인이 느낀 감정을 이야기하며 공감한 기억이 있다. 그 관람객은 커다란 Orange 화면에 처음에는 아무것도 없는 것 같아, 무심히 지나가는데 다른 색의 작품을 보는데 계속 Orange로 보이더라는 것이다. 잔상이 남아 그런가 했는데 그러한 현상이 계속되며 다시 Orange로 왔을 때 처음에 보이지 않던 많은 부분이 보이기 시작하며 내면에 있던 감정이 떠오르며 한참 동안 작품 앞에 있었던 경험을 통해 색채가 주는 에너지를 이야기했던 적이 있다.


Black은 공포와 희망이다. 모든 색을 혼합하면 Black이 나오며, 또 한 빛이 없을 때 어두워 보인다. 빛이 없다는 것은 심리적으로 공포감을 느끼게 되며 작은 불빛만 보여도 안도와 희망을 느끼게 된다. 로스코의 작품에 표현된 Black는 다른 색채를 더욱 드러나게 하는 것으로 희망을 보여주고 있다. Black의 커다란 화면에 작은 크기의 색채는 더욱 강렬하며 새로운 관계성을 형성하게 된다. 화면의 크기보다 색채의 대비를 통하여 깊은 울림을 느끼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작품이 표현되기까지 로스코가 감당해야 했던 고뇌와 슬픔, 외로움, 우울 등은


역설적으로 그의 화면에 표현되는 강렬하며 단순한 색채를 통하여 스스로 치유하고자 하는 노력으로 볼 수 있다.


로스코의 작품에 표현된 색채들은 자신의 삶과 깊은 관계성이 있다. 자신의 고뇌와 사회의 모순들 속에서 느끼는 허무함과 절망 속에서 자신이 추구하는 예술을 지키기 위하여 노력하였다. 예술이 무엇인가? 라는 질문에 끊임없는 답을 찾으려 노력한 그는 자신만의 가치를 추구하며 본질적 가치에 이르고자 하였다. 철학적 사유를 좋아한 그는 스스로 질문하고 스스로 답을 구하는 선사와 같은 삶을 살다 갔다.


후대에 그가 남긴 작품의 가치에 대하여 많은 관심을 가지는 것에 반하여 작가가 삶아가는 동안 경험한 고통과 슬픔에 대하여서는 너무 관심이 없는 것 같다.


작가의 작품을 이해하기 위해서 작가의 생각과 삶을 이해하는 것은 중요하다. 로스코의 삶과 예술을 통하여 스스로 삶의 가치를 찾아가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https://www.d-art.co.kr/news/articleView.html?idxno=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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