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과 중력이 빚어낸 물감의 춤, 갤러리 상히읗 송민지

by 데일리아트

프레임 속 고정된 시간과 프레임 밖 유기적 흐름이 만들어낸 대조의 미학

시간과 중력이 물감에 흔적을 남긴다면, 그 자국은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까? 갤러리 상히읗에서 송민지 개인전 《파크》를 11월 23일까지 개최한다. 송민지(b.1997)는 중력과 시간, 그리고 물리적 영향에 대한 시각적 탐구를 지속하며, 고정되지 않은 천 위에 물감을 흘리거나 물감의 움직임을 다루는 고유한 작업 방식을 선보이는 작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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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민지, 《파크(Park)》(2024) 전시 전경. 사진 제공: 상히읗. 사진: 최철림


《파크》는 작가의 두번째 개인전으로, 프레임을 활용한 새로운 해석이 돋보이는 신작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작품들은 이전 작업과의 연속성을 유지하면서도, 상히읗의 공간적 특성을 고려하여 변용한 미세한 화면의 변화가 드러난다. 작가는 본인 작업실과 비슷한 크기의 상히읗에서의 전시를 준비하며 "이전에는 작업 전체를 보며 작업했다면, 이번 《Park》에서는 부분에서 전체를 확장하는 방식으로 작업했다"고 이야기한다. 본 전시는 작가가 작업 과정에서 주목하게 되는 작은 효과나 미세한 표면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보다 가까운 호흡으로 작품을 경험할 수 있는 감각의 장을 마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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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민지, 《파크(Park)》(2024) 전시 전경. 사진 제공: 상히읗. 사진: 최철림


그는 자유롭게 천을 움직이며 작업하고, 각 작품에 적합한 프레임을 찾아 고정하는 과정에서 회화의 경계를 탐색해 왔다. 일련의 과정에서 프레임 안과 밖의 경계는 흐려지고, 프레임 밖에 존재하던 공간이 다시 프레임 안으로 들어오며 새로운 시각적 경험을 선사한다. 이러한 작업 방식은 본 전시 제목인 《Park》와도 궤를 같이 한다. 이에 대해 작가는 “프레임을 이동하며 작업하는 과정에서 ‘잠깐 머물렀다 떠나는’ 느낌을 받아 처음에는 ‘주차하다’라는 의미로 Park를 떠올렸지만, 시간이 지나며 공원처럼 공간적인 개념을 담아낼 수 있는 제목으로 발전하게 되었다”고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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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민지, 《파크(Park)》(2024) 전시 전경. 사진 제공: 상히읗. 사진: 최철림


작가는 본 전시를 통해 프레임 속의 화면과 프레임 밖의 물감 흐름이 어떻게 다른 시간과 공간을 담아내는지 주목한다. 프레임 속 고정된 화면에서는 물감이 천의 표면을 따라 수직으로 흐르며 선명한 움직임을 기록하지만, 프레임 밖에서는 물감이 천의 유기적 흐름을 따라 자연스럽게 얼룩과 흔적을 남긴다. 또한, 천을 접고 다시 펼치는 과정에서 새겨지는 자국은 화면이 가진 고유한 시간과 공간성을 탐구하는 송민지의 시도를 여실히 드러낸다. 이번 전시에서 관람객은 물감, 중력, 시간, 그리고 송민지의 주체적 작업 행위가 뒤섞여 만들어진 작품들을 경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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