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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데일리아트 Nov 16. 2024

[천경자탄생 100주년 특집 ⑥]

'찬란한 전설' 총감독 (수미타 김,천경자 차녀) 전시 소개

천경자화백의 그림 앞에서. 전시 총감독 수미타 김 교수

천경자 탄생 100주년 기념 특별전시의 총감독으로서 저는 전시의 주제를 ‘감동과 그리움’으로 잡았습니다.  저의 어머니, 화가 천경자는 독창적인 화풍과 솔직한 글, 그리고 용기 있는 삶으로 수많은 사람의 가슴에 감동의 물결을 일으킨 선구자적 예술가였습니다. 그리곤 그리움을 남기고 떠났습니다. 이 전시는 천경자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전국 유일의 단독 전시입니다. 그림과 함께 친필편지, 미공개 사진 등 아카이브 자료를 구성하여 구체적이고 친밀한 접근방법으로 감성적 체험을 선사하겠습니다.

이 전시가 고흥에서 열리는 의미는 큽니다.

그가 태어나 자란 고흥의 풍광과 다감한 정서는 천경자라는 거목이 자라게끔 해준 자양분이었습니다. 진한 남도 사투리가 평생 그의 페르소나의 한 축이었고, 어릴 때 봉황산에 올라 처음 본 바다 빛깔에서 첫 시각적 충격을 받았으며, 유년시절부터 듣고 자란 남도 판소리, 육자배기가 그의 문학적 감성을 키워줬던 곳, 그곳이 바로 고흥입니다.

천경자의 그림 중에 고흥의 추억을 직접 소환한 그림으로는1973년에 처음 그린 <길례언니>가 있습니다. 어린시절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본 화사한 모습의 길례언니, 소록도에 간호원으로 갔다던 길례언니의 모자 쓴 모습은 천경자에게 선망과 구원의 상징으로 영원히 남았습니다. 관람객들은 1982년 작 <길례언니 II>의 응시하는 눈빛을 마주하며 전시장에 들어서게 됩니다.

이어 전시는 50년대 광주시절을 보듬는 “청춘의 문,” 60-70년대 도전과 실험의 시대를 맞는 “꿈과 바람, “잘 알려지지 않았던 파리체류 당시 유화 “누드”를 소개하는 “파리시절,” 누구보다 대중과 소통했던 화가, 천경자의 면모를 보는 “사랑이 깊으면 외로움도 깊어라,” 해외 스케치/문학 기행의 선구자였던 그의 발자취를 따라가 본 “자유로운 여자,” 그의 원숙한 에너지가 작품에 충만했던 서교동 시절, “찬란한 전설” 로 전개됩니다.

천경자 화백의 그림을 찾아 떠난 여행, 이번 전시회를 준비하면서 만난 여러 개인 소장자, 문화재단의 대표들은 이 특별전의 중요성에 깊이 동감하며 아끼는 소장품의 출품을 흔쾌히 결정해주었습니다. 그 바탕엔 어머니 천경자에 대한 경의와 그리움이 있었습니다.

이전시는 개인적인 차원에서는 딸이 어머니를 그리는 사모곡이겠고. 군 차원에서는 고흥군이 고흥이 낳은 딸, 화가 천경자라는 귀중한 문화자산을 보듬고 자랑스레 기리는 행사이지만 또한 미술품 소장자들의 의미 있는 기여에 대해 생각해 보는 기회이기도 합니다

이 전시에는 그간 자주 보지 못했던 천경자 화백의 작품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습니다. 1950년대에 그려진 대작 “섬의 인상” 이란 그림도 그 중 하나입니다. 잘 알려지지 않았던 이 그림은 아마 수십년 만에 처음 전시되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당시 신문에서 이 작품이1956년도 작임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 특별전은 고흥군과 전시 팀 한사람 한사람의 염원이 모아진 결과입니다. 특별전을 위해 열정과 노고를 아끼지 않은 군수님 이하 고흥군청의 여러분들, 그리고 군민들의 응집력은 감동이었습니다.

이 전시회는 천경자라는 독보적인 예술가의 미술사적 중요성을 조명하되, 그의 인간성과 삶을 알아가는 친밀하고 차별적인 경험이 될 것이라 믿습니다. 하지만 이 특별전은 고흥이 낳은 예술가, 천경자를 자랑하고 기리는 꾸준한 사업의 시작에 불과합니다. 앞으로도 생가복원, ‘천경자 예술의 길’ 명명, 기념관 설립 등 여러 헌정 사업이 계속될 예정입니다.

2024.11.11-12.31 분청문화박물관 (전라남도 고흥군 두원면 분청문화박물관길 99)

개막식: 2024 11. 11. 2 시 분청문화박물관 1 층 로비

천경자 탄생 100주년 기념 특별전

예술 총감독 수미타 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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