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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데일리아트 Dec 30. 2024

맨션나인《순수하게 빛나는 순간들》

3인의 작가가 전하는 순수하게 빛나는 순간의 기록


전시 포스터


누구에게나 순수함이 무르익는 명랑했던 순간들이 있다. 그것은 모든 대상들에게 무한한 사랑을 받아 온전히 삶을 유희하며 지내던 유년기의 순간일 수도, 마음의 무게를 덜어내 가볍고 자유롭게 나아갈 수 있는 용기를 담는 순간, 혹은 많은 조건을 따지지 않고 온전히 있는 그대로 그 존재에 흠뻑 적셔질 수 있는 순간들 말이다. 맨션나인은 신년을 맞아 이러한 ‘순수하게 빛나는 순간들’을 담아내는 3명의 작가를 초대한 기획전 《순수하게 빛나는 순간들》을 개최한다.


김미로 작가는 판화 기법인 ‘콜라그래프(Collagraph)’에서 출발해 본인만의 독보적인 방식으로 내면 속 서정을 끌어온다. 작품의 주된 소재가 되는 동식물의 형상이나 반복되는 패턴은 작가의 직간접적 경험과 감정이 투사된 은유로 볼 수 있다. 콜라그래프 작업을 통해 모아진 이미지 소스들은 섬세한 손길로 조각나고, 다시금 캔버스 위에 겹쳐지고 배치되며 복합적인 시각적 플롯을 형성한다. 작가는 창작을 통해 그와 어머니 두 역할 내의 균형을 찾으며 강박적인 삶의 체중에서 내려와 조금은 더 자유롭고 가벼워지고 싶은 욕망, 그 순수하게 반짝이는 순간을 수집한다.

김미로_I & Them #1_2024_ silkscreen, collagraph, drypoint on Hanji, collage on canvas_40.9x31.8 cm


장건율 작가는 일상 속 마주하게 되는 꽃, 식물에서 추출되는 형상을 적극 받아들이며 조형의 순수성을 탐구한다. 작품 속 꽃은 사실적으로 재현된 것이 전혀 없다. <pieces> 시리즈는 작가가 자연환경 속을 직접 뛰어다니며 교감하며 습작한 드로잉에서 도출된다. 드로잉한 모든 형태를 가지고 오는 것이 아닌, 디테일을 제거하고 축약하며 정제하거나 혼합하는 과정을 반복하며 캔버스 위 가장 조화로운 지점을 기록한다. 회화가 회화로서 가장 즐거울 수 있는 순간을 찾는 작업과정은 결국 그림이라는 매개를 통해 이 세상을 가장 순수한 미적 감각으로 해석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장건율_pieces_oil on canvas_90.9x90.9cm_2023


하정현 작가는 오일바를 주된 재료로, 캔버스에 긋고 칠하고 손과 붓으로 문지르며 일종의 놀이와도 같은 순수한 회화를 이끈다. 작가에게 있어 그림을 그리는 행위는 스스로가 즐겁고 행복하기 위한 것임을 강조하며, 특히 유년기의 기억들을 끌어와 동심의 세계를 드로잉 한다. 잡념을 비우고 오일바를 중첩 시키는 행위에 집중하며 형성된 화면의 가득한 밀도는 현재는 사라진, 부재하고 있는 소중한 존재들에 대한 기억과 감정들을 끌어당겨와 그 순간들이 영원하길 염원하며 <Draw without drawing> 평면회화 시리즈와 함께 <snip snip>, <Treasure hunt> 등을 선보이며 무궁무진한 작품세계를 펼친다.

하정현_draw without drawing 167_80.3 x 80.3_Oil on canvas_2024


전시 연계프로그램으로는 아티스트 토크가 예정되어 있다. 1월 11일 (토) 오후 2시부터 1시간 30분 가량 진행하며, 김미로, 장건율, 하정현 3명의 작가가 참여한다. 작품에 담긴 진솔한 이야기를 나누 작품 세계를 깊이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이다. 1/11 (토) 에 진행하는 전시 프리뷰 행사 신청은 다음 링크를 통해 가능하다.


유년의 환희와 자연의 선율, 화폭 위에 담긴 빛나는 순간, 맨션나인《순수하게 빛나는 순간들》 < 전시 < 미술 < 기사본문 - 데일리아트 Daily Art

https://forms.gle/MJLzRurDEyk5tZ7h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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