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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년의 역사가 숨 쉬는 ‘세토구라 뮤지엄' 방문기

by 데일리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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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토구라 뮤지엄(출처 : 홈페이지)


일본 도자기의 본고장을 논할 때 ‘세토’를 빼놓을 수 없다. 일본 아이치현 세토시(나고야 인근)는 천 년 넘게 이어진 일본 도자기 문화의 중심지로, 세토는 일본에서 도자기를 뜻하는 '세토모노'라는 단어의 발상지로도 유명하다. 한마디로 세토는 도자기의 대명사 같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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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엄 입구


이러한 세토의 전통과 예술적 가치를 고스란히 담아낸 곳이 바로 ‘세토구라 뮤지엄’이다. 세토쿠라 뮤지엄은 일본 아이치현 세토시에 위치한 복합문화시설로, 이 지역의 전통산업인 세토야끼(도자기)의 역사와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2층은 과거 세토모노의 황금기를 재현한 공간이다. 이곳에 들어서면 오래된 영화 세트장에 들어온 듯한 느낌이 든다. 마을 현관 역할을 했던 ‘구오와리세토역’이 당시의 모습을 간직한 채 관람객을 맞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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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오와리세토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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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노텐 전차(실제 차량)


석탄 가마와 굴뚝, 도방(도자기 공방) 거리도 그대로 복원되어 있다. 세토의 거리에서 흘러나오는 가마의 열기를 느끼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나고야와 세토를 연결하던 전차, '세토덴'의 실제 차량도 전시되어 있다. 전차를 구경하다 보면 마치 이곳에서 한 세기를 보낸 듯한 착각이 들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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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가마


복원된 거리에서는 '쇼와 레트로' 감성이 물씬 풍긴다.(쇼와(昭和(しょうわ))는 쇼와 천황이 재위했던 시기에 사용한 일본의 연호이자 시대 구분이다. 일본 역사상 최장 기간 사용된 연호이다. 서력으로 1926년~1989년에 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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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토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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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자기 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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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자기 공방


이곳에서 사진을 찍는다면 과거로 돌아간 듯한 추억을 남길 수 있다. 물론, 현대적 요소가 약간 섞여 있어 완벽히 옛날 분위기를 느끼려면 약간의 상상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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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층 도자기전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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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층 도자기전시관


3층에 올라서면 세토의 도자기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공간이 펼쳐진다. 길이 30미터에 달하는 파노라마 전시는 그 자체로 압도적이다. 메이지 시대 파리 박람회에 출품된 작품부터 권력 있는 무사 계급이 사용했던 항아리까지, 전시된 유물들은 각각의 이야기를 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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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층 전시 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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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층 전시 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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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층 전시 자기


전통 유약 기법과 독특한 문양이 돋보이는 작품들을 가까이에서 보면, 세토야키의 예술적 가치가 피부로 와 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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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공주


3층에서 가장 뜨거운 토론을 불러일으킨 작품은 바로 '앤공주'라는 ‘자기(磁器)’ 인형이었다. 공주가 입고 있는 드레스가 도자기인지 천인지를 두고 기자와 동료들이 설왕설래하며 ‘자기(自己)’주장을 펼쳤다. '저렇게 섬세한 옷주름을 도자기로 만들 수는 없지!'라며 내기까지 벌였는데, 잠시 후 전문가의 판결이 떨어졌다. “이 옷, 도자기 맞습니다!”라는 한 마디에, 천이라고 확신했던 기자는 머쓱해졌고, 동료들은 승리의 미소를 지었다. 그래도 모두가 한마음으로 외쳤다. '이건 진짜 정교한 작품이다!' 여러분도 방문하면 이 작품 놓치지 말고 꼭 확인해보시라. 혹시 모른다. 옆 사람과 또 한판 논쟁이 벌어질지도!"


세토구라 뮤지엄을 둘러보는 동안, 도자기를 감상하는 것을 넘어 도자기 문화의 깊이를 체감할 수 있었다.


여러분들도 이곳에서 세토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일본도자기 예술의 미래를 만나 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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