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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데일리아트 Jul 24. 2024

The Museum of Modern Art, MoMA

[고영애의 건축기행] 미국 뉴욕현대미술관

"세계적인 근현대 건축가들의 아이디어 총체"
건축가: 요시오 타니구치
주소: 11 W 53rd St, New York, NY 10019, USA
홈페이지: www.moma.org  


사진작가 고영애가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미술 작품보다 아름다운 현대미술관 60곳을 프레임에 담아 소개한다. 뉴욕 현대미술관부터 게티센터, 바이에러미술관, 인젤 홈브로이히 미술관 등 현대 건축의 정수를 보여주는, 12개국 27개 도시에서 찾은 미술관들을 생생한 사진과 맛깔스런 건축 이야기로 안내한다.



모마의 전경 (사진 제공: Museum of Modern Art, 헤이북스)

뉴욕 맨해튼의 중심에 위치한 모마(MoMA)는 근현대미술 거장들의 작품을 총망라하고 있고, 연 관람객 250만 명에 이르는 세계 최대의 현대 미술관임을 자랑하고 있다. 모마는 근현대미술품 외에도 건축과 디자인, 드로잉, 회화, 조각, 사진, 프린트, 일러스트, 영화, 미디어 등을 포함해 20만여 점을 소장하고 있다.


1929년 컬렉터이자 예술 후원자였던 애비 앨드리치 록펠러(Abby Aldrich Rockefeller)와 릴리 블리스(Lillie P. Bliss), 코넬리우스 설리반(Cornelius J. Sullivan) 등 세 여성에 의해 설립되었다. 애비의 남편인 록펠러 2세는 처음에는 미술관 설립과 운영을 반대했지만, 결국 지금의 미술관 부지를 매입해 주고 이후 거액을 기부하며 모마의 설립과 운영에 주축이 되었다.


그 후 모마는 1939년에 필립 구드윈(Philip L. Goodwin)과 에드워드 두렐 스톤(Edward Durell Stone)의 협업 디자인으로 현재의 위치에 미술관을 짓게 된다. 1950~1960년대에는 필립 존슨(Philip Johnson)에 의해 미술관 증축과 더불어 1958년 미술관 조각 공원이 세워졌다.


현재의 모마는 2004년 일본 출신의 건축가 요시오 타니구치(Yoshio Taniguchi)에 의해서 이전보다 2배 이상 확장 증축되었고, 2014년에는 뉴욕에 기반을 둔 건축가 딜러 스코피디오(Diller Scofidio)와 렌프로(Renfro)의 확장 설계안이 발표되었다, 


모마의 컬렉션은 점점 많아지고 아방가르드한 작품 전시를 위해서 멋진 공간들은 끊임없이 확장 리모델링되어야만 했으리라. 모마는 공간 확장을 위해 끊임없이 새로운 시도를 거듭하였다. 모마 서쪽과 맞닿아 있던 아메리카 포크 아트 미술관(American Folk Art Museum)을 철거했기에 확장안이 가능했다. 


역사적 건물을 철거하는 데 뉴욕 시민들의 반대여론에 부딪히기도 했지만, 결국 이 자리에 모마의 서쪽 공간 데이비드 게펜 윙(David Geffen Wing)이 들어서게 된다. 게펜 윙은 억만장자이며 세계 최고컬렉터인 데이비드 게펜의 이름에서 따 왔다. 그는 MoMA 의 확장 프로젝트를 위해 1억 달러를 기부하였다. 4700제곱미터의 확장안으로 인해 갤러리 전시공간이 30% 늘어났다. 


2019년 10월 새롭게 재개관한 모마는 유리 커튼 월을 도입하여 빛이 가득히 들어온 로비에서 관람객을 맞았다. 검은색 화강암과 스테인리스 스틸의 마감은 모마가 추구하는 모던함을 한껏 드러내었다. 그야말로 모마는 컨템퍼러리(Contemporary) 미술관답게 세계적인 근현대건축가들의 아이디어를 미술관 건축에 접합시킨 총체적 건축물로서 그 자체가 역사적인 예술작품이라 할 수 있겠다.


미술관 입구를 맨해튼 53번가와 54번가 양쪽 어디에서든지 들어올 수 있도록 개방해놓아 예전보다 진입이 한결 편리해졌다. 거의 20만여 점에 이르는 근현대미술 컬렉션을 자랑하는 모마이기에 뉴욕 방문 때마다 들른다. 매번 특별 전시 외에는 다른 작품들을 세세히 감상할 겨를이 없었지만, 미술관을 메운 수많은 인파에 놀랍고 작품 앞에서 해설을 꼼꼼히 듣고 감상하는 뉴요커들의 태도에 또 한 번 놀라게 된다.



록펠러 조각 공원 (사진 제공: Museum of Modern Art, 헤이북스)

모마 야외 조각 공원, 뉴요커의 쉼터


모마의 중앙에 조성된 조각 공원이야말로 맨해튼의 고층 빌딩 숲 사이에 있는 유일한 야외 조각 공원이다. 로비에서 반 층을 내려가면 조각 공원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동선을 두었다. 조각 공원 입구 벽은 조안 미첼의 추상화로 바꿔 놓아 생기를 불어 넣었다.


이 정원에 들어서면 특유의 블루와 옐로우, 핑크의 현란한 조각이 유독 눈에 띈다. 야외 전시장을 새롭게 단장한 유머러스한 이 조각의 부제는 ‘군상(Group of Figures)’이다. 이 작품은 카타리나 프리치(Katharina Fritsch)의 것이다. 그녀는 1956년 독일 에센에서 출생해 현재 뒤셀도르프에서 활동하고 있으 며, 2013년 영국 트라팔가 광장에 코발트색 수탉을 전시하여 수많은 화제를 뿌렸다.


매번 모마에 올 때마다 마치 처음 보는 그림처럼 난해한 현대 작가들의 작품들을 정신없이 돌아본 후 조각 공원으로 나오면 마음이 그토록 편안할 수가 없다. 모마의 설립자 이름을 딴 애비 앨드리치 록펠러 조각 공원은 뉴요커들이 일탈을 누릴 수 있는 휴식처이며 쉼터다. 애비 앨드리치 록펠러는 미국의 대표적인 미술 컬렉터 집안인 록펠러 가문의 며느리이다. 미술관이 세워진 이 장소도 록펠러 가문이 기증한 땅이라 하니 미국 부호들의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고매한 정신에 경의를 표하면서 한편으로는 부러움을 느낀다.



모마 분관 P.S.1의 입구 (사진 고영애)


모마 분관 P.S.1 로고가 눈에 띄는 설치 작품 (사진 고영애)



뉴욕 트렌드를 읽는 즐거움으로 꼭 찾게 되는 카페 ‘테라스 5’와 분관 ‘P.S.1’ 


뮤지엄 5층에 있는 카페인 '테라스 5(The Carroll and Milton Petrie Café)'는 여행자와 뉴요커들이 찾는 명소다. 항상 북적이는 이 카페에 줄서기를 마다하지 않고 들르는 이유는 야외 정원이 훤히 내려다보이는 정겨운 전망과 함께 식사를 즐기며 패션 트렌드를 이끄는 뉴요커들을 가까이 마주하며 만끽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이기 때문이다. 이 카페에 놓인 아르네 야곱슨(Arne Jacobsen) 디자인의 안락한 의자와 아름답게 데코레이션된 디저트 한 조각, 조지 젠슨(Georg Jensen) 커피잔에 담긴 진한 커피 향은 전시 관람 후 피로를 말끔히 씻어준다. 어둠이 짙게 내려진 모마를 황급히 빠져나왔다. 


모마 PS1은 뉴욕 롱아일랜드 시티에 위치해 있는 현대미술관으로 모마의 분관이다. 예전의 이름은 ‘P.S.1 현대미술센터(P.S.1 Contemporary Art Center)’였다. 모마는 2000년에 대안적인 동시대 미술관인 P.S.1을 합병해 보다 젊고 실험적인 현대미술을 소개하는 데도 앞장서고 있다. 4층으로 된 이 미술관은 동시대에 최전방에서 활동하는 작가들의 전시를 볼 수 있는 곳으로 현대미술의 트렌드를 읽을 수 있는 좋은 전시장이다.




고 영 애


오랫동안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미술관을 촬영하고 글을 써온 고영애 작가는 서울여대 국문학과와 홍익대 대학원 사진디자인과를 졸업했다. 한국미술관, 토탈미술관 등에서 초대 전시회를 열었고 호주 아트페어, 홍콩 아트페어, 한국화랑 아트페어 등에 초대되어 큰 호응을 얻었다. 한국미술관에서 발행하는 월간지에 글과 사진을 실었던 것이 계기가 되어, 이후 잡지에 건축 여행기를 썼다. 


이 연재물은 그의 책 <내가 사랑한 세계 현대미술관 60>(헤이북스) 중에서 <데일리아트> 창간을 기념하여 특별히 독자들에게 소개하고 싶은, 미술 작품보다 아름다운 현대미술관을 골라서 내용을 요약하여 소개한다. 그가 15년 넘도록 전 세계 각지에 있는 현대미술관들을 직접 찾아가 사진을 찍고 기록한 ‘현대미술관 건축 여행기’다.




고영애 글/사진, '내가 사랑한 세계 현대미술관 60', 헤이북스




https://www.d-art.co.kr/news/articleView.html?idxno=5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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