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르갤러리에서 2인 초대전이 열린다. 3월 7일부터 12일까지다. 초대한 두 작가는 김복일 작가와 임현주 작가이다.
김복일 작가는 한국화의 전통적인 기법을 바탕으로 현대적인 감각을 접목시킨 작품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의 예술적 뿌리는 깊은 역사와 전통에 기반을 두고 있다. 김복일 작가는 한국화의 전통적인 재료와 기법을 사용하면서도 현대적인 주제와 표현 방식을 통해 독창적인 작품 세계를 구축해왔다. 특히, 한국화의 주요 특징인 선과 여백의 미를 극대화하여, 동양적인 정신성을 표현하는 데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먹의 농담과 여백의 미를 통해 자연의 아름다움과 정신적인 깊이를 표현하는 작품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김복일 작가/금빛바람이그를만들었다_광목에먹과채색
산의 가장 높은 자리에서 모든 것을 내려다보며 용맹함을 잃지 않고 혼자서 고독과 싸우며 왕좌를 지켜야만 했던 호랑이를 연상해보라. 우리의 아버지들이 그러하다. 가족을 위해 고통을 감내하고 외로움을 품으며, 인내로 스스로를 다독이셨다. 마치 세상을 품은 용맹한 호랑이처럼. 하지만 그들의 눈빛 안에는 언제나 자식을 향한 깊은 사랑과 지혜, 그리고 무뚝뚝함이 서려있고, 묵묵히 기다리는 마음 또한 담겨있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강인함 속에 스며든 사랑과 지혜, 호랑이 같았던 아버지들의 강인함과 자애로운 사랑, 그리고 기다림의 이야기를 전한다.
화려하지 않은 단순함 속에서 전해지는 큰 울림을 품은 한국화 작품을 만날 수 있다. 마음 깊이 남을 우리의 아버지를 다시 돌아보게 하며, 그림을 넘어 마음을 울리는 메시지로 교감할 수 있다. 이것이 먹으로 빚은 마음의 빛과 선이다.
임현주 작가는 풍경을 사실적으로 묘사하면서도, 동시에 작가의 내면세계와 감정을 투영하여 시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또한, 작품 속에 등장하는 집과 골목, 계단 등의 소재는 단순한 사물을 넘어 인간관계, 소통, 공감 등의 상징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작품에 등장하는 산복도로의 골목과 계단은 삶을 잇는 선이다. 통로가 되고 소통이 되며 서로를 연결한다.
임현주 작가/봄바다
울퉁불퉁한 곡선을 가진 집들은 마치 청자의 매병과 주병을 닮아 조화를 품어낸다. 삶의 균형을 맞추며 하루하루를 쌓아가듯, 작가는 골목과 계단을 걸으며 미술 세계 속으로 들어가 영감을 가진다. 역경 속에서 피어난 꽃과 이를 지탱하는 요소들은 빈틈을 메꾸고 버팀목이 되어준다. 지붕 위 물탱크는 작은 바다처럼 살아 숨 쉬며, 모든 사물들에게 정중한 인사를 건넨다. 바다처럼 넓은 공간을 느끼게 한다. 소통은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연결선 역할을 한다. 이 선을 통해 정보, 감정, 생각이 전달되며 관계가 형성된다. 이렇게 형성된 마음 속 선들이 묻어나 커다란 울림으로 승화된다.
임현주 작가/골목
작품에 등장하는 산복도로는 부산의 독특한 지형과 역사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공간이다.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거치며 형성된 산복도로는 부산 시민들의 삶의 터전이자 애환이 서린 곳이다. 과거에는 좁은 골목길과 가파른 계단, 열악한 주거 환경으로 대표되는 곳이었지만, 최근 산복도로 재생 사업을 통해 과거의 아픔을 딛고 새로운 문화 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마르갤러리가 부산의 문화예술 공간으로 성장하여 지역 예술 발전과 시민들의 문화 향유에 기여할 것을 기대한다.
《깃들다. 먹빛의 선, 소통의 선》김복일과 임현주 2인전 < 전시 < 미술 < 기사본문 - 데일리아트 Daily Ar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