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 피카고스는 노원구청의 후원으로 3월 19일부터 4월 26일까지 노원문화예술회관에서 도예가 우승보의 《粉靑思色(분청사색)》전을 개최한다.
분청사기란 1930년대 고유섭(高裕燮:1904~1944)이 당시 일본인들이 사용하던 「미시마(三島)」란 용어에 반대하여 새롭게 지은 용어 「분장회청사기(粉粧灰靑沙器)」의 약칭으로 하얗게 분장한 면 위에 철화(鐵畵), 선각(線刻), 박지(剝地) 등 다양한 기법을 사용하여 장식하는 도자기를 말한다.
고려 후기 14세기 중엽부터 유행하기 시작한 분청사기는 조선 유교 사회의 바탕에서 성장하였지만 고려 불교를 비롯해 여러 가지 요소가 자유분방하게 조화되어 나타나고 있다. 이후 16세기까지 약 200년 동안 관청의 관리로부터 자유로운 환경에서 작업했던 분청 도예가들은 그 어느 시기보다도 작가적 창의력과 상상력을 발휘하며 자유분방한 미학을 펼칠 수 있었다.
고려말 41개이던 자기소는 세종 임금대에 이르러서는 324개, 바야흐로 도자기 전성시대를 맞는다. 세종 대왕은 도자기에 장인의 이름을 새겨넣도록 했으며, 장인들은 자신의 이름을 건 만큼 심혈을 기울여 작업하였다.
그러나 1592년, 일명 도자기 전쟁이라 불리는 임진왜란으로 조선은 엄청난 수량의 도자기를 약탈당하였고 우리의 많은 분청 작품들은 현재 일본의 국보나 보물이 되어 있는 실정이다. 한편, 도공들은 일본으로 납치되거나 귀화하며 아리타 도자기의 시대를 열게 된다.
분청사기는 현대적이면서도 가장 한국적인 미의 원형을 간직한,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우리의 문화유산이다. 서양화를 전공한 우승보는 분청사기에 담긴 익살과 자유분방함, 수더분하면서도 박진감 넘치는 우리의 얼에 반해. 그의 모든 젊음을 분청과 도예에 담았다. 일찍이 우승보 분청사기의 가치를 알아본 일본은 80년대부터 전시, 백화점, 잡지를 통해 우승보 작가를 소개하며 그의 작품을 알리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근래에 젊은 도예가들 사이에 분청사기의 작업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기품있는 고려청자와 담백한 아름다움을 가진 조선백자 사이에 피어났던 분청사기는 투박한 듯 세련된 독특한 조형미를 갖고 있다. 작가적 해석의 가능성을 폭넓게 품어온 분청의 매력이 현대 미술과 만나 다시 빛을 발하고 있는 것이다.
전시 제목 <粉靑思色(분청사색)>은 분청사기에 담긴 작가 고유의 철학과 미학을 말한다. 규격화되고 정형화된 형식을 벗어나 자유롭게 사색하는 작가의 유희를 표현한다. 이번 기획전에서 우승보는 40년간 쌓아 올린 대표작들과 다기(茶器)를 선보인다.
도예가 우승보, 그를 눈뜨게 하고 그의 작품에서 춤추는 한국의 멋을 노원문화예술회관에서 만나보시기를
(관람예약 010-7557-1248 갤러리 피카고스)
익살과 자유분방함, 수더분함, 박진감 넘치는 분청사기- 도예가 우승보 《분청사색》전 < 전시 < 미술 < 기사본문 - 데일리아트 Daily Ar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