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동백화가 강종열, 그리고 청년작가 3인전

by 데일리아트

전남도립미술관, 3월 28일 부터 5월 25일까지


전남도립미술관은 3월 28일부터 5월 25일까지 강종열 초대전 《동백, 시간의 얼굴》과 청년작가 3인전 《사라진 문을 두드릴 때》을 동시에 연다.


여수가 고향인 강종열(b.1951)은 강렬한 색감과 독창적인 질감의 작가다. 그는 자연과 역사, 삶의 현장을 깊이 있게 포착해 왔다. 작가는 군 시절 동티모르에서 아픈 역사를 경험했다. 동티모르는 우리나라 여수를 비롯한 전남에서 벌어진 여순 사건을 소환한다. 그의 예술적 뿌리이며 삶의 원천인 여수 풍경 등 네 개의 주제로 전시장을 꾸민다.

2810_7860_722.jpg

어느 경찰서장의 죽음, 2019, 캔버스에 목탄, 116.8×91cm


1부 ‘상흔의 기억, 동티모르’는 강렬한 색감으로 이국적인 풍경 속 동티모르의 일상을 조명한다. 산타크루즈 대학살과 독립 이후의 혼란을 겪은 주민들의 삶을 담아 전쟁과 빈곤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는 인간의 생명력을 보여준다.

2810_7858_630.jpg

White Camellia, 2017, 캔버스에 아크릴릭, 193.9×259.1cm


2부 ‘생명력, 희망, 그리고 동백’은 여수의 동백숲과 바다 풍경을 중심으로 구성한다. 오랜 시간에 걸쳐 그려온 동백 연작을 통해 생명과 회복의 메시지를 전한다. 3부 ‘멈춰진 시간’은 우리를 1948년으로 이끈다. 여순사건을 다룬 대형 회화와 목탄화 연작이 아물지 못한 역사의 상처를 마주하게 한다. 강종열은 예술가로서의 소명을 화폭에 담는다.

2810_7859_71.jpg

조씨의 하루 8, 1995, 캔버스에 유화물감, 53×45.5cm


4부 ‘시간의 얼굴은’ 작업실 뒤편에 살던 어부 ‘조씨 영감’의 삶을 담은 연작이다. 바닷바람 속 생계를 이어온 조씨의 이야기를 작가 특유의 표현주의적 화법으로 그려낸 작품이다.


함께 열리는 청년작가전 《사라진 문을 두드릴 때》는 케이윤, 이창현, 조은솔 세 명의 작가가 참여한다. 기억과 경계, 정체성의 형성과 해체 과정을 다양한 매체를 통해 탐구한다. 기억은 단순한 과거의 보존이 아니라 현재를 구성하고 미래를 전망하는 힘이다.

2810_7861_930.jpg

이창현, 구도, 2025, 견 위에 포토그램, 100x79.5cm , 커미션워크


케이윤은 공간과 보이지 않는 경계를 탐구하며, 개인의 경험과 문화가 만나는 지점을 감각적으로 시각화한다. 이창현은 신체와 의복 사이의 관계를 매개로 역사와 정체성을 성찰하며, 누락되거나 지워진 기억의 조각들을 다시 불러낸다. 조은솔은 존재와 생명, 환경이 연결된 유기적 흐름 속에서 인간과 비인간의 경계를 허무는 작업을 펼친다.

2810_7862_107.jpg

케이윤, (식탁이 연극이 될 때)나는 내 이야기를 먹는다, 2025, 나무, 철제, 485x350x210cm, 커미션 워크

전남도립미술관 측은 “이번 전시는 반세기 넘게 지역에 뿌리내리며 자신만의 예술세계를 구축해온 강종열 화백과 동시대를 살아가는 청년작가들의 시선을 함께 조명하여 세대와 시대를 아우르는 깊이 있는 미술적 성찰의 장이 될 것이다"라고 밝혔다.

2810_7864_1256.jpg

조은솔, 죽은 것들은 죽어가면서 되살아났다, 2025, 혼합매체(천, 솜, 실, 철사, 플라스틱망, 스피커) 가변설치

개막식은 4월 3일(목) 오후 3시부터 진행된다. 또한, 전시연계 행사로는 “청년작가 3인 아티스트 토크”가 4월 5일(토) 오후 2시에, “강종열 작가와의 대화”를 4월 19일(토) 오후 2시에 진행 예정이다. 자세한 사항은 전남도립미술관 누리집(artmuseum.jeonnam.go.kr) 및 SNS(인스타그램, 페이스북)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동백화가 강종열, 그리고 청년작가 3인전 < 전시 < 미술 < 기사본문 - 데일리아트 Daily Art

keyword
작가의 이전글미술기행 ‘길 위의 미술관’에 참여한 후에 드는 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