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NSION9은 2025년 4월 10일부터 5월 2일까지 강수희(Kang Suhee)의 개인전 《차라리 촛불 하나를 켜라》를 개최한다. 4월 11일 금요일 오후 3시부터 가벼운 다과와 함께 작가가 참여하는 오프닝 행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이 전시는 유예된 희망의 기운을 붙잡기 위한 작가의 조형적 탐색을 보여준다. 탐색 속에서 작가는 명확하게 정리된 희망이 아닌 쉽게 잊히거나 무시되지만 누구나 마음 어딘가에 지닌 희망의 조각들을 바라보게 만든다. 그것은 큰 목표나 성취가 아니라, 아주 사적인 온도와 태도에서 비롯된 희망이다. 잠시 멈춰 서서 봄을 기다리는 마음, 케이크 위에서 소원을 비는 마음, 이불 속에서 버티는 하루, 그 모든 장면 속에는 여전히 희망이 존재한다.
강수희, 초대, 2025, Color on linen
작가는 우리가 흔히 ‘감정’이라고 부르는 것들 중 일부가, 실은 구조화되거나 명명되기 이전에 먼저 존재하고 있는 감각에 가깝다는 점에 주목한다. 현대 사회는 속도와 효율을 통해 일상을 조직한다. 체감되는 현실의 온도는 점차 생존 비용으로 환산되며, 감정은 빠르게 해소되어야 하는 일종의 기능으로 전락하기도 한다. 감정의 어설픈 상태, 방향 없이 맴도는 감정은 자주 사소하게 여겨지거나 무시된다. 하지만 작가는 역설적으로 바로 그 사소함 속에 ‘지속 가능한 희망’의 자리가 있다고 본다. 그들은 다짐이나 당위로 수렴되지 않는 희망, 말보다 오래 남는 감정의 잔향이다.
강수희, 개츠비(Gatsby), 2025, Color on linen
마음속 어딘가 품고 있지만 언어로 옮기지 못한 감정의 단편들과 미쳐 발견하지 못한 일상 속 희망의 순간들을, 화면 속 장면들과 겹쳐 보기를 권한다. 반복되는 일상, 버티는 하루 속에서도 여전히 감정은 남아 있고, 희망은 작고 조용한 형태로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는 전시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