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데일리아트 Jul 24. 2024

④ Barnett Newman - 미지의 세계로 가다

[윤양호의 현대미술]

윤양호의 현대미술 - 색면추상


추상표현주의 작가들에게 공통으로 부여되는 미학적 개념은 숭고미이다. 진리의 존재를 드러내기 위하여 작가는 기존의 표현 방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도를 한다. 그러한 노력이 진리의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지는 다소 의문점이 드는 게 사실이나 현대미술의 영역이 확장되는 데 커다란 역할을 한 것은 부인할 수 없다.


뉴먼 역시 이러한 흐름 속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그는 예술은 새로운 길을 만들어 가는 것이라 생각하고 다양한 노력을 하게 되는데 화면의 대형화와 단순화를 통하여 개념적으로 깊은 울림을 주고자 하였다.


그의 작품에 표현되는 대표적인 방식인 지퍼(zips)는 화면의 분할을 통하여 서로 다른 관점이나 사상, 생각들을 연결하기도 하고 분리하기도 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대형의 화면에 세로의 지퍼를 통하여 단순화된 색채 면에 새로운 가치와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다. 단색의 색채 면이 분할되면서 긴장감과 내적 갈등이 드러나며 작가의 존재성이 사라진다. 작가는 단순히 작품을 관객에게 보여주는 역할을 할 뿐 자신의 의도나 생각을 강요하거나 강조하지 않는 것이다.


뉴먼의 작품은 관객의 문화, 심리, 종교, 철학 등의 관점에 따라 다양하게 인식되고 해석되는 특성이 있다. 문화적으로 다른 영역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이 뉴먼의 작품을 볼 때 느끼는 감정은 자신의 문화적 배경과 더불어 본질적 진리의 존재를 생각하게 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


진리의 존재와 가치는 인식하고 수용하는 방식의 문제가 아니라 진리의 의미를 이해하고 행동하는 것이 중요하게 작용하는 것이다. 이러한 과정을 통하여 서로 다른 문화를 가지고 살아간다고 하여도 서로 소통하며 상대의 가치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것이 가능하게 되는 것이다.


지퍼 작품은 서로 다름을 인정하는 것에서 출발하였다고 볼 수 있다. 화면에 낯설게 느껴지는 지퍼가 등장할 때 그 긴장감은 극도로 예민해진다. 대형의 화면에 표현되는 세로의 줄무늬에 의하여 긴장 관계가 형성되는 것으로 보이나 단순화된 색채 면으로 인하여 새로운 긍정적 에너지로 보이기도 한다. 이러한 동적 에너지는 생명력을 가져다주며 삶에 활력을 준다. 대형 색채 면의 작품 앞에 서 있는 관객은 색채의 에너지에 동화되어 순간 자신의 존재를 잃어버리고 무아의 경지를 경험하게 되는 것이다.

로스코예배당 앞에 있는 부러진 오벨리스크

색면추상의 작품에 나타나는 특성은 관객이 내적 에너지를 불러오는 체험을 하게 한다일상의 삶 속에서 자신의 본질적 가치를 찾아가는 것이러한 내적 에너지를 느껴보는 체험은 큰 자극제가 된다정신분석학자들은 인간이 자신이 가지고 있는 능력의 30% 정도를 활용한다고 한다잠재된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기 위하여 다양한 학습과 경험을 하게 되는데 색면추상의 작품들도 도움을 주리라고 생각한다.


뉴먼의 작품들은 다시 본질적 가치와 존재에 대하여 생각하게 한다. 평론가들은 뉴먼의 작품의 숭고미를 주장하는데, 종교적 신성함보다는 인간의 존재성에 더욱 의미를 부여해야 할 것이다.


엄숙함이나 절제, 고뇌의 과정을 거치면서 인간은 더욱 성숙해지고 진지하게 자신의 삶에 대하여 숙고하게 된다. 뉴먼의 작품을 보며 다시 한번 예술의 의미와 가치에 대하여 생각해 본다.





https://www.d-art.co.kr/news/articleView.html?idxno=669


작가의 이전글 '성적인 밤' 외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