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섦’은 익숙함의 반대말로,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세계를 마주할 때 경험하는 감각이다. 이웅배 작가는 낯섦을 통해 창조적 활동을 이어오며, 그 안에서 새로운 발견을 탐구해왔다.
도시라는 환경은 우리가 익숙해야 할 감각과 대면하는 것을 방해하고, 그로 인해 모호한 낯섦을 불러일으킨다. 특히 이번 작품에서 눈에 띄는 점은 투명한 유리 위에 펼쳐진 형과 색이다. 자연의 빛과 그 빛이 삼각 프리즘을 통해 퍼지는 맑고 투명한 색을 닮아 색채는 더욱 순수하고 움직임은 한층 섬세하고 깊게 포착된다. 유리라는 재료는 단순한 바탕을 넘어 '투영'이라는 의미를 내포하며 작가가 신비와 본질을 탐구해온 오랜 관심을 반영한다.
이웅배 작가는 도시적 감수성을 지닌 자연을 제시하며 자연과 현대적 삶 사이의 미세한 간극을 탐구해왔다. 오랜 시간 동안 인간 존재와 자연, 그리고 세계의 관계를 탐구해왔다.
이번 전시에서 그는 자연과의 새로운 교감을 통해 우리가 놓쳤던 세계의 아름다움을 되새기며 관람객에게 감각의 재조정과 자아 성찰을 유도하는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새로운 환경, 새로운 감각. 최근 이웅배 작가는 전원으로 삶의 터전을 옮기는데, 변화된 환경에서 그는 도시의 인공적인 빛 대신 자연의 빛(별빛과 달빛...)을 온몸으로 받아들인다. "저 별은 나의 별..." 이라며 어린 시절 꿈을 하늘에 띄우던 기억을 떠올린다. 살랑이는 바람 속에서 계절의 변화를 느끼며 들판을 뛰노는 고라니와 이름 모를 들꽃을 보며 깊은 행복을 경험한다.
이전까지 무심히 지나쳤던 존재들. 작가의 눈에 선명하게 들어오기 시작한 존재들은 새로운 환경의 영향에 의해 새롭게 다가온 현상이지만 이는 환경의 변화로만 설명하기에는 부족하다. 그 이유는 작가가 오랫동안 품어왔던 자연에 대한 동경이 현실과 교차하며 나타난 결과이기 때문이다.
이번 전시는 작가가 자연 속에서 발견한 미세한 생명과 일상의 숨결을 담은 작업들로, 관람객에게 익숙하면서도 낯선 감각의 전환을 제시한다. 이는 어쩌면, 원래 익숙해야 했던 존재들조차 낯설게 느껴지게 된 우리의 생활환경에 대해 스스로 돌아보자는 작가의 제안일지도 모른다.
작가가 제안하는 자연은 우리가 일상적으로 떠올리는 푸른 숲이나 들꽃, 억새와는 다른 모습이다. 작가는 자연의 미세한 존재들에 대해 간단명료하게 메시지를 축약하여 보여주며, 인간과 세상 사이의 섬세한 경계를 새롭게 드러낸다.
그는 "관람객이 전시를 통해 일상 속에서 쉽게 지나쳤던 세계의 아름다움을 다시 바라보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그가 표현하는 자연은 원시적인 자연이라기보다, 도시적 감각을 지닌 자연이다. 감각의 재조정을 경험한 그는 원초적 자연과 현대인의 생활환경을 어떻게 연결할 수 있을지를 고민해왔다. 이를 통해 우리는 자연으로 회귀하고자 하는 본능과 현실적 제약 사이에서 존재하는 미세한 차이점을 발견하게 된다. 작가는 오랜 시간 동안 인간 존재와 세계의 근원적 관계를 탐구해왔으며, 미세한 자연의 움직임과 빛을 소재로 유리와 혼합재료를 사용해 초월적 감각을 시각화하는 작업을 지속해왔다.
전시 전경
자연 속에서 발견한 미세한 생명과 일상의 숨결을 통해서 도시적 감수성을 넘어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며 관람객에게 익숙하면서도 낯선 감각의 전환을 제안한다. 작가의 제안은 우리가 원래 익숙해야 했던 존재들조차 낯설게 느껴지게 된 우리의 생활환경에 대해 되돌아보는 시간을 갖고자 하는 것이며, 이번 전시는 작가가 자연 속에서 발견한 미세한 생명과 일상의 숨결을 담은 작업으로, 관람객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고자 있다.
작가가 제안하는 자연은 특별하게 규정되어진 모습이 아니라 각자의 마음속에 그려왔던 자연으로 도시 속 생활패턴의 조그만 변화를 제시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을 해본다.
이웅배 작가의 전시는 매스 갤러리 청담에서 《작은 것들의 낯선 세계》 란 이름으로 5월27일(화)까지 진행됩니다.
[강의실 밖 그림 이야기] 작은 것들의 낯선 세계-이웅배 < 전시 < 미술 < 기사본문 - 데일리아트 Daily Ar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