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비행, 실패를 넘어 별빛을 향해

별빛을 향한 비행, 실패조차 우리를 성장시킨다

by 사색하는 덕주부

『죽은 시인의 사회』에서 한 학생은 부모의 강요라는 벽에 가로막혀 스스로 삶을 마감합니다. 자녀를 위한다는 울타리가 때로는 성장을 막는 벽이 되기도 합니다. 부모의 자리가 운전석이 아닌 조수석인 이유는, 자녀 스스로 인생의 방향을 조정하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스스로 운전대를 잡은 삶에는 고난이 따르지만, 그 과정에서 배우는 교훈이 곧 성장으로 이어집니다. 그래서 우리는 성공 여부와 상관없이 도전 그 자체에 가치를 두는 것입니다.




어둠 속으로 날아오른 파비앵


파비앵은 우편물을 싣고 파타고니아에서 부에노스아이레스로 향해 비행기를 띄웁니다. 해가 지고 어둠이 찾아옵니다.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는 책임자 리비에르가 여러 편의 야간 비행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모든 항공편이 제시간에 도착해야 우편물이 유럽행 비행기에 실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폭풍 속의 비행기

그러나 파비앵의 비행은 예상치 못한 폭풍에 휘말립니다. 불빛 하나 없는 하늘, 사방에서 몰려드는 먹구름, 무선 통신은 끊기고 비행기는 방향을 잃습니다. 리비에르는 그의 소식을 애타게 기다리지만 들려오는 것은 절망적인 상황 보고뿐입니다. 파비앵은 끝내 돌아오지 못했다는 암시를 남기며 작품은 마무리됩니다.




리비에르, 낭만을 넘어선 개척자

별이 쏟아지는 밤하늘을 가르며 비행하는 장면은 언뜻 낭만적으로 들립니다. 그러나 『야간비행』 속 현실은 전혀 달랐습니다. 일몰 후의 비행은 조종사의 생명을 위협할 만큼 위험천만했습니다. 시계비행이 불가능한 어둠 속, 불완전한 조명과 계기판, 예측 불가한 기상 조건은 조종사들을 고립된 섬처럼 만들어 놓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리비에르는 이 밤의 하늘로 조종사들을 내보냅니다. 우편 비행기는 기차와 배보다 빠르지만, 해가 진 뒤에는 멈출 수밖에 없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그는 ‘야간 비행’이라는 무모한 시도로 이 한계를 넘어서는 새로운 길을 열고자 했습니다. 모두가 회피하던 밤에서 그는 오히려 기회를 발견했습니다.

불 꺼진 활주로를 응시하는 리비에르

사무실에 앉아 불 꺼진 활주로를 응시하는 그의 모습은 냉정한 관리자 같지만 동시에 새로운 시대를 개척하려는 선구자의 얼굴이기도 합니다. 낭만이 지워진 자리에는 오히려 더욱 단단한 결의가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도전과 실패, 그리고 사회의 시선


리비에르의 시도는 용기 있는 개척이었지만 동시에 조종사들의 생명을 담보로 한 위험한 실험이기도 했습니다. 파비앵의 실종은 리비에르와 그가 상징하는 ‘도전’을 비판의 도마 위에 올려놓습니다.


하지만 사회를 변화시켜 온 것은 늘 실패를 감수한 개척자들이었습니다. 실패는 다음 시도를 더 정교하게 만들고, 시행착오 자체가 곧 하나의 성과가 됩니다.

구겨진 비행기 옆에 솟아나는 싹

문제는 사회의 태도입니다. 실패를 곧바로 비난하고 책임만 추궁하는 문화는 새로운 도전을 가로막습니다. 실패의 무게를 개인에게만 지우는 사회는 결국 정체와 낙후를 피할 수 없습니다.




다음 이야기 – 별빛을 향한 응원


『야간비행』은 생텍쥐페리가 실제로 남미 항공 노선을 개척하며 조종사로서, 또 관리자로서 몸소 겪은 경험에서 비롯된 작품입니다. 그는 단순히 비행의 풍경을 기록한 것이 아니라, 두려움 앞에서도 멈추지 않는 인간 정신을 증언하려 했습니다.


이 작품은 우리에게 두 가지를 일깨웁니다. 첫째, 우리는 언제나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 둘째, 실패한 도전조차 폄하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 사회가 발전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기술이나 자본만이 아니라, 어둠 속에서도 날아오르려는 사람들과 그들을 지켜보며 응원하는 마음입니다.


『죽은 시인의 사회』의 학생이 벽에 막혀 좌절했던 것과 달리, 『야간비행』은 어둠을 넘어 별빛을 향해 나아가려는 인간의 의지를 보여줍니다. 그것은 우리 모두가 품고 있는 두려움과 가능성에 대한 은유이기도 합니다.


다음으로 이어갈 이야기는 장바티스트 앙드레아의 『그녀를 지키다』입니다. 시대가 허락하지 않았던 한 소녀의 꿈, 그리고 그 꿈을 지키고자 했던 한 조각가의 이야기를 통해 사회의 벽과 여성들의 도전에 대해 생각해 보겠습니다.




by 사색하는 덕주부

책을 읽고, 삶을 사유하며,

언젠가 아들에게 전할 기록을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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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에 사용된 이미지는 AI 생성 도구를 통해 직접 제작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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