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시인의 사회, 부모의 자리

가르침이 아닌 동행으로

by 사색하는 덕주부

역사 속에서 부모와 자식의 갈등이 어떤 비극을 낳는지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가 바로 영조와 사도세자의 이야기입니다. 영조는 성군으로 평가받을 만큼 철저한 군주였지만, 동시에 자식을 자신의 기준에 맞추려는 집착이 강했습니다. 아들의 개성과 욕망을 인정하지 못한 채, ‘옳다’고 믿는 교육 방식을 강요했고, 그 결과는 ‘임오화변’이라는 씻을 수 없는 상처로 남았습니다. 지나친 통제와 강압이 자식의 운명을 비극으로 이끈 것입니다.

닫힌 궁궐의 문

안타깝게도 오늘날에도 많은 부모들은 여전히 “아이를 위한다”는 명목으로 자녀를 자기 틀에 끼워 맞추려 합니다. 그러나 역사가 보여주듯, 그런 방식은 사랑이 아니라 억압으로 이어지기 쉽습니다. 역사 속 비극이 눈물로 끝맺었다면, 영화와 소설로 널리 알려진 『죽은 시인의 사회』는 또 다른 해답을 보여줍니다. 작품 속 키팅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부모나 제도의 틀에 맞추는 삶이 아닌, 자기 인생을 스스로 살아가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집니다.





스스로 삶을 발견하는 학생들


웰튼 아카데미는 졸업생의 70%가 아이비리그에 진학하는 명문 사립 기숙학교입니다. 이곳에 새로 부임한 국어 교사 존 키팅은 첫 수업부터 파격적이었습니다. 그는 학생들을 교탁 위에 올라가게 하며 “세상을 보는 시각을 달리해야 한다”라고 강조합니다. 또 교과서의 서문을 찢게 하면서, ‘시는 수치로 평가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는 사실을 직접 깨닫게 합니다. 이 장면은 억눌린 학생들의 마음에 작은 균열을 냅니다.

비밀 독서 모임

학생들은 점차 키팅의 가르침에 용기를 얻습니다. 몰래 ‘죽은 시인의 사회’를 결성해 시를 낭송하며 서로의 내면을 나누고, 숨겨왔던 꿈을 고백하기 시작합니다. 누군가는 배우의 길을 꿈꾸고, 누군가는 사랑하는 이를 향해 노래를 바칩니다. 억압된 공간 속에서 그들은 처음으로 자기 자신을 만나는 경험을 합니다. 그리고 마지막 장면, 교단을 떠나는 키팅을 향해 학생들이 책상 위로 올라가 “Captain, My Captain”을 외치는 장면은, 스스로의 삶을 선택하겠다는 선언처럼 울려 퍼집니다.




가르침이 아닌 길동무


교육(敎育)이라는 단어는 가르칠 ‘교’와 기를 ‘육’이라는 한자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아이를 사람답게 길러낸다는 뜻입니다. 그러나 현실에서 많은 부모들은 아이를 자기 기준대로만 ‘가르치는’ 데 치중합니다. 물론 성인이 되지 않은 아이들에게 부모의 길잡이가 필요할 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아이가 자기 인생을 고민해 보기 전에 부모가 방향을 대신 정해주는 것은 결국 ‘대리 인생’ 일뿐입니다.


성장 과정에서 아이들은 무수히 도전하고 실패합니다. 때로는 실패가 큰 상처로 남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부모는 아이가 다치지 않도록 길을 대신 열어주고 싶은 마음이 앞섭니다. 그러나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인생의 운전대를 부모가 대신 잡는다면, 아이는 결코 스스로의 길을 배울 수 없습니다. 부모가 해야 할 일은 운전대를 대신 잡는 것이 아니라, 옆자리에 앉아 안전벨트를 확인해 주고, 길을 잃었을 때 함께 지도를 펼쳐주는 일일 것입니다. 실패의 충격을 이겨낼 힘을 길러주고, 다시 도전할 수 있도록 격려하는 것이야말로 진짜 보호입니다.

운전석 옆에 자리하는 부모




다음 이야기 – 새로운 도전, 실패를 대하는 태도


아이들의 가장 큰 무기는 무수히 도전할 수 있는 시간과 열정입니다. 도전은 성공할 수도, 실패로 끝날 수도 있지만, 그 모든 과정 자체가 아이들의 성장을 이끕니다. 이때 부모의 역할은 더욱 분명해집니다. 성공을 함께 기뻐하고, 실패를 함께 이겨내 주는 것. 그럴 때 아이들은 다시금 도전할 용기와 동력을 얻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언젠가 자기만의 하늘을 비행하게 될 때, 부모는 조종간을 대신 잡아줄 필요가 없습니다. 다만 무전을 통해 안전을 확인해 주고, 난기류를 안내하며, 착륙할 때 곁에서 기다려 주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그것이 부모가 지녀야 할 자리이자, 아이들이 자기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내어주는 용기일 것입니다. 그리고 언젠가 그 여정을 돌아볼 때, 아이의 삶은 부모의 그림자가 아닌 자기만의 궤적으로 빛나게 될 것입니다.


다음 글에서는 생텍쥐페리의 『야간 비행』을 통해, 새로운 길을 개척하려는 도전과 실패의 순간에 우리가 어떤 태도로 임해야 하는지 함께 생각해 보겠습니다.




by 사색하는 덕주부

책을 읽고, 삶을 사유하며,

언젠가 아들에게 전할 기록을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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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에 사용된 이미지는 AI 생성 도구를 통해 직접 제작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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