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역사, 절망 속에 피어난 빛

홀로코스트의 어둠 속, 꺼지지 않은 사랑의 불씨

by 사색하는 덕주부

지난 글에서는 한강 작가의 『소년이 온다』를 통해, 자신의 뜻에 반한다는 이유만으로 사람들을 무참히 짓밟았던 한국 현대사의 한 장면을 돌아보았습니다. 그러나 이념과 권력의 이름으로 벌어진 무차별적인 학살은 한국에만 있었던 일이 아니었습니다.


20세기 중반, 독일의 히틀러는 나치당의 집권 이후 대대적인 유대인 학살을 자행했습니다. 우리는 이를 ‘홀로코스트’라는 이름으로 기억합니다. 이는 시대와 장소는 달랐지만, 인간이 인간에게 가한 가장 극단적인 폭력이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유대인들의 삶은 하루아침에 지옥으로 변했습니다. 오늘 소개할 니콜 크라우스의 『사랑의 역사』는, 바로 그 죽음과 절망의 시대 속에서 꺼지지 않고 이어진 사랑과 기억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이야기는 한 소년 ‘레오’로부터 시작됩니다. 그는 ‘앨리’라는 한 소녀를 사랑했고, 열 살 무렵 소녀에게 청혼까지 합니다. 그러나 히틀러의 위협을 직감한 앨리의 아버지는 가족을 데리고 미국으로 떠납니다. 레오는 소녀를 떠나보내며 언젠가 뒤따라가겠다고 약속했지만, 현실은 그 약속을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전쟁이 발발하자 그는 고향과 가족을 잃고, 무려 삼 년 반 동안 숲 속과 지하 저장고, 구덩이, 난민 수용소를 전전하며 목숨을 부지해야 했습니다.

은신처 속의 소년

여기서 ‘앨리’라는 이름은 또 다른 의미를 가집니다. 『사랑의 역사』 속에는 동일한 이름을 지닌 여러 여성 인물이 등장합니다. 한 앨리는 레오가 사랑했던 소녀이며, 또 다른 앨리는 작중 소설 『사랑의 역사』의 주인공입니다. 이 소설 속 앨리의 이름은, 실제 이야기 속 다른 인물의 부모가 사랑했던 책에서 따온 것이었습니다. 그들은 딸이 태어나자, 책 속 인물의 이름을 그대로 물려주었습니다.


이 작품은 이렇게 현실 속 인물 – 소설 속 인물 – 책 속의 책이라는 세 겹의 서사를 엮어내며, 전쟁의 참혹함 속에서도 사라지지 않는 사랑, 그리고 기억을 이어가는 힘을 이야기합니다.

세 겹의 서사




사랑, 절망 속에 피어난 희미한 빛


제2차 세계대전과 홀로코스트 속에서 폴란드의 한 마을은 지구 위의 지옥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속에서 레오가 남기고자 했던 글은 사랑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절망에 맞서 하루를 살아나게 하는 힘은 결국 사랑이었습니다.

촛불의 나누는 두 손

사랑이란 무엇일까요? 부모의 사랑, 연인의 사랑, 친구를 향한 사랑을 돌아보면, 사랑은 결국 나보다 상대를 먼저 생각하는 마음이 아닐까 합니다. 그리고 사랑의 위대함은 바로 이와 같은 헌신적인 마음에서 비롯됩니다. 상대를 생각하고 배려하는 마음은, 결국 상대 또한 나를 생각하게 만듭니다. 우리가 사랑을 통해 따스함을 느끼는 이유는, 나를 위하려는 그 마음이 전해지기 때문일 것입니다.


서로를 적으로 여기고 죽음으로 내몰아야 했던 전쟁 속, 그리고 유대인이라는 이유만으로 학살이 자행되던 홀로코스트 속에서 우리가 가장 필요로 했던 것은, 자신보다 타인을 먼저 위하는 마음이 아니었을까요? 절망 속에서 사랑의 이야기를 남긴 레오의 마음은, 그곳의 유일한 희망의 빛을 사랑에서 찾았기 때문일 것입니다.




다음 이야기 – 인내로 지킨 생의 끈


사랑은 지옥 같은 현실에서도 하루를 버텨낼 힘을 줍니다. 다음은 『한중록』을 통해, 영조에 의해 뒤주에 갇혀 죽어간 사도세자와, 그 비극을 지켜보면서도 어린 자식을 위해 고독한 궁궐에서 인내하며 살아가야 했던 혜경궁 홍 씨의 이야기를 이어가겠습니다.




by 사색하는 덕주부

책을 읽고, 삶을 사유하며,

언젠가 아들에게 전할 기록을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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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에 사용된 이미지는 AI 생성 도구를 통해 직접 제작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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