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모 데우스, 신의 자리에 선 인간

신의 자리에 오르려는 인간이 마주한 선택의 길

by 사색하는 덕주부

『키메라의 땅』에서 알리스 박사의 꿈은 이제 상상이 아니라 현실이 되었습니다. 인간은 유전자를 편집하고, 인공 지능을 학습시키며, 생명을 설계하는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한때 신화 속에서만 가능하던 창조의 권한이 이제는 실험실과 알고리즘의 손끝으로 옮겨온 것이지요.

우리는 여전히 불완전하지만, 그 불완전함을 고치겠다는 욕망 속에서 점점 신의 자리에 다가서고 있습니다. 인간은 더 이상 신의 축복을 기다리지 않습니다. 스스로 신이 되기를 선택한 것입니다.

『호모 데우스』는 바로 그 지점에서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유발 하라리는 인류의 역사를 다시 펼쳐 보이며 묻습니다. “신의 자리에 오른 인간은 과연 행복해질 수 있을까?" 수렵과 농경, 산업과 정보의 시대를 지나온 우리는 이제 ‘신이 된 인간’의 윤리를 마주하고 있습니다.




기아, 역병, 전쟁을 넘어


과거 인류가 수천 년 동안 씨름해 온 가장 큰 문제는 기아, 역병, 그리고 전쟁이었습니다. 하지만 오늘의 인류는 굶어 죽는 사람보다 비만으로 사망하는 사람이 많고, 많은 치명적 질병이 예방되거나 치료 가능해졌습니다. 전면전은 줄고, 국지적 분쟁으로 양상이 바뀌었지요.


그렇게 인류가 과거의 세 가지 재앙을 극복하자, 이제는 전혀 다른 세 가지 의제를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바로 불멸, 행복, 그리고 신성입니다.


인류가 새롭게 맞이한 문


영원한 삶과 완전한 행복을 추구한다는 것은 곧 신이 되겠다는 선언입니다. 인간은 이제 자연의 진화가 아니라 스스로의 진화를 설계합니다. DNA 편집 기술, 인공지능, 데이터 분석을 통해 인간은 자신을 향상하고자 합니다. 하라리는 이 과정을 ‘인류의 신격화’라 부르며, 새로운 종의 탄생을 예견합니다.


그것이 바로 ‘호모 데우스’, 신이 된 인간입니다.




기술이 신이 되는 시대


하지만 하라리는 동시에 경고합니다. 기술은 모두를 위한 구원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첨단 기술이 소수 엘리트에게 집중되면, 나머지는 ‘쓸모없는 계급(useless class)’으로 전락할 위험이 있습니다. 또한 인간의 판단이 알고리즘에게 위임되는 순간, 인간의 자유 의지는 점점 희미해질 것입니다. 하라리는 이런 시대를 ‘데이터교(Dataism)’라 부릅니다. 데이터가 신이 되고, 인간은 데이터의 제물이 되는 세상입니다.


인간의 존엄은 효율이라는 이름 아래 다시 평가받게 됩니다. 진화는 여전히 멈추지 않았지만, 그 방향은 더 이상 자연이 아니라 인간의 손, 혹은 인간이 만든 기술의 손에 달려 있습니다.




예언이 아닌 질문의 책


『호모 데우스』는 예언서가 아닙니다. 오히려 묻는 책입니다.
신이 된 인간은 무엇을 향해 나아가야 하는가, 그리고 그 선택의 끝에서 여전히 인간일 수 있을까.


미래는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인간이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완전히 달라질 것입니다.
하지만 그 선택을 미루면, 기술이 우리의 운명을 대신 결정할지도 모릅니다.


빛의 질문


하라리의 책은 이런 불편한 질문을 던집니다. 그리고 그 질문은 책장을 덮은 뒤에도 마음속에서 계속 살아 움직입니다. 결국 『호모 데우스』의 가치는 예언이 아니라 질문에 있습니다. 질문에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야말로 인간이 역사를 만들어가는 또 하나의 방식이기 때문입니다.




신이 된 인간에서, 신이 될 수 없었던 인간으로


하라리는 말했습니다. 인류의 역사는 선택의 연속이며, 그 방향은 언제나 인간의 손에 달려 있다고요. 하지만 선택은 언제나 옳을 수 없습니다. 아무리 신이 되었다고 믿는 인간이라도, 한순간의 망설임과 후회에서 벗어나지 못합니다.


다음 글에서 다룰 『운수 좋은 날』은 그런 인간의 얼굴을 보여줍니다. 기술도 신앙도 아닌, 한 인간의 선택과 그로 인한 비극이 만들어낸 하루의 이야기입니다. 인류의 미래를 고민하던 철학의 질문이, 이번에는 한 사람의 삶 속으로 내려옵니다.


거대한 문명의 방향을 바꾸는 것도, 김첨지의 하루 같은 사소한 선택들 일지 모릅니다. 그리하여, 신이 된 인간의 다음 장은, 신이 될 수 없었던 인간의 이야기로 이어집니다.




by 사색하는 덕주부

책을 읽고, 삶을 사유하며,

언젠가 아들에게 전할 기록을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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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에 사용된 이미지는 AI 생성 도구를 통해 직접 제작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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