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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사랑할 용기

by 열시

생각해 보면 나는 내가 좋다는 말을 남들에게 해본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다시 태어나면 누구로 태어날래?라는 흔한 질문엔 늘 다른 사람을 선택하기 마련이었고 스스로의 장점을 찾기보다는 단점을 찾는 게 더 쉬운 사람이었다.


최근에 깨달은 것은 내가 나를 진정으로 사랑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동안 남이 나에게 주는 상처뿐만 아니라 스스로를 방어하며 지켜내기보단 좋은 게 좋은 거지, 내지는 말이 안 통하는 사람과 굳이 말을 해야 하나라며 피했던 상황들로부터 받은 마음의 상처가 굉장히 커다랗다는 것을 깨달았다.


내가 나를 지키지 않으면 누가 나를 지켜줄까, 나부터 스스로를 사랑하고 아껴줘야 어떤 일이 생기든 간에 내 마음을 지킬 수 있는 힘이 생길 것이고 그러기 위해선 중심이 잘 잡힌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조언을 들었다.


중심이 잘 잡힌 사람이란 게 어떤 사람일까? 당시의 나에겐 이해하기 굉장히 어려운 말이었다. 며칠간 고민하고 관련 책도 읽어보며 내린 결론은 세상에서 나에 대해 가장 잘 아는 사람이 스스로가 된다면 중심 또한 잡히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더라.


내가 좋아하는 것은 무엇인지, 나를 불안하게 만드는 상황은 어떤 상황인지, 내가 싫어하는 것은 어떤 것인지와 같은 사소한 것부터 시작하는 것이다.


그리고 내가 잘하는 것을 찾는 것 또한 중요하다 생각한다.


그래서 요즘 내가 시작한 것은 바로 칭찬일기이다. 당장 시작하기도 쉽고 내가 싫어하는 것을 찾는 것보단 먼저 나를 사랑하는 연습을 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하루에 한 줄 정도 사소한 것이라도 좋으니 스스로를 과하게 칭찬하고 있다.


자기 전에 스스로를 칭찬하는 글을 쓰고 있는데 생각보다 효과가 있는 것 같다. 칭찬 일기를 쓴 이후엔 밥을 먹어도 밥 잘 먹는 멋진 사람이 된 것 같고 집안일을 해도 정리 정돈을 완벽하게 하는 사람이 된 기분이 들어 자존감도 조금씩 올라가더라.


아직도 어설프고 나를 진정으로 사랑할 용기는 바닥을 치지만 조금씩 노력하다 보면 변화되는 모습이 보이지 않을까 하는 그런 설레는 마음으로 브런치를 다시 시작한 것도 있다.


점점 좋아지는 나의 기록들로 인해 누군가도 용기를 내길 바라며 오늘의 글을 마무리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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