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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위드유코치 Aug 10. 2023

#글재주 없는데, 글 쓰는 게 왜 재미있지?

우리는 소소하고 별것 아닌
이야기를 써야 해요

                (일기를 에세이로 바꾸는 법- 중에서)


난 책을 좋아는 편이 아니다.

그렇다고 책을 멀리하지도 않는다.


초등학교 방학 숙제였던 일기 쓰기를 성공했던 경험은 없지만 육아 일기는 5년째 빼놓지 않고 쓰고 있다.


책을 좋아하지 않지만 멀리하지도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방학 숙제였던 일기는 쓰지 않았지만 육아 일기를 쓰는 이유는 무엇일까?


글을 쓰고 싶다.


내 머릿속을 가득 채운 한 마디 "나도 글 쓰고 싶다"

시작은 이랬다.

"이야기하고 싶은데 내 이야기 들어줄 사람도, 만날 사람도 마땅히 없다. 너무 답답해. 너무 답답해"


육아,  코칭하기(가뭄에 콩 나듯), 편의점 아르바이트

단순한 일상.

일상을 탈피하고 싶은 욕망을 말하고 싶다. 하지만 내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이 없다. 그래서 나는 글을 쓰기 시작했다.


'그래 이제부터 글쓰기를 하자'라고 마음먹는 순간

'근데 무슨 글을 써?'라는 의문이 들었다.


그렇다면 이렇게 보자.

나름 전문 코치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는데,

'글쓰기'를 주제로 셀프코칭을 해보자.


코치: "글을 쓰고 싶은 이유가 뭐야?"

동훈이: "난 수다쟁이야. 그런데 육아로 인해 시간 제약이 있다 보니까, 수다 떨기를 할 수 없어. 그래서 생각한 것이 글을 쓰자였어!"


코치: "그렇구나! 좀 더 말해줄 수 있을까?"

동훈이: "음~ 나는 이야기(말)를 하고 싶어. 사람을 만나기 어려우니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글로 쓰면 나의 답답함이 점점 줄어들지도 모른다는 마음이 들어서 글쓰기를 하고 싶어 졌어."


코치: "아아~ 그런 이유가 있구나. 그렇다면 너의 답답함을 줄이기 위한 글쓰기가 되겠네?"

동훈이: "어! 맞아 글을 쓰면서 답답함이 줄어들기를 바라고 있나 봐"


코치: "그렇구나, 답답함을 줄이기 위한 글은 어떤 글이면 좋을까?"

동훈이: "답답함을 줄이는 글이라~ 음! (침묵) 현재의 나를 말하는 글이면 좋겠어"


코치: "현재의 너를 말하는 글? 좀 더 자세히 말해줄래?"

동훈이: "지금 나의 상황 혹은  환경, 생각이 담긴 글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 내 상황과 환경은 이렇다,

저렇다, 뭐 이런 이야기들...


나는 양육자 이면서 전문 코치이지만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하고 있지, 그렇지만 두 가지 수입으로는 매달 카드값, 대출 원금+이자를 온전히 감당해 내지 못해. 시간 제약도 많은 편이지 양육을 책임지고 있기에 나만의 시간이 부족해. 이게 나의 환경과 상황이야.


그리고 시간을 잘 쓰고 싶어.

중간중간 비는 시간을 최대한 활용해서 나를 세상에 드러내고 싶어.

1:1 코칭으로 수입을 꾸준히 올려서 빚을 갚고 싶어.

물론 편의점 알바도 하면서 말이지.

배우 김승수 님 말처럼 '유명하지는 않지만 돈 많은 사람'이 되고 싶은 것이 지금 나의 생각이야.


코치: "이렇게 너의 상황과 환경 그리고 생각을 이야기하고 나니 무슨 생각이 들어?"

동훈이: "음~~~(침묵) 맞아 나에게 주어진 시간과 환경에 충실하고 싶구나. 더 열심히, 잘 살고 싶구나.

글을 쓴다는 것을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쉽게 생각하자. 어차피 내가 글을 써서 sns에 업로드해도 아무도 보지 않을 테니 '어떻게 하면 잘 쓸까?'라는 마음은 버려야겠구나. 지금의 나라는 사람의 모습과 삶을 글로 쓰자."



뭐야? 이거 왜 재미있어?


셀프 코칭을 통해 얻은 결론을 바탕으로 나를 글쓰기를 시작했다.

'나는 편의점으로 출근한다.', '육아는 일상이다.',

'코치 아빠의 라이프코칭 이야기'라는 세 가지의 큰 틀이 잡혔고, 아르바이트하면서 틈틈이, 아이 재워 넣고 틈틈이 내 마음대로 썼다.


틈틈이 쓴 글들이 하나둘 쌓이면서,

"근데, 이거 왜 재미있지? 글 쓰는 게 재미있네?"

나는 재미를 찾으면 눈치를 보지 않고 계속한다.

평소의 나에게 없는 꾸준함이 나타난다.


sns 업로드라는 장벽을 조금씩 무너뜨리면서 수줍게 블로그와 인스타그램에 글을 올렸다. (공감수 없음, 좋아요 숫자는 한 자리)

무 반응의 글이지만 수줍음을 뚫고, 업로드하다 보니 근자감이 생기기 시작했다.

"나도 브런치 작가 해볼까? 한 번에 통과되는 거

아냐? 하하하"


글쓰기 수업을 들은 적 없는 내가,

글쓰기 책 한 권 읽지 않은 내가,

글을 쓰고, 도전을 한다? 근거 없는 자신감(오만인가?)이 아니면 설명이 되지 않았다.


읽히고 싶은 글을 쓰고 싶어졌다.


글 쓰는 게 재미있는데 어쩌란 말인가?

글쓰기가 재미로 내 삶에 각인되었는데 어쩌란 말인가?  자꾸 욕심이 생기는데 어쩌란 말인가?


나에게 작지만 큰 변화가 시작되었다.

sns에 업로드한 글의 조회수, 좋아요 숫자에 집착하는 시간이 줄어든 것이다.


집착이 줄어든 내 공간에 무엇을 채워 넣을지 또 고민이 시작되었다. 아직 고민이 해결되지는 않았지만

작지만 작아 보이지 않는 소망이 생겼다.


내 글이 누군가에게 읽혔으면 좋겠다.

내 글이 누군가에게 위로를 주면 좋겠다.

내 글이 누군가에게 도전이 되었으면 좋겠다.


글재주 없고, 동네에서 애 키우면서 알바도 하는 아저씨의 글이 끊기지 않고 계속된다면 절망이 희망으로 바뀌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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