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의 온도 vol.8

걱정을 잠시 내려 놓고

by 꿈의복지사

� 2025년 8월 4일 (월요일)
� 오늘의 날씨: 폭염이 잠시 주춤한 사이


� 오늘의 기억

오늘도 어김없이 하루의 시작을 알리는 전화벨 소리.
지난 금요일 ‘오늘 우리 할마이 아파서 결석해요’라고 했던 어르신의 전화다.
이번엔 반가운 소식이었다. 할머니는 입원하시고, 어르신은 등교하시겠다는 말씀.

“할마이는 자식들이 간병하고, 나는 집에 있으면 안 된다고 자식들이 성화해서 학교 가요.”
“어르신, 잘 생각하셨어요. 어르신이라도 나오셔서 자녀 걱정 덜어 드리고 건강 챙기셔야죠.”

지난주 아드님과의 통화가 효과를 본 걸까.
고집을 꺾고 등교하신 어르신을 반갑게 맞았다.


“어르신, 잘 오셨어요. 할머니는 자녀들이 잘 돌보고 있으니 걱정 마세요.”

활짝 웃으시며 대답하신다.
“그래요, 자식들이 잘하니 할마이 걱정 잠시 내려놓고 친구들이랑 하루 잘 보내도록 노력해 볼게요.”

아픔도 가족이 함께 나누면 근심이 반으로 줄어든다.
그 시름을 잊기 위해 하루를 성실히 채우려는 어르신의 모습에서, 삶의 의지를 다시금 배운다.
오늘도 기억학교는 ‘늘푸른 청춘’을 외치며 ‘기억을 떠올리는 하루’를 시작한다.




� 기억의 대화

기면증이 심한 강OO 어르신.
어르신들끼리 우스갯소리로 붙여주신 별명은 ‘자부리’.
아침부터 고개 숙인 여인^^

나는 어르신을 부른다.

“할매~~~~, 목 뿌라지긋어~”
원래 작은 눈인데, 졸다 뜬 건지 안 뜬 건지 모르겠다.

“아, 오늘은 더 피곤해… 눈을 밥풀로 붙였는지 안 떨어져. ^^”

위트 있는 한마디에 주변 어르신들도 웃음꽃이 핀다.
“자부리 친구, 고마자~” 하며 이웃에 사는 어르신이 살짝 깨워준다.

서로의 별명을 부르며 웃던 유년 시절 학교가, 문득 떠오르는 건 왜일까.




� 같이 걷는 사람들

한바탕 폭우로 열기가 조금 식은 듯했지만,
습도만 높아진 하루.

빈자리가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각자 맡은 일을 충실히 해 나간다.

빈자리가 느껴지지 않는다는 건,

‘서로가 서로에게 의지하는 것’을 넘어
‘서로가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는 것’이리라.

그 마음에 감사하며 한 주를 시작한다.




� 기억노트

⁍ “할마이 걱정 잠시 내려놓고 하루 잘 보내보겠다”는 어르신의 웃음 속에,
사랑하는 이를 향한 애틋함과 스스로를 다잡는 의지가 담겨 있다.

⁍ 별명으로 부르며 웃는 어르신들의 대화 속에서, 유년 시절의 정서와 동료애가 살아난다.
나이를 넘어, 그 시절의 마음은 여전하다.

⁍ 빈자리가 느껴지지 않는 이유는, 서로의 기둥이 되어주기 때문이다.



� 흐려지는 그들이 기억을 기억해주는 이들이 있기에 오늘도 행복합니다.

이곳은 경증치매 어르신들이 다니는 '기억학교'라는 곳이다.
나는 그곳에 사회복지사로 종사하고 있다.
어르신들의 아름다운 노년, 좋은 기억을 마음속에 가두고 살 수 있도록 하고 싶다.
하루하루 어르신들과 일상과 삶을 주위 이웃들과 나누고 싶다.
치매를 나는 "아름다운 구속"이라고 나 스스로 칭하는 사람이다.
좋았던 기억만 안고 살아가실 어르신들 그 안에 하루의 일상을 나누려 한다.
일상 하루하루가 아름다운 하루이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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