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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잔여사 Mar 27. 2024

분리수거 좀!

  미국 와서 깜짝 놀란 것 중 하나가 분리수거가 대강 대충이라는 점이다. 우리나라에서 하고 있는 것에 비하면, 사실 뭐 거의 안 한다고 보면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주 한 번씩 재활용과 비 재활용정도는 구분해서 큰 쓰레기통에 넣어서 가라지(Garage) 밖에 내어 놓으면 큰 쓰레기 수거차가 와서 알아서 가져간다. 쓰레기 수거차에 큰 로봇 팔이 부착이 되어 알아서 쓰레기통을 집어 들고 그 안에 쓴 쓰레기들을 탈탈 털어낸다. 우리나라에서 로봇이 만들어 주는 커피를 먹은 지 약 2년째 인데 확실히 이런 신기술과 그런 기술 도입은 미국이 좀 빠른 것 같다. 

  하여간 쓰레기 수거 관련 여러가지 중 두 가지가 가장 이상하다. 

첫 번째는 음식물을 다른 비 재활용 쓰레기와 같이 버린다. 물론, 싱크대에 분쇄기가 있어서 일부 분쇄하여 자동으로 집하장으로 곧장 가니 음식물 쓰레기가 많이 주는 것은 사실이다. (한 5년 전 인가 이탈리아로 여행 갔다가 딸이 입원하는 사태가 벌어졌었을 때, 당시 병원에서 먹으라고 주던 밥도 종이 그듯에 적당히 데우지도 않은 음식들을 받았고 먹은 이후 어떻게 하냐고 물었더니 쓰레기통으로 넣으라는 말을 듣고, 초반에 쇼킹했었는데 여기도 유사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 갈아지는 애들이 상당히 많다. 콩나물의 머리, 무우나 각종 과일의 꼭지 부분 등 안 갈려서 결국 다시 꺼내야 하는 상황이 종종 있다. 한때 콩나물 머리를 먹지 않고 분쇄기에 넣고 돌리다가 역류 현상으로 시꺼먼 물이 싱크대 위로 올라온 적 있어서 토할 뻔 했다. 절대 조심해야 한다. 


  두 번째는, 재활용 기준이 애매하다는 것이다. 한국은 플라스틱, 스티로폼, 비닐, 병, 캔 등 다양한 품목들을 재활용을 하는데 여기는 플라스틱하고 병, 캔에는 그래도 가끔 Other같은 표시가 붙어 있는데, 비닐, 스트로폼 등은 표시도 없으니 하라는 건지 말라는 건지 모르겠다. 뭐 또 섞여 있다고 수거를 거부하거나 벌금이 있는 것도 아니니 그냥 남들 하듯이 결국은 하게 되어 양심에 가책이 느껴진다. 참고로, 내가 내는 것은 아니나 월 단위 쓰레기 수거 비용은 집주인이 지불은 한다고 한다.  시/주 웹사이트 들어가서 재활용 품목 리스트나 가이드들을 찾아보는데 딱히 안 보인다. 못 찾았을 수도 있다. 그래서 기준이 명확한 일부 플라스틱과 종이를 제외하고는 결국은 비 재활용으로 보낸다. 이럴 때마다 이래도 되는 건지 아주 찝찝하다. 그러다 보니 땅 덩어리 크다고 너무 신경 안 쓰는 것은 아닌지, 시민들의 의식 또한 바닥인 후진국은 아닌지 은근 걱정이 되어 이리저리 체크를 했더니 나름 생활 폐기물의 재활용 률이 30%이상이라고 하는 기사를 보았다. 엇! 이러면 우리나라보다 높은 것 아닌가??

   어찌 되었건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30년 만에 재활용과 폐기물 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1억 달러(약 1325억원)을 지원키로 했다는 보도도 있었다. 미 환경보호청(EPA)가 주도하는 이번 사업은 현재 약 32%에 불과한 미국의 재활용 률을 2030년까지 50%로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로 하고 있다는데, 미국이 플라스틱 재활용을 강화하고자 나선 것은 중국과 터키 등이 플라스틱 수입을 금지하면서, 플라스틱 폐기물 수출이 급격히 감소한 점도 주요 원인으로 지목 된다고 한다. 어떠한 이유가 되었건 재활용과 폐기룰 관리 강화하는 정책에는 동감이다. 단, 분리수거에 대해서 한국처럼 개인들의 노력을 너무 요하는 것은 이곳에서는 통하지 않을 수 있고 분리수거 및 폐기물 관리에 있어서 인건비가 너무 비싸다 보니, 많은 부분 신기술을 도입해 빠른 정착이 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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