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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잔여사 Apr 13. 2024

미국 부동산, Zoning이 뭐야?

  미국이나 한국이나 부동산은 나에게 어려운 존재이다. 

한국에서는, 결혼생활 18년 중, 앞 10년 동안은 전세살이로 여러 번 (정확히 5번) 이사를 한 경험도 있고, 집을 어째 어쨰 사기는 했으나 갈아타기를 실패해서 삶의 질이 떨어진 적도 있고, 갈아타기 중 집이 잠시 없어진 상황에서 , 그 6개월 사이 집값은 천정 부지로 올라 버렸고, 상당 불안함으로 밤잠을 설쳐본 적도 있고, 지금 미국에서는 rent로 살고 있는데, 렌트 값이 생활비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비싸 rent비 낼 떄마다 후덜덜함도 느끼고 산다. 미국서, 집을 살까도 고민했지만, 외국인이라 credit도 없으니 현금 부자가 아닌 이상,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실정이다. 한국과 달리 미국은 보유세가 높아서, 투자 가치가 있을 만한 집을 구매한다 해도 (이런 집들은 굉장히 비싼 집이다) 높은 보유세를 내고 나면 사실 남는 것이 있을지, 게다가 여기 얼마나 있을 줄 알고…… 하지만 투기가 아닌 투자는 영원히 해야 월급쟁이가 그나마 숨통이 쉬어지는 법이라, 부동산에 관심이 많다. 사실 관심만 많다. 


  관심만 많다 보니, 한국이나 미국에서나 부동산 업자들도 좀 만나고 그들이 보여주는 집도 보고 부동산 시장에 대한 정보는 이리저리 챙기는데, 한국이나 미국이나 2024년 들어 부동산 시장은 보합이라고 했는데, 뉴스나 부동산 관련 사이트를 좀 뒤적거려 보니, 한국에서 서울지역은 하락세에서 조금 반등을 좀 한 듯 하다. (2024년 4월 기준) 집을 한 채라도 보유하고 있는 사람 입장에서 집값이 오르는 것을 반길 수도 있겠으나, 사실, 지금의 서울 집값은 정상이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기에 떨어지기를 바란다. 그래야, 우리 애들이 사회생활을 시작하고, 집이 필요할 때 수급이 가능하지, 지금 분위기로서는 시작도 하기 전에 포기할 수 있는 분위기이다.그런데, 내가 살고 있는 미국 샌디에고에서 특히 한국 분들이 가장 선호한다는, 카멜벨리 지역은 미국 전반의 상황과 상관없이 지난 20년간 하락도 없이 쭉 상승 중이다. 실리콘밸리 기반의 회사들이 너무 비싼 샌프란이나 산호세가 아닌 아닌, LA나 샌디에고에 연구소들을 만들고, 오피스들을 매입하고 있는 상황이여서, 한국말로 소위 부동산 호재가 많아서 일수도 있고, 바닷가가 가까운 물세권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다른 이유가 있음을 최근에 알았다. 


  한국과 달리 미국에서는 어떠한 zone에 속하냐에 따라 내 건물과 땅이라고 할지라도, 함부로 개발하거나 증측을 할 수 없다고 한다. Zoning 즉, 한국말로 조닝은 부동산의 용도를 규제하는 조례에 따라 토지를 구획하거나 구획된 지역을 가리키는데, 1900년대 초 뉴욕에서 가장 먼저 실시되었고, 캘리포니아도 뉴욕 다음으로 바로 도입을 했다.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 지역 경제와 산업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으로, 용도에 따른 구역 설정뿐만 아니라, 대지의 최저 면적과 폭, 건물의 최고 층 수, 건물의 높이, 실내 천장의 높이, 대지와 비례한 건물의 넓이, 건물과 건물의 간격, 건물에 비례한 주차 대 수 등 세부적인 것 까지 모두 정해 놓았다. 이는 정부가 토지 용도 지정법에 따라 지역을 무질서하지 않게 통제하려는 것이며, 건물 크기, 높이, 사용목적 등을 제한함으로서 안락과 안전 그리고 인구밀도까지 조절하고자 하는 것으로 보인다. 자본주의 국가인데도 이 부분은 조금 의외이다. 


  이 조닝은 크게 4가지로 농업용지, 주거지역, 상업용지, 산업/공업 용지로 구분이 된다. 일반적으로 흔히 사용하는 주거용 조닝은 R1~R5인데, R1은 단독 주택용으로 듀플렉스, 미국에서 타운하우스로 많이 짓는 형태, 가 들어서면 안 된다. 주택 한 채를 짖는데 필요한 대지 면적과 주차 공간까지 2대 공간이 필요한 것으로 규정해 놓았고, 게다가 주차 된 차를 덮을 수 있는 지붕까지 있어야 한다고 정해 놓았다. R2는 단독주택은 물론 듀플렛스나 소규모의 아파트를 지을 수 있는 지역이다. 단, 주택 유닛당 대지 면적이 넓게 (한국 기준으로 한60평) 정해져 있아 아파트를 짓기랑 사실상 어렵다. 한국에서 가장 선호하는 주거 타입인 아파트는 R4에 지을 수 있는데, R4는 아파트 이외, 교회, 학교를 지을 수 있다. 아 왠지 아파트 주변에 학교와 교회가 하나씩 있는 것 같더라. R5 구역은 아파트나 고층 콘도가 가능한데, 클럽, 병원, 호텔 등이 들어설 수 있고 고도제한이 없다. 이 기준을 알고 나서 동네를 보니 확실히 차이가 있는 것이 보인다. 어쨌건, 이런 식으로 산업, 공업, 상업용 조닝의 조건들도 정해져 있기에, 건물을 짓거나 구매할 경우 반드시 로컬 정부에서 작성한 조닝지도 (Zoning Map)를 참고, 확인해야 한다. 조닝 조례는 필요에 따라 수시로 변경도 된다고 하니, 반드시 최신 버전의 Zoning Map을 확인해야 한다고 한다. 이러니 투자 관점에서 보면, 대지의 면적이 아무리 크다고 해도, 해당 토지만의 사용 가능한 조닝규제가 있기에, 한국처럼 땅이 크다고 해서 무조건 투자의 가치가 있는 것이 아닐 것이다. 인구 증가 및 이민자 유입으로 주택, 상용 및 산업용 건물이 지어지고 도시가 팽창되는 만큼 시대에 따라 조닝규정도 점차 바뀌고는 있다곤 하는데, 간혹 길을 가다 보면 상용 지역 중간에 주택이 있고, 주택지역 중간에 조닝에 맞지 않아 보이는 상용건물이 있다. 이러한 건물들은 조닝법이 개정되기 전에 만들어졌을 것인데, 이 건물들이 불이 나거나 헐기 전에는, 옛날 건물 용 도대로 사용되어야 한다고 한다. 개정법 시행 이전에 지어진 건물이니 새 조닝 규정으로 다스릴 수도 없다고 한다.  주택 지역에 이러한 상가들이 있다면 재건축이 불가능함으로 부동산 가치는 낮게 마련이고, 반면 상가 지역에 땅이 큰 주택이 있다면 가치가 높을 것이, 당장 임대수익을 올릴 수 있는 상용 건물을 지을 수 있을 때문이다. 이런 계산 빨라야 돈이 보이는 건가 보다. 


< R2지역이던 렌트던 뭐 상관없다. 우리집 가는 길> 

  카멜벨리는 일부 몰이 있는 상업 지역과 타운 홈이 있는, 우리 식구가 살고 있는, R2지역을 제외하고는, 전형적인 주거 R1지역으로 한번 지어진 큰 하우스 (최소 120평)들은 사이즈를 줄여 수리하지는 않을 테니, 결국은 이 정도 사이즈의 집을 살 수 있는 소위 말하는 부자들끼리 계속 거래가 될 것이다. 그러다 보면, 결국은 부자들만의 동네로 계속 유지가 되는 것이겠다. 그러니, 한국에서 short term으로 샌디에고에 연수, 유학 온 분들이, 한국에서 얼마나 잘나가고 부자였는지는 모르겠으나, 여기서는 대부분은 최최극빈층 일 것이라고 한 지인 분의 말은 맞는 말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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