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 Camino Real 왕의 도로!
캘리포니아에 살거나 캘리포니아를 여행하다보면 El Camino Real이라는 길을 심심치 않게 볼수 있다. 내가 살고 있는 샌디에고에도 남쪽에서 북쪽으로 올라가는 고속도로 일부 중 이 이름을 가진 길이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는 원래 멕시코(스페인의 오랜 식민지였다) 의 땅이였다가 이후 미국-멕시코 전쟁의 후풍으로 미국의 주가 된 케이스로, Spanish의 영향을 좀 받아서 길 이름이 Spanish인가 보다 생각했는데, 뭔 길이름이 그리 길게 뻗어 있는지 궁금해졌다. 마침, 아이들이 학교에서 캘리포니아의 역사를 배우면서 집에 가지고 온 hand out에 너무 자세한 내용들이 있어서 따로 자료를 찾을 필요가 없게 되었다.
13~14세기, 캘리포니아 지역은 멕시코 땅이였고, 멕시코가 스페인 식민지 지배를 받을 당시, 스페인 탐험가 Juan Rodgiguez Cabrillo 가 스페인의 왕 명령으로 배를 타고 지금의 샌디에고에 상륙하며 San Miguel이라고 명명을 하였다. 샌디에고는 처음에는 산미구엘, 내가 아는 맥주 이름이였던 것이다. 지금도 이들의 상륙과, 카톨릭 전파를 위한 헌신의 시간 등을 기념하기 위해 그의 이름을 딴, Cabrillo National Monument가 샌디에고 세워져 있다. 그 당시, 스페인 사람들은 아메리카 대륙에서 새로운 땅을 발견하면 그날이나 그 해당 날짜와 가장 가까운 때에 태어난 성인(Saint)이 이름을 따서 지명을 붙였는데, 이후 스페인 탐험가 Sebastian Viscaino가 샌디에고만에 상륙해 San Diego (성인 디에고, 우리가 알고 있는 번역 성경책에서는 예수님의 12 제자 중 야곱으로 알려져 있다) 라고 지명을 붙여 주어 지금의 샌디에고가 되었다. 이쯤되면 샌프란시스코는 성인 프란시스코의 이름이겠구나라고 감이 오실 것이다.
캘리포니아의 역사는 미션(카톨릭 신부들의 종교전파는 명목, 정복의 역사는 실질)의 역사와 같이 움직인다. 미국 동부 지역에 영국 식민지가 세워지기 전에, 아메리카 원주민들과의 화합과 카톨릭전파를 위해 스페인 국왕의 후원을 받은, 프랜시스코회 신부들이 미국으로 오면서 미션이 시작이 되었다. 당시 많은 유렵의 강국들이 아메라카 대륙을 탐험이라는 이름을 빙자한 식민지 개척에 열을 올릴 때, 당시 무적함대로 최강국이였던 스페인이 그냥 있었을 리가 있겠는가. 제대로 캘리포니아를 식민화 하기 위한, 종교적인 열정(?)과 식민지 개척에 대한 의지로 샌디에고에서 부터 샌프란시스코 북쪽까지 21개의 미션을 건립해 나갔다. 미션 내, 군대의 요새와 성당을 같이 건축한 것으로 보아 종교전파도 중요한 일이였겠지만, 궁극적으로는 정복을 위한 기지로 활용이 되었다고 볼수 있는데, 이 기지를 연결하였던 길이, ‘왕의 도로’, 즉 El Camino Real이다. 캘리포니아 주 최초의 고속도로인 셈이다. 샌디에고에서 샌프란까지 21개 미션들은 대략 1,000km에 해당되는 거리로서, 이 미션들은 대략 50km 정도의 거리를 두고 세워졌는데, 이는 말을 타고 하루를 달릴수 있는 거리, 도보로 3일을 걸어야 도착할 수 있는 거리를 계산해서 만든 것이라고 한다. 이 길을 따라가다 보면 이름을 잘 모르겠는, 노란꽃들이 어머어마하게 많은데 이는, 도로의 표식을 위해 그들이 지나온 흔적을 따라 겨자씨를 뿌렸기 때문이라고 한다. 무슨 꽃인가 했더니……
(Cabrillo National Monument에서 찍은 카브릴로 동상)
엘 카미노 리얼의 의미는 단순히 선교를 위한 종교적 입장과 식민지 개척이라는 정치적 입장을 넘어서, 북미 대륙 특히, 서부 지역의 근대화 시작 역사와 길을 같이 한다. 이러한 역사를 보전하고, 지키고, 의미를 부여하는 미국인들의 시각이 가끔은 신기하지만 대단한 것 같기도 하다. 미국이라는 나라 자체 세워진 배경이 이러한 정복과 전쟁의 역사, 또한 그 역사를 이끈 다양한 사람들이 만나 세운 나라이기에 그럴수도 있겠다라고 생각해 본다.
(Map + List of Missions in the State of California by Franciscan Establishments 1769-18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