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60과 마주할 땐...

by MAMA

얼마 전 읽은 다니엘 깁슨의 저서 '치매에 걸린 뇌과학자'는 신경과의사이자 뇌과학자인 저자 당사자 다니엘 깁슨의 이야기다. 그는 알츠하이머 환자다. 그는 신경과의사로 알츠하이머 중증환자를 치료하던 의사였다. 그는 40대 환후각증을 (후각을 잃어버리거나 다른 냄새를 맡는 경우) 경험한 후, 우연한 기회 유전자검사로 인해 APOE-4 아포지질단백질 4번 두개를 보유한 것을 알게 되어 자신이 향후 알츠하이머로 진단을 받을 것이란 것을 인지했다. 알츠하이머는 중증 인지 장애를 깨닫게 되고나서부터 사망까지 8년정도의 기간이 남았다는 게 대부분 환자가 거쳐가는 과정이었다. 그러나 그는 뇌를 연구하는 의사이자 과학자였고, 인정하고 싶지 않았지만 미래의 알츠하이머 진단받을 것을 확신했고, 좌절하지 않았다. 오히려 더 적극적으로 삶을 받아들였고 영위하고 또한 아름답게 그 마무리를 위해 지금도 용기있게 전진하고 있다.


뇌의 위축과 플라크 생성을 늦추기 위해 식단조절은 기본이고, 유산소 운동과 사회적 활동, 그리고 지적활동과 악기연주 또한 게을리하지 않았다. 모든 노력을 처음부터 한 것이 아니었다. 그가 원래 의사로서 습으로 하던 일들에 조금 더 더하고 빼었을 뿐이었다. 아내 로이스는 많은 부분들을 공유했지만 부담스럽지 않게 남편의 속도를 맞춰 주었고 예순이 넘어서야 그는 알츠하이머로 진단받는 자신의 뇌 MRI를 마주하게 된다. 자신의 의사 동료들과 함께 말이다. 난 이 장면에서 정말 그의 받아들임에 대하여 감동을 받았다. 의사라는 직업을 갖고 있기에 가능하겠지만 누구나 그렇게 자신의 병을 담대히 들여다봄이 가능한 것은 아니다. 플라크가 뇌의 이곳저곳을 침범하여 인지기능을 망가뜨리고 있는 뇌MRI를 보고 그는 처참해하지 않았다. 40대에 경험했던 환후각증은 중추신경에 드리운 플라크때문이었다는 것이 밝혀졌고, 그 외에 자신의 뇌를 분석하면서 인지 기능에서 다양하게 나타나는 장애의 원인에 대해 분석했다. 그는 용기있게 자신의 병과 마주했다.


기억이 나지 않지만 전에 읽었던 다른 뇌과학 관련 서적에서는 어느 기자가 절대 그럴 일이 없을 것 같았던 자신의 엄마의 알츠하이머 발병에 대해 인정하고 싶지 않아 발병이유를 동분서주하며 밝히려고 추적하는 기록을 했는데 식습관이 상당히 영향을 미쳤다고 말하고 있다. 그는 특히, 좋은 지방을 먹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몸에 넘치는 탄수화물은 당으로 변하여 뇌혈관 곳곳에 글리케이션 형태로 자리 잡아 뇌를 망가뜨린다고 했다. 그래서 넘치는 탄수화물을 줄이고, 좋은 지방을 먹어야 한다고 말이다.


이 책을 잃는 내내, 지금과는 많이 달라질 예순의 나와 마주할 때 '혹시 나에게도'라는 가능성에 대한 의심을 한 번 쯤은 의심할 수 밖에 없었다. 마흔 중반의 나이탓이기도 하지만 해야할 일들을 깜빡 깜빡 한다거나 텔레비젼 속 연예인 이름이 생각나지 않을 때, 메타세콰이어 나무를 보고 한참동안 이름이 생각나지 않아 뇌를 굴리고 굴려보았을 때 등등 설마 나에게도라는 질문을 던져본 경우가 한 두번이 아니었다. 나이 탓이겠거니 하는 빠르고 쉬운 속단과 방치는 몸에도 마음에도 그리고 뇌의 건강에 그렇게 도움이 되질 않는다. 적어도 나는 그렇다.


그래서 요즘 나는 중년을 살아가는 법을 다니엘 깁슨처럼 적극적으로 쟁취함으로 알아가고 있다. 훌쩍 커버린 두 아이들은 제 방에서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는 것을 좋아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나와 걸어주길 바라지만 애교섞인 부탁에도 온 몸을 침대에 또는소파에 부비적대는 걸 보면 얄궂게 느껴졌다. 남편도 마찬가지다. 미디어와 전자기기랑 꽤나 먼 거리에서 살아가는 나에게 그들은 또 다른 넘어야 할 장애물이지만 요즘은 넘지 않고 우회하는 법을 택하고 있다. 홀로 나서기를 거리낌없이 하려고 말이다. 새벽 달리기, 저녁 달리기, 분리수거( 이거는 정말 혼자 하기 싫을 때가 많다), 글쓰기, 회사 동료와 저녁 한 끼, 친정에 혼자가기, 혼자 쇼핑가기, 혼밥 먹기 등등 내가 혼자 하기 싫은 분리 수거 만큼이나 나와 아이들 그리고 남편의 분리를 해보는 시도는 새로운 도전이다.


그리하여 늙는다는 것이 서글프다는 형용사와 이어지는 걸 나는 조금씩 거부하면서 아니, 흰 머리를 자부할 수 있는 적절한 형용사와의 어울림을 찾고 있는 중이다. 26년 동안 NBC TODAY SHOW 간판 앵커였던 Hoda Kotb는 53세에 코앵커가 되었고, 예순의 나이에 은퇴를 하고나서는 입양한 두 딸과 엄마가 되는 법을 배우고 있고, 다시 자는 법을 (그녀는 26년동안 새벽3시에 일어났다) 배우고 있다고 했다. Hoda는 도전에 도전을 거듭하고 있다. 나도 자신의 알츠하이머에 당당히 맞서는 다니엘 깁슨 선배님처럼 끝없는 도전에 언제나 긍정적으로 포기하지 않고 즐겨 웃는 호다 선배님처럼 나의 60에 지금보다 더 건강하고 지금보다 더 웃고 지금보다 더 열심으로 살고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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