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중 WAKE UP 1 06화

WAKE UP

아버지로부터 온 러브레터

by MAMA


아마도 3학년 때까지였을 것이다. 막둥이 녀석은 그리거나 쓰는 도구를 잡기만 하면 나를 그렸다. 엄마를 눈도 크고 키도 크고 예쁜 드레스를 입고 리본 달린 구두까지 신은 어느 서양 나라 공주로 그렸다. 그 그림을 알록달록 색칠을 해서 등뒤로 감추었다가 선물이라고 수줍게 내밀었었다. 글씨를 알고 쓰기 전까지 이웃나라 공주 그림을 매일 받았다. 그러다가 유치원에 가서 한글을 배우기 시작하면서부터는 공주 그림에 '엄마, 사랑해요'라고 적어 주었다. 삐뚤빼뚤한 글씨를 한 자 한 자 정성 들여 적었을 고사리 손을 생각하니 받을 때마다 감동이었다. 글씨를 제법 알기 시작해서부터는 맞춤법이 틀린 몇 문장의 글을 썼다. 소리 나는 대로 썼기 때문에 그 문장들을 읽을 때면 큰 아이나 남편의 도움을 받아 해석을 했어야 했다. 그 문장들을 읽다가 울기도 하고 웃기도 했다. 그렇게 매일매일 나에게 편지를 주었었는데 막둥이의 나이가 두 자리에 접어들자 편지는 끊겼다. 작년에 이삿짐을 쌀 때 보니 그 편지들의 양이 먼 나라 공주님 그림까지 합치면 사과 박스로 두 박스는 족히 되었다. 이삿짐을 싸다 말고는 그 편지들을 읽는데 정말 행복했다. 아이의 러브레터 덕에 독박육아로 지나간 30대가 봄날에 벚꽃 같았다.


어느 날, 문득 성경을 읽다가 갑자기였다. 말씀 구절구절마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쓰신 Love Letter였다는 생각이 들었다. 성경 전체는 약 1600년 동안 40명의 저자를 통해 하나님이 이 세상을 사랑하셔서 독생자를 주셨다는 말씀이 핵심 메시지다. 그런데 이 말씀은 수천 년이 지난 지금, 교회의 강단에서 성도를 향해 비탄에 빠져 나무라기만을 하시는 목사님의 설교가 되었다. 대다수의 목사님들은 아마도 가르치는 자로서의 사명에 충실하고자 설교를 준비하실 것이다. 사랑하는 자가 아니라 가르치는 자로서...유튜브로 또는 기독교 라디오 방송에서 어떤 목사님의 설교를 듣고 있으면 계속 화만 내셔서 오히려 듣기 거북할 때도 있다. 물론, 성도들을 향한 애타는 심정에 오죽하면 저러실까 하는 생각도 들지만, 조금 더 온유한 억양과 말투로 성도들에게 편지를 적듯이 말씀하시면 어떨까?


'하나님의 말씀을 전한다는 것은 하나님의 마음을 전한다는 것이어야 한다'


신약 성경 13권의 저자, 사도 바울의 글은 모두 서신서다. 수신자가 명확하고, 목적이 있으며, 그 목적에 따라 때로는 권고하고, 위로하고, 독려하였지만 결국, 사랑을 듬뿍 담은 편지다. 사도 바울은 항상 편지의 첫 구절에 본인의 사도 됨을 밝히면서 수신자인 성도들에게 늘 '은혜와 평강'이 있기를 축복하였다. 그는 사도 된 자로써 사랑을 담아 하나님의 마음을 전했다. 그러면서도 권위 있고 힘 있게 이단에 대해 경계할 것을 강권했고 성도들의 그릇됨을 단호하게 지적하였다. 그러나 대부분은 사랑해서 적은 보고싶음, 응원함, 이해함들이 뼈에 사무치는 내용이었다. 사도 바울은 당대 최고의 율법 교사 가말리엘의 문하생이었다. 학식으로 따지면 우열을 가릴 수 없을 정도였고, 편지에 드러나는 그의 문체로 보아 문체가 담고 있는 저자의 성격 상 굉장히 이성적이며 논리 정연하였을 것이다. 그런 사도 바울이라 할지라도 자신을 '죄인 중에 괴수'라 낮추며 겸손한 자세로 성도들에게 하나님의 뜻을 전하고 있다. 아니, 우리를 사랑하시는 하나님의 마음을 전하고 있다.


하나님께서 이 세상을 사랑하셨다.

죽기까지 사랑하셨다. 하나뿐인 독생자를 보내기까지 많은 선지자들을 보내 알려 주셨다. 역사 속의 소용돌이에서 힘들어하고 벼랑 끝으로 내몰린 자녀들을 애끓는 심정으로 안타깝게 여기셨다. 그때마다 그들의 원망에도 불구하고 용서하셨고 고통을 피할 길을 어떻게든 먼저 가서 예비하셨다. 아버지의 마음으로. 아버지의 마음이라고 다 같은 아버지의 마음일까. 하나님은 이 땅의 모든 인간의 창조주이시다. 아이가 하나도 아니고 과거, 현재, 미래의 모든 인간의 창조주. 그런데 그 모든 인간은 죄로 말미암아 하나님과 화목할 수 없고 하나님과 함께 할 수 없음을 하나님께서는 긍휼히 여기셨다. 그 마음을 우리는 감히 헤아릴 수도 없다. 단, 한 명도 그렇게 헤아릴 수 없는 헤아림으로 사랑해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사랑을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가만 생각해 보니, 내가 엄마라 하여도 막둥이의 그 오랜 시간의 편지에 답장 한번 제대로 해 준 적이 없다. 어린이날, 생일, 크리스마스 때 적은 카드의 몇 글자가 내 마음의 표현의 전부였다. 내가 아이들을 키우면서 가장 많이 차지하는 감정은 이기심을 가진 나라는 인간을 마주 하였을 때의 부끄러움이었다. 인간이 가지는 본성과 엄마로서 요구되는 희생이 늘 기대에 못 미치는 수준의 이기심을 발견했을 때, 아이가 이걸 눈치챘을까 하는 불안감과 동시에 나라는 인간도 어쩔 수 없구나라며 실망을 했다. 엄마라 하여 아이가 요구하는 모든 걸 수용할 수 없고, 엄마라 하여 아이의 마음을 다 헤아릴 수 없으며, 엄마라 하여 착한 것도 아니고 너그러운 것도 아니었고 늘 선한 판단을 하는 것도 아니었다. 그리고 엄마라 하여 항상 아이를 사랑하는 것도 아니었다. 부끄럽지만 때로는 엄마로서 아이를 진심 미워할 때도 있고, 무시할 때도 있고, 일부러 차가워질 때도 있었다. 졸림을 참지 못해 젖달라는 아이가 귀찮을 때도 있었고, 아이가 못 마땅해 짜증을 낸 적도 있었고, 내 몸 힘들다고 이유없이 타박한 적도 있었다. 엄마는 완벽한 존재가 아니었다. 내가 엄마를 이해하지 못했던 때, 그 이유를 알아버렸다. 자녀는 부모가 완벽하기를 기대하지만 부모도 그저 그런 나약한 인간이라는 것을 내가 완벽하지 못한 엄마가 되어서야 알아버렸다.


우리는 사랑을 할 수 없는 존재다. 사랑은 고린도전서 13장처럼 인간이 하기에는 불가능하다. 사랑은 오래 참고 사랑은 온유하며 투기하는 자가 되지 아니하며 자랑하지 아니하며 교만하지 아니하며 무례히 행치 아니하며 자기의 유익을 구치 아니하며 성내지 아니하며 악한 것을 생각지 아니하며 불의를 기뻐하지 아니하며 진리와 함께 기뻐하고 모든 것을 참으며 모든 것을 믿으며 모든 것을 바라며 모든 것을 견디느니라라고 말씀하신다. 손을 들어보자. 성경은 진리의 말씀이며 거짓이 없다.


이 글을 읽고 있는 그대여! 그대는 누군가를 '사랑'하고 있는가.


그대들이 쉬이 사랑한다 말하면서도 참지 못하고, 용서치 못하고, 쉬이 성내는 그 '사랑'은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예수님을 세 번 부인한 베드로에게 물으셨던 그 '사랑'이다.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사랑을 결코 할 수 없는 죄인인 우리에게 그토록 '서로 사랑하라' 말씀하시는 이유는 '사랑'을 해야 사람이 되기때문이다. 하나님은 우리를 정말 사랑하셨다. 모든 것을 참으며 모든 것을 믿으며 모든 것을 바라며 모든 것을 견디셨다. 그리고 우리에게 수천 년에 걸쳐 쓰신 편지를 오늘도 사랑하는 자녀들에게 보내주신다. 창조한 때부터 그토록 사랑한 자녀들에게 쓰고 싶었던 편지를 세기를 넘어서서 전하고 또 전해주신다. 천하보다 귀한 한 영혼이라도 살리시려고 아버지께서 오늘도 우리를 부르신다.


'사랑하는 딸에게, 사랑하는 아들에게, 은혜와 평강이 있기를 축복하고 너희를 사랑하고 위로한다'


'사랑'을 하신 분은 이 세상에 딱, 한 분. 예수님.

이 땅에서 육체를 갖고 사람으로 '사랑'을 하신 분은 예수그리스도뿐이다.


하나님께서 온 몸과 마음을 다하여 사랑하는 그대들이여!

그대가 사랑하는 것이 아니요 하나님께서 사랑하는 것이다.


'사랑은 여기 있으니 우리가 하나님을 사랑한 것이 아니요 오직 하나님이 우리를 사랑하사 우리 죄를 위하여 화목제로 그 아들을 보내셨음이니라'


전 세계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책. 얼마나 팔린지 알 수도 없고, 측정을 한다고 해도 약 50년간 40억부가 넘게 팔리는 책.


이 책은 그대를 생각하시면서 하나님께서 구절마다 정성 들여 적으신 편지라는 것을 기억하라.


하나님의 마음을 담아

과거에도 지금도 미래에 사는 사랑하는 아들, 딸에게

시대를 초월해서 보내시는 아버지의 LOVE LET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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