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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죽림헌 Oct 08. 2024

#7, 사모곡(思母曲)

그믐 밤의 그리움

돌아오지 않을 먼 길 떠나시던 날

달도 슬퍼 숨은 그믐 밤.

가시는 길 어둠이 짙게 깔려 

찾아가실 수나 있으려나


반딧불이에게 불 밝혀 달라 당부하니

길이 너무 멀어 안내할 수 없다 한다.

울 엄마 가시는 길 달도 없고

별도 없어 칠흑 같은 밤길을 어찌 가실는지


천사님이든 사자님이든 

이정표 달아 두고 등이라도 

켜 두시면 좋을 텐데


며칠만 더 있다 초승달이라도 뜬 후 가시지

무엇이 바빠 그리도 서둘러 가시는지

먼저 떠난 남편 만나러 급히 가셨나

먼저 떠난 아들이 그리워 가셨을까

혼자 남은 외로운 딸이 걱정도 안 되시나


날 찾아오실 날 기다리며 

이미 행장 꾸려 놓은지 몇 해인지

혼자 굶지 말고 해 먹어라고 못하는 딸에게

밥 짓고 국 3가지 가르쳐주고 가셨을까


긴 날 홀로 앉아 그리움이 사무치고

가슴에 뚫린 구멍  가을바람 숭숭 난다

그리운 이들 모두 그곳에 계시니 

안부라도 물어보았으면 좋으련만


천국에 전화라도 있으면 

외로운 밤 전화하여 안부라도 물어보지

빛도 없는 그믐밤은 

그리움만 사무친다

2024.10. 6 밤에 그리움을 그린다

죽림헌

#사모곡(思母曲) #그믐밤 #초승달 #안부전화 #천국 #반딧불이 #이정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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