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도는 영혼을 기리며
유월의 하늘은 검붉습니다.
유월은 떠나지 못한 영혼이 이 대지 위에서 흐느낍니다.
갈 곳을 잃은 슬픈 영혼이 서늘한 눈으로 이 땅을 보고 있습니다.
흙탕물과 핏물로 가득하였던
웅덩이를 찾으며
삼단 같은 머리 풀어놓은 듯한 강을 따라 흘러봅니다.
강물에 흘러간 자신들의 청춘을 찾습니다.
산과 들에 흩어졌던 자신들의 육신을
여기였던가 저기였던가 찾아다니지만,
이미 흔적 없이 사라진 곳을
겹겹이 상자를 포개둔 것 같은 집들을 보며
어디였든가, 내가 있던 곳이,
6월은 서늘한 눈으로 쳐다보며
길은 찾아 떠도는 영혼들이 있습니다.
우리 마음이 화창한 날씨처럼 밝아도
왠지 우리의 눈은 사시처럼 돌아갑니다.
그들을 기억하기에
그래도 유월을 맞이하여
한 번쯤은 하늘을 보며
한 번쯤은 고개 숙여 기억하고 기립니다.
당신들이 바친 청춘으로
이곳에서 우리는 편히 살고 있습니다.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2024.6월의 어느 날
죽림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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