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그리움에 취하다
어느 날이었던가
어느 봄날이었던가
붉은색은 여린 푸름으로 변해가고
뜨거운 열기는 우리에게로 와
유혹의 눈길과 손길을 뻗칠 것이다.
봄날의 아련하고도
향기로움은 사라지고
그렇게 아린 추억만을 남겨주고 갈 것이다
어느 날이었던가
어느 봄날이었던가
연분홍의 연약한 꽃잎이 휘날리며
꽃비 되어 떨어지면
꽃을 사모하던 바람은
꽃잎 따라 함께 춤을 춘다.
연분홍 꽃잎과 함께
윤무를 추며 날아간다
어느 날이었던가
어느 봄날이었던가,
바람결에 스쳐 지나가는 당신을 보았다.
나는 당신을 알아보았건만
당신은 나를 알아보지 못하였다.
당신은 꽃에 취하여 향기에 취하여
당신 곁의 나를 알아보지 못하였다.
나를 잊기가 그리 쉬웠는지...
그렇게 사랑은 봄날과 함께 떠나갔다
긴 그리움에 한숨만 나오고
흰머리 성성하니 홀로 세월 맞았다
그리운 그대여 돌아와 보소서
거울 앞 저 여인이 누구인지
2024. 4월 어느 봄날 쓰다
죽림헌
*마지막 두 구절은 이백의 장상사 2기의 끝 두 구절을
즐겨 읽다 보니 그 마음이 내 마음이다, 하고 전의 마음을 쓰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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