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

단편소설 chapter 1. 주민신고

by 죽림헌

부엌은 한낮의 뜨거운 열기로 가득 차 있다.

작은 부엌 벽 위에는 누렇게 찌든 오래된 신일선풍기가 윙윙 소리 내며 힘없이 돌아간다.

싱크대 볼에는 검은 봉지가 놓여있고, 도마 위에 생선이 놓여있다.

수돗물이 개수대로 흘러내린다.

15평의 낡고 오래된 연립주택 행복아파트 202호에는 일흔을 훌쩍 넘긴 늙고 병든 여인이 혼자 살고 있다. 주위 사람들은 아무도 그녀의 가족을 본 사람이 없으며. 언제나 혼자였고 집 밖으로 잘 나오지 않았다고 한다. 간혹 나와서 빌라 주변 숲에 길고양이 먹이를 두고 간다고 하였다. 그 때문에 이웃과 사이가 좋지 않았다고 한다.

팔월의 어느 날 아침 9시 50분, 아침부터 행복아파트가 시끄럽다. 주민신고를 받고 온 경찰들이 문을 강제로 따고 들어갔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뜨거운 열기와 악취가 순간 밀려든다. 경찰들이 들어가며 코를 막고 인상을 찌푸린다.

경찰은 거실에 반듯하게 누워있는 노인의 생사를 확인한다. 그리고 창문을 모두 열고 환기부터 했다.

집주인 노인은 거실 바닥에 자는 듯 누워있다. 경찰이 노인의 코에 손을 가져다 대니 이미 숨은 없었다.

경찰서 조사과에서 조사할 형사가 올 때까지 현장 유지를 하며 지킨다.

잠시 후 형사 두 명이 도착하여 현장조사를 한다. 형사들은 사진을 찍고, 집안을 두루 살피며 유서가 있을까? 하며 여기저기를 뒤지고 열어 보고한다. 집은 세간이 별로 없고 모두 낡은 것이나 나름 깔끔하였다. 거실 한쪽에 오래된 선풍기가 놓여있고, 바닥에 재봉틀과 반짇고리가 놓여있다.

형사들은 잠자는 듯 누워있는 노인의 평안한 모습을 가만히 내려다본다.

“고독사네”

“보기에 그렇지, 고독사한 것 같군, 외부 침입 흔적도 없고 자살 흔적도 없고….”

다른 형사가 말한다.

“근데 표정이 참 평안하네”

그리고 본서로 전화하여 보고한다.

“자연사로 추정되지만, 좀 더 살펴보고 주변을 탐문하고 가겠습니다. 시신 수습할 수 있도록 119와 상황실에 보고해 주세요. 위치는 행복아파트 202호입니다. “

”야, 오늘 장난 아니겠네, 아침부터 이리 지글지글 끓는 날씨에 “

그리고 그들은 화장실에서 깨끗한 수건을 가지고 와서 얼굴을 덮어준다.

형사가 말한다.

" 여름이라 시신을 빨리 수습해야 할 거야."

그리고 형사는 싱크대의 수도꼭지를 잠근다.

싱크대 물이 흘러넘쳐 낡은 배수시설 때문에 아랫집으로 흘러내렸다.

아침에 아랫집 102호 천장에서 물이 흘러내려 위층에 올라와 현관 벨을 계속 눌러도 응답이 없었단다.

항상 집에 계시는 분이신데 이상하다고 생각하여 파출소에 신고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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