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그렇다고?
얼마 전, 아래 영상(유튜브 슈카월드)을 보고 들었던 생각이다. 영상의 주제는 "한국인들이 가장 가치 있게 여기는 것".
이미 썸네일에서부터 어떤 답이 나오게 될지 예상이 되긴 했다. 그런데... 영상을 보면 볼수록 '어라...? 그렇다고?' 하는 포인트들이 꽤 있었다.
해당 영상은 2021년 17개국, 약 2만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인생에서 가장 가치 있는 것" 설문에 대한 각 국의 응답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해당 설문이 17개 국가 전 국민의 의견을 완벽하게 대신할 수도 없을 테고 개인적으로 설문 해석에 대해서도 잘 알지 못한다. 그저 이 영상을 보고 내 생각을 끄적여보고 싶어 글을 써본다.
본 설문에서 "삶에서 가장 가치 있는 것 세 가지를 고르세요"란 질문에 대해 17개국 2만여 명의 응답은 어땠을까?
14개 국가에서 압도적 1등을 차지한 답은 다름 아닌 "가족"이었다. 그런데 17개국 중 3개 국가만이 1위가 달랐다. 각각 국가와 응답은 다음과 같다.
스페인은 "건강", 한국은 "물질적 풍요", 대만은 "사회".
이 결과만 보고 '와.. 대한민국이 이렇게나 돈돈 거리며 산다고? 진짜 돈에 미친 거 아냐?'라는 극단적 생각까지는 들지 않았다. 개인적으로도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 물질적 요소의 뒷받침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하니 말이다.
게다가 내 개인적인 생각과 더불어 이미 한국 사회가 "돈"에 대한 관심이 많다는 건 여러 채널을 통해 이미 피부로 체감하고 있었다. (교육업에 종사하며 '돈 버는 방법'이란 타이틀이 주는 파워를 익히 안다...)
다만, 이 부분에서 가장 공감됐던 포인트는 "우리나라는 내가 얼마 버느냐보다는 남보다 얼마나 더 버느냐가 참 중요한 사회"라는 슈카 님의 멘트였다(개인적으로 이번 영상의 핵심 문장이 아닐까 생각했다). 가치 판단의 기준이 '나'에게 있기보다는 '남'에게 집중되어 있는 우리나라의 모습이 보였달까(대학, 취업, 결혼 등등.. 많은 문제들이 비슷하지 않을까).
나라고 다르지 않다. 이 정도면 나쁘지 않게 번다고 느끼다가도 친구 또는 주변 동료가 나보다 많이 번다는 소리를 들으면 '나도 좀 더 벌어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곤 한다. 심할 때는 '와 난 왜 이것밖에 못 벌지?'라는 생각도 해봤다.
이런 포인트에서 본다면 한국인들에게 수치화되어 직접적으로 비교 가능한 기준인 "물질적 풍요(=돈)"는 굉장히 예민한 문제이면서 동시에 중요한 가치로 자리할 수밖에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내가 이 영상에서 놀랐던 포인트는 그 외의 설문조사 결과였다. 서양사람들은 자기밖에 모르고, 이기적이라는 말을 더 많이 듣고, 직접 내뱉었던 것 같은데 정작 설문조사 결과는 정반대의 결과를 보여주고 있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중요 가치 3 대장 : 돈, 건강, 가족
서구 기준 중요 가지 3 대장 : 가족, 직업, 친구
내가 놀랬던 설문조사 문항과 결과를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 배우자나 연인이 있어 행복하다
(응답 1%, 17개국 중 16등)
- 일이 삶의 의미를 더해준다
(응답 6% , 17개국 중 17등)
- 친구나 동료 등 사회적 관계와 공동체가 삶의 의미를 더해준다
(응답 3%, 17개국 중 17등)
- 취미가 삶의 의미를 더해준다
(응답 3%, 17개국 중 17등)
(극단적이지만) 결과만 놓고 정리해 보면 한국인은 [배우자나 연인에게서 행복을 찾지 않고, 친구나 동료에게 큰 의미를 갖지 않으며, 취미도 일도 삶의 큰 의미를 주지 못하는 상태]인 셈이다.
해당 설문에 대한 응답률이 다른 서양 국가들에 비해 현저하게 떨어진다. 그냥 그런가 보다 하고 넘어가기에는 편차가 심하다 싶었다. 물론 설문조사가 갖는 한계가 있겠지만 이 결과를 보고 내가 처음 든 생각은 이거였다.
개인적으로 내가 지향하는 삶의 의미는 "행복"에 있고, 내 "행복"은 연인, 가족, 친구와의 관계에 있다고 느낀다. 돈도 물론 중요하지만 (아직까지는) 앞서 말한 요소들이 나에게는 우선이다.
게다가 요즘 내 삶에 있어서 나의 "취미와 취향"이 내 삶을 좀 더 가치 있게 만들고, 행복하게 만드는 중요한 요소임을 직접 경험하다 보니 더욱 그렇다(물론 아직 '일'의 의미와 가치는 나도 아직 잘 모르겠다 ㅋㅋㅋ).
그러다 보니 이 결과들이 좀 더 이질적으로 느껴졌다.
지난 글에서도 말했지만 나는 큰 부자가 되거나 엄청난 명예를 얻어야지라는 생각보다는 남부럽지 않게 행복한 가정을 이루며 살고 싶은 마음이 훨씬 크다. 그리고 동시에 내 친한 친구들과도 즐겁게 오래오래 놀 수 있는 삶을 꿈꾼다.
그래서인지 나는 연인, 가족, 친구들과 함께 할 때 느끼는 행복감이 크고 그만큼 내 인생에서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고 생각한다.
종종 먼저 결혼한 내 친구들 중에도 이렇게 말하는 케이스가 있다. 일단 어느 정도 돈이 있어야 가족, 친구와의 관계도 지속될 수 있다고. 100% 부정하는 게 아니다. 부족한 것보다야 여유가 있으면 당연히 좋다는 걸 모르는 게 아니니까 말이다. 나에게도 돈은 중요하다.
다만, 나에게 필요한 "돈"의 기준이 남이 아닌 나에게 있었으면 한다. 나보다 많이 그리고 잘 버는 사람들은 끊임없이 나타날 테고 나 스스로 만족할 줄 모른다면 그때마다 비교에 지칠 테니 말이다. 그래서 내가 정말 원하는 게 무엇이고, 그 원하는 것을 해내기 위해 필요한 정도가 어느 정도인지 잘 아는 사람이고 싶다. 그리고 만족할 줄 알고 싶다.
내가 나에 대해 잘 아는 만큼 그리고 나를 잘 챙기는 만큼 남(가족, 친구, 연인)에게도 잘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해본다. 내가 언제 어떻게 누구와 함께 할 때 행복할지 모른다면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에 대해서도 모른 채 살 수밖에 없지 않을까도 싶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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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관점에서 여담이지만 미래에 내가 만나게 될 배우자는 "돈" 보다는 "가족"과 "연인(배우자)"이 인생에서 좀 더 큰 가치를 가진 사람이었으면 한다. 서로 인생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관이 잘 맞아야 서로의 행복을 충족시키는데 문제가 없을 테니 말이다. 그리고 그런 가치관을 가진 배우자와 함께 행복한 가정을 꾸리며 살아가는 내 미래를 상상해 본다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