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카란다, 설렘의 시작
한국의 벚꽃이 하얀 눈처럼 흩날리던 봄날이 그리워질 때면,
브리즈번에서는 보랏빛 자카란다가 그 빈자리를 대신한다.
10월의 거리를 걷다 보면
하늘에서 꽃잎이 내려앉는 듯,
보랏빛 눈이 내리는 풍경이 펼쳐진다.
본래 남아메리카 출신인 이 나무는
이제 브리즈번 곳곳을 수놓는 상징적인 가로수가 되었다.
투움바에서 세인트루시아, 퀸즐랜드대 캠퍼스까지
보랏빛 꽃잎으로 뒤덮인 거리를 걷노라면
마치 동화 속 한 장면에 들어온 듯 마음이 설렌다.
11월 초, 꽃잎이 바닥에 떨어져
보랏빛 카펫을 깔기 시작하면
멀리 한국 제주도의 벚꽃길이 떠오른다.
바람에 흩날리던 하얀 꽃잎과
눈앞의 보랏빛 꽃비가
서로 다른 계절을 건너
나를 한동안 감싸 안는 순간이다.
이곳 사람들은 이 시기를
‘시험 시즌(Jacaranda exam season)’이라 부르며
긴장 속에 보내기도 하지만,
나에게 자카란다는 단순한 계절의 신호가 아니다.
한국의 벚꽃처럼 설렘을 주고,
멀리 떨어진 고향의 추억을 현재로 불러오는
작고 투명한 다리 같은 존재다.
매년 10월, 브리즈번의 자카란다 아래를 걸을 때면
설렘과 추억, 그리고 새로운 계절을 동시에 느낀다.
보랏빛 꽃잎 속에서 나는 비로소 조금 더 자유롭게 숨을 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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