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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 10. 8 (월) 맑음

엄마를 보면 무궁화가 생각나(18)

by 무궁화

1990. 10. 8(월) 맑음

오늘은 우리 아가가 태어나면 입을 옷을 세탁했단다.

새 옷이지만 두 번 정도 끓는 물에 삶아 세탁을 해야 좋다고 해서 옷을 삶고, 헹구고, 널면서 엄마는 엄마가 된다는 사실이 아직 믿기지 않지만 아가 옷을 세탁하며 엄마가 된다는 것을 몸으로 느끼게 되는구나.

엄마는 아직도 어린것 같은데 엄마가 되어 우리 아가를 키워야 한다는 것이 가끔씩 두려워지곤 한단다.

아무 준비도 되어 있지 않은 것 같은데 엄아가 되는 것 같아서 더더욱.

좋은 엄마가 될 것이고, 잘 키울 것이라고 믿어주는 사람들이 많지만 엄마는 아직도 선뜻 용기가 나질 않아 불안하단다.

요즘 많이 바쁜 것도 아닌데 우리 아가와 이야기를 많이못 나누어서 미안해.

아가야, 오늘도 잘 놀아주어서 고맙다.

앞으로도 건강하게 잘 놀아주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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