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를 보면 무궁화가 생각나(23)
1990, 11. 7 (수) 맑음
우리 아가가 드디어 세상에 태어났단다.
1990. 11. 5(월)
할머니께서 한 달 가까이 두드러기 때문에 고생을 하셔서 할머니 모시고 내과에 갔었단다.
병원에서 한 시간 정도 기다리다 우리 아가가 세상에 나올 준비를 하는 중이었는지 엄마는 통증이 심해져서 할머니께서 걱정하실까 봐 참다가 택시 타고 집으로 왔단다.
아빠는 서울로 취업 면접 보러 갔다가 마침 그때 오셔서 엄마와 함께 병원에 갔단다.
병원에 도착해서 20여 분 만에 우리 아기는 힘찬 울음과 함께 엄마와 이 넓은 세상과 만나게 되었단다.
우리 아가는 효녀인가 보다 수술할 수도 있다고 했었는데 수술하지 않고 순조롭게 태어나주어서.
아가야 축하한다!
앞으로 무럭무럭 건강하게 자라렴.
오늘이 3일째다.
잠도 잘 자고, 예쁜 입술, 예쁜 코,
모두 예쁘게 보인 단다.
아빠와 엄마는 우리 아가를 마음도 몸도 예쁘게 키우기로 약속했단다.
믿기지 않았던 일이 일어났고,
자꾸 보면 볼수록 더 보고 싶어지는 우리 아가야,
더러 이 엄마가 부족한 점이 있더라도 배우면서 노력하는 엄마가 될 테니 좀 기다려주렴.
엄마는 참 행복하다.
2.7kg의 건강한 아가의 모습이 너무도 사랑스럽고 귀엽고 예쁘게 이 엄마의 가슴에 다가오는구나!
엄마, 아빠의 딸로 태어나주어서 고마워.
우리 아가 이름을 예쁘게 지어 주고 싶은데 적당한 이름이 생각이 나질 않아서 망설이고 있단다.
엄마를 사이에 두고 아빠와 아가가 새근새근 잘 지고 있구나.
엄마도 좀 자야겠다 외할머니는 빨래를 하고 계시고 밖은 햇볕이 반짝반짝 빛나는 늦가을 아침이란다.
편안하게 행복하게 달콤하게 자려무나.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