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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 11. 29(목) 맑음

엄마를 보면 무궁화가 생각나(28)

by 무궁화

1990. 11. 29(목) 맑음

겨울 날씨답지 않게 포근한 하루하루란다.

우리 아가는 참 행복해.

11월 말인데도 날씨가 너무 따뜻하고 포근해서.

아직 첫눈이 오지 않았단다.

지금 엄마 옆에서 차이코프스키의 백조의 호수, ‘잠자는 숲 속의 공주’를 들으며 새근새근 자고 있단다.

평화스러운 모습으로, 가끔씩 강한 소리에 깜짝깜짝 놀라기도 하면서.

엄마도 이제 우리 아가와의 생활이 익숙해지고 있단다.

우리 아가는 참 기특해.

오줌. 똥을 싸면 울음으로 알려주니.

잘 먹고, 잘 놀고, 잘 자주어서 고맙다.

때론 웃음, 미소 짓는 아가가 참 예쁘고 사랑스럽단다.

모두 아빠를 닮았다고 한다.

예쁘게, 맑게, 귀엽게, 사랑스럽게 자라주렴.

엄마가 피곤해서 글씨가 엉망이다. 미안.

나날이 커가는 우리 아가를 보면 신기하다.

그래서 사진도 많이 찍었단다.

며칠 뒤에 사진관에 가서 찾아볼 예정이란다.

오늘도 건강하게 쑥쑥 자라는 하루가 되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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