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예린 - 그건 아마 우리의 잘못이 아닐 거야
백예린은 참 신기한 아티스트다. 사람은 순수하고 앳되어 보이는데 음색에서는 내공이 느껴지는. 언젠가 보컬 프로덕션을 전문으로 하는 어느 유튜버의 콘텐츠에서 백예린의 창법이 정말 난이도가 높은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노래를 하는 방법을 잘 알지 못하는 나 또한 고개를 주억거린 적이 있다. 가만 생각해보면 그녀의 데뷔가 2012년이었으니 ‘내공’을 거론해도 될 것 같다는 생각도 들긴 하고.
가장 좋아하는 앨범은 2019년에 발표한 미니 앨범 <Our Love is Great>이다. 흔히들 말하듯 ‘거를 타선’이 하나도 없는 앨범이라고 생각한다. 타이틀이 앨범을 여실하게 설명하는데, 순진무구한 사랑에 대한 아티스트만의 유니크한 이야기로 가득 채워 특별함이 돋보인다. 커버와 앨범도 너무 잘 어울린다. 아티스트의 오라와도 너무 잘 어울리고.
줄을 잇는 좋은 노래들 중에서도 가장 많이 들은 노래는 <그건 아마 우리의 잘못이 아닐 거야>인데, 처음 듣던 그 순간부터 제법 진지하게 노는 아이들의 모습이 머릿속에 그려져 깊이 인상에 남은 듯하다.
“그러니 우린 손을 잡아야 해 바다에 빠지지 않도록…”
흙바닥에 커다란 동그라미를 그어놓고 여기는 안전한 땅이고 바깥은 위험한 바다라며 서로를 지켜주듯 하던 그런 놀이.
모종의 위기를 겪게 된 커플이 서로를 더 소중히 여기고 위해준다면 더 큰 사랑을 일굴 수 있을 거라며 다정하게 다독이는 노랫말 내용은 더더욱 사랑스럽다. ‘씨꺼먼’ 아저씨인 나조차도 노래를 들으며 ‘아, 사랑스럽다!’라고 생각했다. 요즘은 많이 달라진 듯도 하다만 ‘사랑 노래’라 하면 대개는 슬픈 이별 이야기나 뜨거운 마음을 고백하는 노래인데, 그런 노래들 사이에서 확실히 다르다는 걸 느낄 수 있다.
‘백예린’이라는 이름을 처음 알게 된 <Square>도 참 좋아하는데, 힘들어하는 연인에게 ‘오늘은 그냥 편하게, 신나게 보내자’라고 하는 노랫말을 이해하고선 ‘누군지 모르겠지만 저런 여자친구라니 너무 부럽다!’라고 생각을 했다.
내 와이프도 여자친구이던 시절엔 그랬던 것 같은데, 도대체 그 사람은 어디로 갔을까?
그 순진무구한 모습을 평생 지켜주겠다고 다짐했던 나는, 나는 또 어떻게 된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