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언니한테만 맞춰주고~흥, 칫, 뿡"
둘째 딸의 흔한 질투와 투덜거림입니다.
세 살 터울의 자녀를 키우다 보면 흔히 발생하는 문제가 있습니다.
큰 아이의 학습 진도에 따라 견학도 가게 되고 큰 아이의 발달 과정에 따라 놀이 공원, 체육시설도 가면서 좀 이른 나이에 접하게 되는 새로운 세계를 이해하지 못 한 둘째의 설움이 있습니다.
유적지, 박물관등 학습에 도움이 되는 곳은 큰 아이가 공부하는 시기에 맞춰 다녔고 놀이공원도 큰 아이가 중학교 들어가며 가는 게 시들해졌습니다. 둘째는 그때가 제일 재미있게 놀 수 있는 나이였는데 말입니다.
그 외에도 수영, 스키등 큰 아이가 배울 수 있는 때에 둘째까지 같이 데리고 다녔으니 둘째에게는 많이 버거웠을 것입니다.
요즘도 '우리 옛날에 거기 갔었잖아?'라고 얘기하면 둘째는 기억이 안 난다며 자기가 필요로 할 때 가야 기억나지 전혀 기억이 없다고 합니다.
그래서 남편이 연말에 연차를 쓰고 둘째도 학기가 끝나 방학이고 하니 가고 싶은 곳에 다녀오자고 얘기했습니다.
둘째의 고심 끝 여행지는 경주로 정했습니다.
사실 경주는 큰아이가 초등학교 4학년 여름방학 무렵 남편의 여름휴가에 방문하였습니다.
큰아이는 재미있게 구경하고 이야기 듣고 하는데 초등학교 2학년 둘째는 마냥 해맑은 얼굴로 따라다니다 더위에 지쳐 힘들어하고 재미없어하였습니다.
그래 '이번 여행은 둘째가 경주에서 가보고 싶은 곳으로 가자!'
2박 3일 둘째와의 경주여행.
장거리 여행에 힘들까 생각했지만 교대로 운전해 주는 딸 덕분에 편안한 여행이었습니다.
요즘 핫하다는 황리단길도 가보고 예전에는 안압지라고 불리던 동궁과 월지 야경도 보고 오래전 여행했던 기억이 저도 흐릿해져 새로운 느낌으로 새로운 분위기를 보고 즐겼습니다.
예전에는 하나라도 더 보여주고 설명해 주려고 아이들 손을 끌고 바삐 다녔던 거 같은데 이번여행은 양보다 질에 집중해서 여유 있게 유적지도 돌고 산책도 하며 여행다운 여행을 즐기는 시간이었습니다.
언니에게 집중된 시간에 따라다니는 둘째가 아닌, 둘째의 계획에 따라 둘째와의 오롯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둘째야! 언니가 결혼 후 요즘은 우리 집 외동딸인 마냥 아빠 엄마의 관심과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으니 둘째의 설움일랑 잊어주면 어떨까? 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