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임산부

by Lydia young

2025.7.4 - 35주 1일 차

얼마 전 찰떡이 맞이 사전 준비로 딸네 집 창틀 공사를 한다고 해서 딸이 3일 동안 우리 집에 와 있었습니다.

낡고 오래된 창틀이라 좀 더 쾌적한 곳에서 아기를 키우고 싶은 부모의 마음이 발현된 것이지요.

창틀 공사를 하고 실리콘 냄새가 좀 빠지면 오라는 사위의 배려였습니다.

오랜만에 큰딸과 함께 지내게 되어 기뻤습니다.

방학을 맞아 덜 바쁜 작은딸은 "오랜만에 언니랑 있으니까 너무 좋아!" 하며 옆에 꼭 붙어 있었습니다.

언니의 불러 오른 배가 어색하고 조심스러워 작은딸은 언니의 배를 만져보지도 못하더라고요.


가끔 반찬을 만들어 주긴 했지만 큰딸과 함께 있는 동안 좋아하는 음식을 해주고 싶었습니다.

평소 먹는 거에 큰 관심을 두지 않던 큰딸은 임신하고 입덧이 가라앉은 요즘은 아침에 눈만 뜨면 배가 고파져 바로 먹어야 한다고 합니다.

오삼불고기, 된장찌개, 샐러드, 시금치 프리타타, 유부초밥등 평소 딸이 좋아하는 음식들을 생각해 봅니다.

배가 많이 불러진 딸은 밤에 잠을 푹 못 자고 일어나 거실과 방을 오가고, 역류성식도염으로 식도가 타들어 가는 속 쓰림으로 소파에 기대듯 앉아 잠을 청하곤 하는 겁니다.

거기에 손과 발에 작은 좁쌀모양의 발진이 있어 가려움에 잠이 깨곤 하였습니다.

한포진이라고 임신하고 호르몬의 변화로 인해 생겼는데 다행히 산부인과에서 처방해 준 연고를 바르니 조금씩 나아졌습니다.


입덧으로 한동안 고생하더니 조금 먹을 수 있어 다행이라 생각했는데 역류성 식도염, 한포진 등 임산부를 괴롭히는 여러 가지 증상들로 임신 기간 내내 어려움을 겪고 있어 안쓰러웠습니다.

힘들어하는 큰딸을 보며 작은 딸은 위로의 말을 전합니다. "언니, 그래도 형부와 가족들이 잘 챙겨주니 언니는 행복한 임산부야!" 그 말에 큰딸도 고개를 끄덕이며 "맞아! 난 행복한 임산부지!"라고 답합니다.


아기를 품고 열 달, 시간의 흐름 속에 서서히 엄마가 되어 가는 여정 중 겪게 되는 몸의 변화와 불편함을 잘 견뎌내고 있는 딸은, 엄마의 시간 속으로 한 걸음씩 더 다가가며 성장하고 있습니다.

세상의 모든 엄마들이 해왔듯이.

수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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